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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숨

홀로 걷는 기쁨

by yunheePathos 2017. 10. 8.
결론은 분명한데 그 과정에 잡 생각이 많다. 하루에도 생각이 수십번 왔다갔다 한다. 내일의 생각이 궁금할 정도로..

그러나 문제는 잡 생각이 아니라 이미 내 손 안에 있는 그 정답지를 언제 펴 보느냐인 듯하다. 과거에는 스스로 받아든 정답지를 바로 펴곤 했는데 지금은 그 과거까지 묵은 때처럼 돌아보게된다.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흐르고 쌓여 뒷그림자를 찾아보는 것도 또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과거에는 이미 분명한 정답에 직선으로 달려가기를 좋아했고 가급적이면 이런 시간을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생각하곤 했다. 그 과정의 시간을 버리는 시간이라 생각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무엇인가 결정하기 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이것은 나름대로 판단이 서야 움직일 수 있었던 성격도 한 이유가 된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까지 재고정리하 듯 생각과 마음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신뢰,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사회적 객관성, 내 삶의 뿌리와 줄기를 분명히 하는 것, 정신의 맑음을 온전히 가꾸는 것 등과 관련이 있다.

정답지를 펴는 그 순간까지 이렇게 이런 저런 생각들을 돌아보는 것이 쉬운 시간들이 아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매듭의 과정이라 기대하며 삶의 호흡을 가다듬고 기도하는 기쁜 시간이기도 하다.

저녁 나들이 삼아 홀로 걷는 세종 호수공원 길도 이런 생각에 기쁨이 크다. 홀로된 시간과 길이 외로움이 아니라 행복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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