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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숨

30년 간 끌고다닌 책이 비타민 10병으로 돌아왔다. - 범사에 감사하고 나눌줄 아는 삶. 현란한 수사보다 자신의 삶을 돌보는 성숙함이 더 중요하다.

by yunheePathos 2018. 11. 16.
#저질체력돼지안되기 #몸만들기 9

<30년 간 끌고다닌 책이 비타민 10병으로 돌아왔다. - 범사에 감사하고 나눌줄 아는 삶. 현란한 수사보다 자신의 삶을 돌보는 성숙함이 더 중요하다.>

뭔가 변화가 있긴한가 보다. 대학 자취 시절부터 30여 년 동안 십 수 회의 이사와 온갖 구박에도 불구하고 끌고 다녔던 책을 오늘 일부 정리했다(언제 정리하나~~). 그동안 이사 도우러 왔던 친구들에게 책을 분양(?)하긴 했지만 책을 스스로 정리해 내놓긴 처음. 내년의 활동공간이 바뀌고 이제 농가 생활을 정리하고 작은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여기저기 널려 놨던 것을 정리해야할 필요성에 따른 것이다.

오늘 지하 서고(?)를 1차 정리하면서 책에 얽힌 추억도 떠올리기도 했지만, 읽긴 읽었나 싶은 책들이 한 두권이 아니다. 그나마 책 제목과 저자라도 기억하면 다행이다 싶다. 그 때는 나름 열심히 읽었을텐데. 나에게 남은 것이 무엇인가 싶다~~.

생각되는 것은 예수 왈, 공자 왈 앵무새가 돼서도 안된다는 것과 아무리 좋은 말과 지혜도 누가 이야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책들의 내용이 내 머리에 남지 않은 멍청함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는 감사함마저 든다. 이야기의 주체, 누구의 이야기인가?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줄 사람이 누구인지는 자신의 삶에 비추어진 거울에 이미 보이는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삶을 돌보지 않고, 학자연하거나 홀로된 아집과 주관으로 상대를 규정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지 모른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역겨운 경우다.

범사에 감사하고 나눌줄 아는 삶, 현란한 수사보다 자신의 삶을 돌보는 성숙함이 더 중요하다. 책을 버리며 드는 생각이다.

“내가 사람의 모든 말과 천사의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고린도전서』 13:1-2)

지나가던 동네 아저씨가 책을 가져가며 비타민 한 박스(10병)을 주고 가신다. 30년 간 끌고다닌 책이 비타민 10병으로 돌아왔다. 3시간에 걸쳐 전리한 것이 웬지 허무하다.

나머지는 누군가에게 주든가 어딘가 보관하긴 해야할텐데. 나름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이다. SCM 옛날 자료도 쬐금..ㅊㅊ

오늘은 어제 김장 속을 채우고 마무리하고 오후 책 정리하고 실내 자전거와 덤벨로 과제 완수. 3kg이 사라진 듯. 그러나 몸은 그대로.

#책정리 #숨 #김장 #책나누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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