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이스라엘과 YWCA-YMCA
한국YWCA연합회 소식지 12월호 원고
2023. 12. 16 작성
팔레스타인-이스라엘과 YWCA-YMCA
이윤희 고양YMCA 총무, 올리브나무평화한국네트워크 코디네이터
제 2의 홀로코스트, 가자지구
이스라엘은 최근 남부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재개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철수를 명령했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온 수십만 명의 난민들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은 말 그대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게 되었다. 20년 동안 계속되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2001~2021)에서 미국이 사용한 폭탄(7만8천 톤)의 1/3에 해당하는 2만5천 톤이 한 달 동안에 가자지구에 투하되었다. 학교, 교회, 병원, 주택 등 가자지구 북부 건물의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가자지구의 80%에 달하는 190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또 다시 난민이 되었다. 그들의 대부분은 1948년 나크바(Nakba) 당시, 지금의 이스라엘 지역에 있었던 240여 개 팔레스타인 마을에서 쫓겨났던 난민들이다.
이스라엘의 침공 기간 동안 어린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죽음의 속도는 금세기에 전례가 거의 없는 수준“(New York Times, 11.25.)으로 ”1948년 나크바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군사 작전”(이스라엘, +972)이 되고 있다. 가자지구는 폐허가 됐고, 기본적인 물, 음식, 의약품, 전기, 위생(하수구와 송수관) 등의 부족으로 기아와 목마름으로 죽음을 강요당하고 있다. 가자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2017년 UN 보고) “종말적 상황”(유엔 인도주의 긴급구호 담당 사무차장, 마틴 그리피스(Martin Griffiths)이다.
가자지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사람들은 1,200여개에 달하는 이스라엘의 군사 명령에 의해 통제받는다. 수자원, 전력, 건축, 천연자원, 토지 등 모든 것에 대한 군사 명령이 존재한다. 지난 2년간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특히 나블루스, 예닌, 툴카렘 지역에서 여러 차례 군사 작전을 펼쳤다. 2023년 7월 3일, 1천여 명 규모의 이스라엘 군이 헬리콥터, 드론 및 중화기를 동원하여 예닌을 공격했으며, 48시간 지속된 이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12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공격은 거의 매일 발생하고 있으며, 특정 지역에 국한된 것도 아니다.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이스라엘군에 의해 서안 지역 팔레스타인 173명이 사망했고, 670명이 부상당했다. 올해에만 4,5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구금되었으며 그 중 1,200명은 아무런 혐의나 재판 없이 행정구금 되었다. 또한 불법정착민들에 의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공격이 올해에만 600차례 이상 발생했다. 96만 명에 달하는 정착민들이 서안지구에 위치한 200여 개의 정착촌 및 150개의 아웃포스트(outpost)에 거주하고 있다. 전쟁 기간 동안에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동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이의 도시 연결을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점령촌 건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3,500채의 주택 건설을 승인한 것에 이어 11월 29일, 추가로 1,738채의 주택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토지와 사람들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불법정착촌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뿐만 아니라, 알 아크사 사원과 같은 종교시설을 침탈하거나 파괴하는 등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종교적 감정도 하루가 멀다 하고 자극한다.
75년 간 지속된 불법점령과 인종청소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유엔에서 팔레스타인이 없는 새로운 중동 지도를 제시했으며, 이스라엘 대통령 이츠하크 헤르초그는 “가자지구에는 무고한 팔레스타인인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YWCA, YMCA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민간단체들은 "가자지구에서는 집단 학살과 홀로코스트가 진행 중이며, 이는 팔레스타인인을 제거하고 팔레스타인을 이스라엘로 변화시키기 위한 지난 75년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말한다.
1973년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했듯이 이것은 일회적인 단순한 ‘보복 전쟁’이나 ‘종교 간의 갈등’이 아니라, ‘인종청소와 불법점령을 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역사적 사실과 맥락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1967년 6일 전쟁이전으로 돌아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공존을 주장한다.
점령의 유대민족주의(시오니즘)와 평화의 반시오니즘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지금의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실현된 성서의 이스라엘’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자세’라는 기독교시오니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기독교시오니즘은 ‘약속의 땅을 회복한다는 선민(選民)의식’으로 ‘점령과 정복,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시오니즘’과 맥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불법점령과 인종차별, 집단처벌(구금, 강제이주, 학살 등)의 불가피함을 주장하거나 이에 대한 평화적 해결을 회피하게 된다.
이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시오니스트들과 주류 언론들에 의해 강화된다. 지난 11월 28일, 미국 하원은 “이스라엘의 존재 권리를 부정하는 것은 반유대주의의 한 형태”라고 주장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국제홀로코스트추모연합의 반유대주의 정의를 인용하고 “반시온주의는 반유대주의”임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불법점령과 인종차별 정책을 비판하는 것 자체를 반유대주의로 몰아감으로써, 이스라엘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오니스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비판과 반시오니즘 평화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휴전을 촉구하는 UN 결의안이 지난 10월 27일, 120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된 이후, 12월 12일에 193개국 중 153개국의 찬성으로 다시 한번 채택되었다. 지구시민사회 또한 이스라엘의 불법점령과 대량학살을 규탄하는 시위와 보이콧운동이 그 어느 때 보다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며, 종교로 각색된 ‘유대민족주의 시오니즘’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가로서 이스라엘은 한 지역에 국한되어 있지만, 시오니즘은 각국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현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시오니즘은 단순히 국가로서 이스라엘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비전이 된다. 특별히 한국 기독교가 ‘기독교시오니즘’의 이름으로 유대민족주의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에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한국 기독교가 평화를 만드는 세상의 동행자로 가기 위한 어두운 터널이다. 신앙의 이름으로 반문명의 비극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광화문 광장에 등장하는 이스라엘 국기가 상징적이다.
올리브트리캠페인과 가자 지원 캠페인
팔레스타인YWCA와 YMCA는 2002년,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땅과 생존을 지키고, 희망을 상실한 청년들의 삶을 회복하기 위해 올리브트리캠페인과 청년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JAI(Joint Advocacy Initiative)를 공동으로 구성한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YWCA와 YMCA 그리고 교회를 비롯한 시민사회의 참여와 지원으로 20년 동안 진행되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2천 그루(1그루 3만원)를 목표로 올리브트리 후원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으며, 헤브론과 나블루스 지역의 이스라엘 점령지에 있는 팔레스타인 농민들의 땅에 후원자들의 이름으로 올리브나무를 심고 있다. 올해에는 4년째 계속 진행하고 있는 올리브트리캠페인과 함께 특별히 가자지구 어린이와 난민들의 피난처를 지원하기 위한 후원모금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세계YWCA와 YMCA는 매년 10월, 팔레스타인을 방문하는 '세계YW-YMCA 평화순례의 날’ 행사를 가진 바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YWYM 평화순례의 날’을 한국에서부터 다시 시작하자. 그것은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의 평화를 잇는 동행의 길, 약자들에 의한 하나님의 평화를 호소하는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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