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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보 크레인 농성 이틀째 "가족과 연락도 못하게 하나?"

yunheePathos 2010. 7. 23. 23:13
함안보 크레인 농성 이틀째 "가족과 연락도 못하게 하나?"
[오마이뉴스] 2010년 07월 23일(금) 오후 02:10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평온. 바람 없어 더움. 물, 충전기 필요"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 타워크레인(전체 높이 40m)에 올라가 이틀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환문(42)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23일 오전 9시 48분경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사무국장한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진주환경운동연합 전현직 공동의장 3명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이 낙동강을 향해 삼배를 했다.
ⓒ 윤성효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진주환경운동연합 전현직 공동의장 3명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사진은 자흥 스님이 삭발한 사람들에게 절을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이환문 사무국장과 최수영(40)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4대강사업 중단' 등 3개의 펼침막을 내걸어 놓고 이틀째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창녕경찰서창녕소방서는 고공농성장 아래 함안보 가물막이 구조물 위에 천막을 설치하고 지켜보고 있다.
경찰은 안전을 위해 크레인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 경찰관은 "농성자 진압을 위해 그물망을 설치하는 게 아니고 안전을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농성자들한테 물은 지원했지만 휴대전화 배터리는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가물막이 구조물 위에서 타워크레인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한테 육성으로 해도 말이 들린다. 휴대전화 배터리는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경찰이 휴대전화 배터리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고공농성자와 환경 단체가 서로 연락하려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활동가들은 가족들과도 연락을 해야 한다. 가족들이 걱정을 하고 있는데, 연락을 못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4대강사업저지및낙동강지키기 부산·경남본부는 함안보 출입문 건너편 공터에 컨테이너와 천막을 설치하고 고공농성자 지원 등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속에 함안보 공사에 찬성하는 창녕지역 일부 단체들이 함안보 전망대 앞에 한 달간 집회신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화왕산포럼, 창녕군보사랑모임, 창녕청년회의소, 한국자유총연맹 창녕군지부 등 단체 이름으로 전망대 앞에는 "반대론자는 자연이용과 자연파괴를 구별하여 행동하라"거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은 창녕 미래 발전의 원동력"이란 펼침막을 내걸어 놓았다.
진주환경연합 전·현직 의장 3명 삭발

진주환경연합 공동의장을 지낸 김석봉 환경연합 공동대표가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 윤성효



낙동강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함안보에 오른 두 활동가의 안전한 귀환과 4대강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삭발식"을 했다. 진주환경연합 공동의장을 지낸 박창균 신부와 김석봉 환경연합 공동대표, 최세현 의장이 삭발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낙동강선원 선원장인 자흥 스님의 진행에 따라 삭발식에 앞서 고공농성자들을 향해 3배를 올렸다. 자흥 스님은 삭발 전 3명한테 3배를 올리기도 했다.
삭발식에 앞서 백남해 신부는 "이렇게 만나기가 참으로 힘들다. 크레인 위에 있는 두 분의 건강이 우려된다. 활동가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빨리 내려오기를 바란다. 요구사항이 관철되도록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진주환경운동연합 전현직 공동의장 3명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하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윤성효


장병길 창녕농민회 회장은 "무어라 할 말이 없다. 지역에도 조그마한 알력이 있다. 찬성측 주민들은 회사에서 관광을 시켜주기도 하지만 반대측은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빨리 끝나 주민 알력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삭발하는 진주환경연합 전·현직 의장들도 각오를 밝혔다.
박창균 신부는 "사람은 양심이 있어야 한다. 경제적 이유로 양심이 무너지고 질서를 잃어버리게 되고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된다.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역사에 부끄러운 죄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세현 의장은 "4대강사업이 벌어지면서 떠오른 말이 있다. '인간은 가끔 용서하고 하느님은 언제나 용서한다. 그러나 자연은 용서하는 법이 없다.' 파괴 현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크레인에 올라가 삭발하는 심정을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석봉 공동대표는 "분하고 억울하다. 탐욕의 삽질이 우리의 가슴을 파헤치고, 미래 세대의 희망을 빼앗았다. 4대강사업을 지금 막지 않으면 안 된다. 탐욕의 삽질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낙동강국민연대는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낙동강국민연대 "수자원공사, 물값 인상 절대 용납 못해"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진주환경운동연합 전현직 공동의장 3명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사진은 삭발식에 앞서 자흥 스님이 절을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낙동강국민연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쇠를 달구는 폭염을 단 1초도 피할 곳 없이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했을 그들의 고통이 절절히 전해온다. 왜 그들이 이러한 고통을 스스로 떠안을 결심을 하였는지 우리는 충분히 안다"고 밝혔다.
"이환문 사무국장은 아홉 살 딸을 둔 아빠다. 최수영 사무처장은 이제 여섯 살과 네 살의 아들과 딸을 둔 아빠다.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보고픔이 치밀어오르는 예쁜 아이들을 둔 아빠다. 이들을 두고 함안보 40m 고공 크레인 공사 현장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자식 사랑, 낙동강 사랑의 한길, 그들의 강한 몸짓이 가슴 속에 깊이 저며 온다."
이들은 "그들이 다시 우리들의 품으로, 가족들의 품으로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길은 낙동강 생명을 죽이는 4대강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이라며 "그들은 생명의 강 낙동강을 미래 세대들에게 고스란히 물러주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그 길을 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국민연대는 "수자원공사가 물값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수자원공사가 경영 부실 상태에서 8조원에 이르는 4대강사업비를 투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값인상은 국민들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 재정 파탄, 국민 혈세 낭비 4대강사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대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공동의장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공사장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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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환경연합 공동의장을 지낸 박창균 신부가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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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현 진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 윤성효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는 속에 진주환경운동연합 전현직 공동의장 3명이 23일 오전 함안보 전망대에서 삭발식을 했다.
ⓒ 윤성효


함안보 전망대 주변에는 4대강정비사업에 찬성하는 창녕지역 일부 단체들이 내건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크레인 고공농성장이 보이는 전망대 뒷편에도 펼침막이 내걸려 있는데, 23일 기자회견 때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4대강사업 반대 펼침막'으로 가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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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기자)

2010/07/23 - [끄적거림] - 때리면 맞고 내지르는 발길에 채이는 힘없는 뭇 생명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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