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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컬, YMCA/YMCA

한국YMCA전국연맹 신년하례예배(2019년 1월 3일) 설교 , “깨어 있으십시오.” /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재단이사장

by yunheePathos 2019. 1. 3.

한국YMCA전국연맹 신년하례예배(201913) 설교


깨어 있으십시오.”



 안재웅 목사

한국YMCA전국연맹유지재단 이사장

 

대재앙(2019.1.3_연맹 신년하례예배 설교).pdf

 마지막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한 마음을 품으며, 서로 동정하며, 서로 사랑하며, 자비를 베풀며, 겸손하십시오. 악을 악으로 갚거나,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말고, 복을 비십시오. 여러분으로 하여금 복을 이어받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불러 주셨습니다.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을 보려고 하는 사람은 혀를 다스려서 악한 말을 하지 못하게 하며, 입술을 다물어서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하여라.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며, 평화를 추구하여, 그것을 좇아라.”(베드로전서 38-11)

 

2019, 기해년에는 한국YMCA전국연맹에 소속한 모든 분들에게 하나님의 크신 축복과 평강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벽두에 떠오르는 생각은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리처드 포스너 (Richard Posner)가 쓴 대재앙(catastrophe)" (2004)을 보게 되면 더욱 그렇습니다. 포스너는 인류의 미래를 카타스트로피 이론(catastrophe theory)과 카오스 이론(chaos theory), 그리고 신뢰성 이론(reliability theory)“으로 분석 종합한 다음 매우 비관적인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중요한 재앙의 위험범위를 이렇게 넷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연적인 재앙인데, 유행병과 소행성 충돌 같은 것을 말합니다.

둘째; 실험 사고나 그 밖의 과학 관련사고로, 예를 들면 입자가속기, 나노테크놀로지, 인공지능(AI) 등과 관련된 사고가 이 부류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과학 기술은 이처럼 위협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셋째;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만들어 낸 재앙으로, 천연자원의 고갈, 지구 온난화, 생물 다양성 상실 등이 이 부류에 속하는 대재앙 위험이라는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생물 다양성의 상실은 에너지 생산, 개간, 유전자 접합, 그밖에 기후와 유전학적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 활동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넷째; 고의적인 대재앙인데, 핵겨울, 생물무기류, 사이버 테러, 디지털 감시 및 암호화 수단 등이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국가가 이러한 수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감시와 암호화는 제외하고) 이 부류의 대재앙 위험은 기술적인 테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네 부류 각각에서 하나의 대재앙을 꼽는다면;

첫 번째 부류에서는 소행성 충돌을,

두 번째에서는 입자가속기 재앙을,

세 번째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그리고

네 번째에서는 생화학 테러 혹은 바이오 테러가 그것이라는 것입니다.

포스너는 이미 15년 전 이런 재앙의 논리를 제시하였는데 오늘 우리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인류의 미래가 매우 비관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간은 나름대로 위기를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나마 우리로 하여금 희망의 끈을 잡게 하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결국 깨어 있어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믿음 또는 신앙이 절대로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성 어거스틴 (St. Augustine)의 말을 참고해 보겠습니다. 그는 당신은 믿지 않고서는, 당신은 결코 이해할 수 없다(unless you believe, you shall not understand)"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런 경험은 신실한 신앙인들이 겪어 보았으므로 별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습니다. 그러나 계몽기 과학주의는 이 말을 바꿔서 당신이 이해하지 않고서는, 당신은 결코 믿을 수 없다(unless you understand, you shall not believe)"라는 이성적인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하지만 이해하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또한 무조건 믿는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성령의 도움을 받아 그리스도 예수를 내 구주로 믿어 그가 가르친 사랑을 실천하며 하나님의 공의를 확장해 나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의 두려움이 기쁨이 되고, 절망이 희망으로, 미움이 용서로, 분열이 화합으로, 모두가 사랑으로 이 사회를 밝혀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38절을 보게 되면, 베드로가 못 걷는 사람을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하고 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자 그는 즉시 일어나 걸었고, 뛰었으며,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못 걷던 사람의 전 인격과 품격이 총체적으로 변화된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치유함을 받아 힘차게 걷고 (walking), 마음껏 뛰며 (jumping), 하나님을 크게 찬양 (praising)하는 행복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권능을 믿고 베드로처럼 기적을 베풀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미약한 기구나 조직이 활성화되는 기적, 빈약한 재정의 규모가 크게 불어나는 기적, 반목과 시기가 화합과 용서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나 함께 걷고, 뛰며, 하나님을 크게 찬양하는 행복한 한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Plato는 행복의 조건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먹고, 입고, 살고 싶은 수준에서 조금 부족한 만큼의 재산

둘째; 모든 사람이 칭찬하기에 약간 부족한 용모

셋째; 사람들이 자신이 자만하고 있는데서 절반밖에 알아주지 않는 영예

넷째; 겨루어서 한 사람에게 이기고 두 사람에게 질 정도의 체력

다섯째; 연설을 듣고서 청중의 절반은 손뼉을 치지 않는 말솜씨.

Plato가 제시한 다섯 가지 기준을 행복조건으로 삼는다면 우리 모두는 win-win하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깨어 있어야 할 또 하나의 영역이 있습니다.

진짜 애국자는 낭비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국의 흥망성쇠는 바로 씀씀이에 있다는 것입니다. 네로 (Nero)황제의 신하 세네카 (Seneca)는 말하기를 대왕님! 황제의 지갑이 얄팍해진 것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로마가 망한 원인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대국이건, 조직이건, 가정이건, 개인이건, 절약하지 않다가는 폭삭 망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면서 지출을 줄이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의 본문 중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 악마가,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믿음에 굳게 서서, 악마를 맞서 싸우십시오.” (8~9)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미 원수 악마에게 둘러싸여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희희낙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원수는 그리스(Greek) 말로 앤티디코스 (antidikos)인데 법적으로 서로 송사가 걸려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자칫 정신을 잃고 있다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송사에 휩싸여 황당한 처지에 봉착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악마는 그리스 말로 디아볼로스(diabolos)라고 하는데 거짓으로 상대방을 몰아세우는 악질의 부류를 말합니다. antidikos 즉 원수(enemy)diabolos 즉 악마(devil)는 히브리 (Hebrew) 말로는 모두 사탄(satan)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사탄이 문제입니다. 오늘 한국교회가 직면한 문제 역시 사탄의 계략으로 말미암아 온갖 시험과 송사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사탄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고 무조건 이를 제압해야 하겠습니다. 사탄은 양의 털로 포장한 이리와 같습니다. 사탄은 정상적인 삶의 상태를 뒤엎고 비정상적인 난장판으로 둔갑시켜 놓습니다.

원수에 관한 구약의 일관된 주장은 원수는 원수일 뿐입니다. 그래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보복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신약의 가르침은 다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가르친 사랑의 원리가 바로 크리스천 윤리의 핵심입니다.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하나님) 갚겠다.”라고(로마서 1219) 기록되어 있습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을 것을 주고, 그가 목말라 하거든 마실 것을 주어라... 악마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말로 로마서 12장을 끝맺습니다. 참으로 지고지선의 경지를 보게 됩니다.

예수께서는 죽음의 권세와 악마의 어두운 세력을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모든 사탄의 세력을 물리치셨습니다. “승리자 예수(Christus Victor)”로 말미암아 사탄과의 게임은 이미 끝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잔당이 남아 그들의 괴수가 항복한 것도 모르고 간헐적으로 말썽을 부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우는 사자 같이 삼킬 자를 찾아 두루 다닙니다.” 크리스천들은 사탄으로 인한 사소한 근심이나 걱정에 시달릴 것이 아니라 도리어 원수를 사랑함으로써 사탄 스스로가 투항하게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Christus Victor와 함께 성령의 권능으로 이 세상이 보다 정의롭고 평화, 인권, 그리고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이 일에 우리 모두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기해년에는 삼일독립운동 100주년을 의미 있게 맞이해야 하겠습니다. 100년 전, ()이 주체가 되어 민 주도로 삼일독립운동을 했던 역사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앞당기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동아시아의 평화무드를 조성하는 일에 적극 협조해야 하겠습니다. 무의미한 남남 갈등을 해소하고, 빈부의 격차를 줄이며, 약자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인간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민중신학은 정치적으로 억압받고, 경제적으로 착취당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문화적으로 배제된 민중들이 인간답게 살도록 신학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꾸준히 노력을 기우리고 있습니다. 민의 현장으로 가서 민의 현실을 보고 민과 더불어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바로 크리스천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함석헌 선생의 말대로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는 외침 역시 깨어 있으십시오.” 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민이 깨어 있어야 민주주의도, 평화통일도, 남남갈등도, 성 평등도 해소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일을 위해 우리 모두는 함께 기도하고, 서로 힘을 모으고, 작은 행복부터 만들어 나가다 보면 더 큰 행복과, 정의와, 평화와, 생명과 사랑이 풍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가 깨어 있을 때, 위기를 감지하게 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어떤 도전과 시련도 이겨내게 되리라 믿습니다.


2019, 기해년을 맞는 우리 모두는 현안을 놓고 하나님께 간절히 구하고, 찾고, 두드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른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이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올 한해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크신 축복과 위로가 우리와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입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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