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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숨

최승구 선생님의 회고록 '변화를 위한 이방인' 출판기념회 준비

by yunheePathos 2020. 11. 18.

을지로에 있는 순환경제연구소 대표이신 이승무 박사님과 전기호 목사님을 만나 맛난 점심을 얻어 먹고 최승구 선생님의 회고록 '변화를 위한 이방인' 한국어 출판기념회를 어렵지만 작게라도 해야하지 않겠냐며 의견을 나눴다.

최승구 선생님과의 작은 인연과 그 분으로부터 가진 배움도 큰 몫을 하고 있지만 그의 삶을 통해 재일한국인 사회가 갖고 있는 애환과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작은 기회라도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깊게 찾아보면 사실 현 민주당 이학영 국회의원이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었던 2000년도 후반기 시절, 그가 일본YMCA와의 교류 차 일본을 방문한 후 가져왔던 1970년대 박정희 유신시대의 일본 엠네스티 자료를 보며 받았던 충격이 지금도 나를 무의식에 지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본 엠네스티 멤버들이 유신시대 민주화운동을 위해 감옥에 가고 어려워했던 한국 청년들을 돈으로 마음으로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던 한국 청년들의 이력서와 관련 자료들. 그것이 켜켜히 창고에 쌓여 아무도 찾지 않는 자료가 되고 잊혀진 사실이 되었을 때, 70년대 당시 일본 엠네스티 행정 사무 역할을 담당했던 젊은 여성이 시간이 흘러 노인이 된 당시까지 간직하며 한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어했던 몇 박스의 자료들.

그 때만큼 큰 충격도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당시 받은 내 생각은 한국 민주화운동이 받을 줄만 아는, 내 손가락만 아프고 귀하다고 생각하는 참으로 못나고 어린, 불쌍하다는 생각이었다.

유신시대 그 젊은이들이 한국의 국회의원이 되고 국무총리가 되었지만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자료들을 보며 죽기 전에 어떡하든 한국에 전달하고 싶었다는 그 할머니의 마음을 전해들으며 지금도 잊지 않으려 하고 있는지 모른다. 당시 Y는 능력이 없어 그 자료들을 한국 엠네스티에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었다. 아마 2008~9년 정도의 일이었다.

최승구 선생님을 만나며 유신시대 한국 민주화운동 세대들과 재일본 한인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듣고 배우며, 지금도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지원하는 것이 당신들의 일이라고 하는 재일본 한인 세대들의 말씀. 그리고 그것이 그들의 삶인 듯 어린 후배들을 따뜻하게 맞으며 환대하는 그들을 보며 마냥 부끄러워했던 시간을 아직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 부끄럽지만 그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궁금해하고 알고자 했던 것은 그 한참 후의 일이었던 것 같다.

개인의 회고록은 글로 표현된 것만이 아니고 표현되지 않은 행간을 읽고 공감하는 힘이 중요할지 모른다. 그리고 그 한 개인의 잘잘못과 아쉬움을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최승구 선생을 통해 재일본 한인사회와 그들이 한국 민주화운동에 쏟았던 지지와 격려, 연대와 도움을 귀동냥이라도 하며 배웠던 사람으로서 그를 통해 한국 시민사회에 전해지는 울림이 있었으면, 그 공감의 떨림이 작게라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먼저 크다.

함께 뜻을 모을 분이 계시면 좋겠다.출판기념회는 사실 돈을 모으는 일이다. 언제든 연락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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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답답한 마음과 친구를 보기 위해 자연스럽게 이 모임 이후 을지로에 있는 새롭게 단장해 떠들석한 자매기관 한국YWCA연합회 건물 'page'를 산책삼아 견학(?)했다.

새롭게 태어난 YWCA 공간을 구경하며 7충 옥상에서 바라본 명동성당. 가을 풍취가 물씬나는 명동성당을 시원한 바람을 친구삼아 보고 있으니 무거운 마음이 웬지 가볍고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2020. 11.18. 12:20-14:10

#최승구 #출판기념회 #변방을_일궈온_이방인 #이승무 #전기호 #YW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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