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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왜,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팔레스타인에 관심해야 하는가? - 고난의 땅, 팔레스타인은 한반도다.

by yunheePathos 2013. 1. 31.

<한국YWCA연합회 소식지(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왜,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팔레스타인에 관심해야 하는가?

- 고난의 땅, 팔레스타인은 한반도다.

 

이 윤 희 / 한국YMCA전국연맹 생명평화센터 사무국장

 

‘에큐메니컬운동의 미래를 담지하는 운동’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은 삶에 지치고 어려운 이웃들의 그늘막이었고 한국 사회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였다. 그러나 이제 한국 개신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개독교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교회를 출석하는 교인 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젊은이와 청년들이 떠나고 있다. 자신들의 이득만을 추구하는 게토(Ghetto)가 되었고 정치세력화 되었다는 우려를 듣고 있다. 더구나 2013년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이 지금 몹시 혼란스럽다.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비전과 미래는 무엇인가?’, 이제 이에 대해 누군가 성실히 응답해야 한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운동은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미래를 담지하는 운동이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여정

팔레스타인을 말하면 ‘우리나라에도 문제가 많은데?’, ‘굶어 죽어가는 북쪽 형제들도 있는데?’, ‘하나님이 주신 가나안 땅에 이스라엘을 세운 것이 잘못인가?, 이슬람과 테러리스트들을 지지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종종 받기 쉽다. 오히려,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 ‘이스라엘은 2000년여 동안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끝낸 정의롭고 위대한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주장이 더 많은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고민은 이 질문으로부터 온다. ‘지금의 이스라엘과 성서의 이스라엘은 같은 것인가?’, ‘이런 신앙이 지금의 물질과 물량중심의 확장을 믿음이라 말하는 한국 개신교를 만들어 온 것이 아닐까?’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운동은 ‘지금 이 시대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한국 기독교에 던지는 신학적 질문

팔레스타인은 한국 개신교가 갖고 있는 신앙과 신학에 대해 근본적으로 질문하고 있다. ‘선택된 백성과 약속의 땅’, ‘가인과 아벨’, ‘하나님의 백성과 가나안 원주민의 관계와 갈등’, ‘다윗의 유대국가 건설과정에서의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예수의 이스라엘 이해’, ‘바울의 기독교 선교에서의 유대인과 이방인의 관계’등등 성서를 새롭게 읽도록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그동안 ‘하나님의 백성과 약속의 땅’이라는 신앙관으로 아메리카의 원주민들을 학살했던 것처럼 수 많은 전쟁과 학살을 지배자의 시각에서 정당화 해오지는 않았는지, 소외된 이웃에 무관심하고 우리의 덩치를 키우는 것에만 관심하며 이웃 종교와의 대화를 거부해오지는 않았는지 뒤돌아봐야 한다. 팔레스타인에서 2천년동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왔던 이들의 고백을 통해 한국 기독교를 다시 성찰할 힘을 회복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은 한반도다. - 평화는 고난받는 이들의 연대로부터

한반도는 일본 제국에 의해 36년의 식민지와 인종차별, 뒤이은 전쟁과 분단, 부패한 정치권력과 독재의 시간을 보냈다. 이것은 20세기 초 제국질서의 확장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수난의 역사이자 이를 극복해 온 승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반도는 아직도 강대국의 첨예한 국제 정치질서의 한복판에 있고, 분단의 갈등과 아픔을 치유하지 못한 채 정전 60주년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쓰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자원과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한반도와 같은 고난을 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평화는 결코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라는 미국의 입장과 이를 대변해 온 이스라엘 시온이즘에 의해 식민지와 인종차별의 땅이 되었다. 지난 해 11월 20일자, 세계YWCA와 팔레스타인YWCA에 의해 발표된 성명은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700만 명의 팔레스타인들이 전 세계에 난민으로 살고 있으며, 이것은 전 세계 난민 1,500만 명의 반을 차지하는 숫자이다. 9M 높이의 735KM에 달하는 분리장벽에 의해 8개의 지역에 갇혀 살고 있으며 수자원을 포함한 모든 경제활동과 이동이 통제되고 있는 현실을 보고하고 있다.

평화는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고통받고 힘없는 이들에 의한 평화가 진정한 평화다. 예수는 '세상의 평화와 내가 주는 평화가 다르다'라고 말씀하신다. 이것은 로마제국의 평화가 아니라 약자와 소외된 자들의 연대와 협력에 의한 평화다. 한반도 평화와 팔레스타인의 평화는 이들의 연대와 협력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 그리스도인의 응답 

- 팔레스타인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형제입니다

NCC,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등 한국 에큐메니컬 주요 그룹들은 지난해 11월 29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평화를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식민지배, 국제법과 UN의 권고를 무시한 불법적인 정착촌 건설을 반대하고, 이는 그리스도의 평화를 파괴하는 죄임을 선언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위해 ‘팔레스타인 평화 한국 그리스도인 네트워크’를 조직하기로 하고, 우선 가자지구 지원모금운동, 대안성지순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신학 심포지움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WCC 부산총회에서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의 문제를 의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와서 보라!’

한국 기독교인들은 매년 3만~4만 명이 성지순례를 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 위험한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기독인들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예수의 땅 예루살렘,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으로 와서 보라!’

세계 에큐메니컬운동 뿐만 아니라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을 만들어 왔던 YWCA가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운동을 통해 위기의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새로운 주춧돌을 놓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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