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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컬, YMCA

[YMCA, 새로운 100년의 약속] (21) ‘세월호 참사와 한국Y의 사명’ 지상 좌담

by yunheePathos 2014. 5. 30.

[YMCA, 새로운 100년의 약속] 

(21) ‘세월호 참사와 한국Y의 사명’ 지상 좌담



“크리스천들 사회적 불의 방관해선 안돼”

 

40여일이 지난 세월호 침몰 사고의 여파는 여전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운동단체로 출범해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는 한국YMCA는 이 참사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까. 한국Y에서 활동 중인 신대균 시민위원장과 정지석 생명평화센터 소장, 최상덕 청소년정책위원장과 함께 이번 사고의 교훈 및 한국Y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짚어봤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번 사고가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지석 소장=한국 사회의 전적인 회심이다. 기본을 탄탄하게 닦지 못한 채 경제적 성장만 추구하며 돈의 노예가 된 한국 사회는 모래 위에 세운 집처럼 아슬아슬하다. 위기의 사회, 탐욕의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참사가 주는 메시지다.

 

△신대균 위원장=우리 사회 각종 권력집단들의 과도한 사익 추구, 이에 따른 사회적 붕괴와 공동체 해체의 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바꿔 말하면 이 같은 사회적 불의에 대해 시민들이 책임의식을 갖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게 이번 참사가 주는 교훈이 아닐까.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사고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이단사이비 단체인 ‘유병언 구원파’가 연루되기도 했지만 한국교회 자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은데.

 

△최상덕 위원장=무용지물이 된 사회안전시스템과 무너진 생명존중의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회의 역할을 되새기게 만들었다. 세속주의에 물든 한국의 많은 교회 역시 양적 팽창의 논리에서 벗어나 생명의 가치를 높이고 나눔을 실천하는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

 

△정 소장=한국교회도 철저한 회심이 필요하다. 성장제일주의에 함몰돼 우리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신 위원장=사회적 불의를 제거하고 고쳐나가는 데 있어서 방관하지 말라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다. 크리스천들은 잘못된 사회를 고쳐나가는 데 앞장서서 변화의 주역이 돼야 한다.

 

-이번 사고 이후 우리 사회에 성찰이 이어지고 있다. 어떤 성찰이 필요하며, 성찰에 이어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덕목이 있다면.

 

△최 위원장=기존의 물질적 성장 위주의 발전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또 다른 참사가 찾아올 수 있다는 근본적인 반성이 필요하다. 서로 공감하고 배려하며 협력하는 사회로 나가기 위한 사회적 결의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이를 위한 시민교육과 사회적 파트너십이 마련돼야 한다.

 

△신 위원장=우선 자신의 행위가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 ‘내가 택한 행동을 모든 국민이 그대로 따라한다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되는가’를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또한 사회적 불의에 대해 방관자적 태도를 버려야 한다. 사회적 권력집단의 불의를 통제하기 위한 시민 책임의식의 제고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 소장=원칙을 지키면 바보 취급을 당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버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처럼 대우받는 풍조에 대한 성찰, 그런 세상 풍조에 젖어 적당히 타협하면서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이 우선이다. ‘다들 그렇게 사는데…’ 하면서 순응하며 포기한 채 살아간다면 제2의 세월호 참사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삶 주변부터 과감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쳐나가야 한다.

 

-한국Y는 최근 세월호 참사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하고 ‘나라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고 여파를 딛고 일어서는 데 한국Y의 역할과 책임은 무엇이라고 보나.

 

△신 위원장=Y는 크리스천들과 시민들의 사회적 책임을 일깨우는 데 앞장서야 한다. 사회적 불의에 대해 방관하지 않고 개인적 삶에 있어 정의에 부합한 행동에 나서도록 만드는 각성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최 위원장=Y는 지난 세월 지역운동과 시민운동, 청소년운동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 이번 참사에서도 Y는 희생자 유가족과 생존자들, 단원고 학생들이 상처를 이겨낼 수 있도록 안산Y 등 지역조직을 중심으로 적극 협력해야 한다. 사회안전과 생명존중을 위한 활동과 더불어 철저한 진상조사가 병행될 수 있도록 시민운동 및 청소년운동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행동해야 한다.

 

-또 다른 100년의 역사를 앞둔 한국Y가 향후 역점을 둬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 소장=한국Y는 고난으로 점철된 민족의 역사 속에서 늘 희망을 제시해 왔다. 그 사명을 지금도 이어가야 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불의와 비평화는 남북 분단에 기인하고 있다. 21세기 한국Y는 남북한평화공동체를 위해 평화통일운동과 더불어 생명평화운동의 지도력(리더십)을 길러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신 위원장=정치·관료사회의 불의를 고쳐나가는 ‘정치·국정 개혁운동’과 시민들이 사회를 돌보는 ‘사회돌봄 경제운동’, 나아가 어린이와 노인들의 안전한 생활을 돕는 ‘생활협동운동’도 전개할 만하다. 이들 사회적 참여는 시민과 더불어 크리스천들의 영성적 토대 위에서 이뤄질 수 있다. 따라서 ‘생명평화 사회적 영성 운동’도 제안해 본다.

 

△최 위원장=한국Y의 향후 활동 가운데 큰 줄기 하나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Y활동의 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즉 이들이 한국과 아시아에서 생명·평화를 위한 다양한 참여 및 연대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청소년 문화와 정책을 연구하는 ‘Y청소년정책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사회·정리=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http://missionlife.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0000&sCode=0000&arcid=0008367005&code=231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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