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어요- 21세기 갈릴리의 만남,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의 평화"

by yunheePathos 2014. 12. 13.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중고등학생들과 이야기해 본 것은 처음 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광명와이 청소년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2시간씩 3주간, "함께 평화로 Gaza"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화를 시작했는데 오늘 첫 시간이었습니다.

무척 어렵더군요. 팔레스타인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종교적 이해도 거의 없는 친구들과 무엇으로부터 어떤 이야기를 해야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뉴스에서 전하는 전쟁과 막연한 두려움이 어쩌면 전부인지도 모르겠구요.

온라인과 뉴스에 넘치는 잔인한 영상의 팔레스타인을 소개하기 보다는 어려운 삶의 환경에서도 해맑은 미소와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같은 나이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었죠.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가만 있으라'라는 지배의 요구에 '잊지 않겠다', '가만 있지 않겠다'라고 응답했던 것과 같이 세계는 지금 '숨을 쉴 수가 없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백인 경찰에 의해 목이 졸려 숨져간 흑인 시민의 외침이었습니다.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다'는 절망의 고통에도 희망을 놓으면 살아갈 수 없기에 희망의 노래를 멈추지 않으려 했던 팔레스타인들도 '더 이상 숨을 쉴 수 없다'라고 세상에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숨쉬고 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희망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시절인 듯 합니다.

세월호, 밀양, 강정, 쌍용... 악마의 탑처럼 강고해지기만 하는 자본과 권력의 세습, 그리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들만의 권세... 그 많은 사람들이 허무하게 죽어가고 그렇게 온 삶을 다해 외치고 있지만 세상은 더 더욱 어둡고 음습해지기만 합니다. 깊은 슬픈 절망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북한 평화의 비전보다는 냉전과 수구의 이데올로기와 비인간적인 폭력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도 하고요.

어느 덧 최소한의 상식과 공공의 윤리조차 무너진 탐욕의 사회가 한국사회의 자화상인 것 같습니다.

시민사회의 자정 기능과 노력도 눈 앞의 물질적인 이해와 제도 권력에 편승하며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신뢰, 정의, 사랑', 협력과 연대의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오로지 지배와 그 대리인으로 살아가는 힘의 논리와 폭력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북과 '자본''이라는 큰 목소리만이 이 사회를 호령하고 있습니다.

오늘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숨을 쉴 수 있는 숨구멍이 있음을 알았고 희망의 불꽃은 꺼지지 않고 우리 곁에 있다는 것 또한 알았습니다.

21세기 갈릴리, 수난과 고통의 역사를 공유하는 두 땅의 청소년들이 희망을 공유한 시간이었기를 기도해 봅니다. 그리고 보다 많은 청소년들의 응답이 있기를 또한 소원해 봅니다. 광명의 친구들이 저에게 큰 희망을 주웠습니다.

절실히 느낀 것은 청소년들과 나눌 수 있는 작은 책 하나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었어요.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들도 잘 정리해 나눌 필요도 있고요. 선생님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여튼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오늘 참여한 청소년들이 지금 당장 알아듣기 힘들더라도, 언젠가 생각해보기를 권하며 오늘의 주제를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어요 - 21세기 갈릴리의 만남, 팔레스타인과 한반도의 평화"라고 만들어 봤답니다.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씨앗을 위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