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숨의 끄적거림/원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전망 : 평화에 이르는 길, 하나님의 평화와 힘의 평화 (원고)

by yunheePathos 2017. 11. 21.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전망

: 평화에 이르는 길, 하나님의 평화와 힘의 평화

 

이윤희 사무국장 /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신앙과세계 원고_2017년 12월호.pdf


힘에 의한 평화의 시대

11월 초 한국을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서 이제는 힘의 시대라며 힘을 통해 평화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힘에 의한 평화의 시대’, 이 선언은 남북이 갈라진 채 냉전의 갈등과 아픔으로 70여 년을 살아온 한국인들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정학적 국제정치질서 아래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하지 못한 채 식민지를 경험해야 했던 모든 약소국들의 뼈아픈 역사적 유산이기도 하다. 제국에 의한 식민지와 내전을 경험했던 한국 시민사회 또한 강력한 방위력과 압도적 군사력만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힘에 의한 평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특히 로마 제국(Pax Romana)의 평화를 거부하고 세상의 평화와 다른 하나님의 평화를 선포했던 예수를 따르는 이 시대의 제자들은 누구의, 어떤 평화를 말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면할 수밖에 없다.

 

밸푸어 선언 100, 누구의 평화인가?

2017년은 이스라엘이 한 국가 실체로서 등장할 수 있었던 벨푸어 선언(Balfour Declaration) 100년이 되는 해이다. 벨푸어 선언은 1917, 영국의 외무 장관 아서 밸푸어(Arthur James Balfour)가 팔레스타인 지방에 유대인의 국가 수립을 약속한 외교선언이다. 이것은 2년 전 전쟁에서 영국 편을 드는 대가로 팔레스타인에 아랍 국가 건설을 돕겠다.’고 했던 영국의 맥마흔 선언(Macmahon Declaration)’과 충돌하며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아시아(중동) 유혈 사태의 시발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반도 분단과 함께 제국의 힘에 의해 만들어진 대표적인 비극적 역사의 시작이다. 제국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서쪽의 끝 팔레스타인에서는 땅이 나뉘었고, 동쪽의 끝 한반도에서는 냉전의 38선이 그어졌다. 세계 평화 위기의 양대 축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선언 100년을 맞이한 올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선언 100돌을 기념해 영국 총리관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찬을 함께하며 이스라엘 건국을 위해 영국이 선구적 역할을 해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 정치인 하난 아쉬라위는 <가디언>지 기고를 통해 밸푸어는 누군가의 고향을 다른 사람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밸푸어 선언을 규탄하는 시위가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요르단, 시리아 등지에서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모스크바 삼상회의 등 제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갈라진 수난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힘에 의한 평화가 누구의 평화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누구의 눈으로 볼 것인가?

평화는 중립적인가? 평화를 말할 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대중매체를 통해 보여 지는 이미지를 통해 정보를 소비하며 평화를 말하기 싶다. 대중매체는 중립이라는 미명하에 자칫 힘에 의한 평화의 이미지 정보만을 제공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와 남북한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평화가 특히 그렇다. 따라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말할 때 누구의 눈으로 평화를 말할 것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하나님은 소외된 약자의 울음에 응답하며 소리 없는 이들의 음성을 대변하신다. 세상의 평화가 아닌 하나님의 평화를 선포하신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가 깨지고 있는 현실에서 하나님의 평화는 무엇인가? 세계YMCAYWCA가 보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몇 가지 지표를 확인해보자.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임을 당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0년 이후 6,750명에 달하고 이 중 1,380명이 어린이였다.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된 팔레스타인인의 가옥은 1967년부터 29,000채에 달하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8M 높이의 700Km가 넘는 분리장벽과 관통도로, 500여 개의 검문소 등에 의해 감옥 아닌 감옥에서 살아가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이스라엘에 체포되는 어린이는 매년 700여 명에 달하며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팔레스타인 어린이들도 203명에 달했다. 가자(Gaza)지구 인구의 80% 가량이 인도적 구호물품에 의존해 살고 있으며, UN2020년이면 가자 지구는 거주불가지역이 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가자의 농업용 물의 35%와 어업용 물 85%가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접근 불가능하며, 이는 주로 농업과 어업에 의지하여 살아가는 인구의 생계가 악화되어가는 주원인이다. 봉쇄로 인하여 3,900개의 기업 중에서 23개만이 살아남았다.(2012) 이에 반해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미국으로부터 매년 30억에서 35억불의 군사비를 지원받아 왔다. 2014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있자마자 미 상원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로켓포 및 야포 방어 시스템) 지원을 위해 36백억 원의 추가 지원을 인준했다.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의 최대 교역국으로, 2012년 연간 쌍방 무역이 400억불에 달하며, 유럽연합-이스라엘 무역협회는 이스라엘에게 유럽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득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의 호소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은(National Coalition of Christian Organizations in Palestine) “이스라엘의 안보가 결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정의를 부정하는 구실이 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의 안전과 정의는 동전의 양면으로 이건 전쟁이 아닌 집단 처벌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카이로스팔레스타인선언을 통해 이스라엘의 차별과 억압을 정당화는 하는 신학을 제고해줄 것을 세계교회에 요청하며,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기보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그들의 문화와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대안성지순례 프로그램 ‘Come & See’올리브트리캠페인참여를 제안하고 있다.

 

누구의 눈으로 말할 것인가? 하나님의 평화

남북한 한반도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는 결국 한국 시민사회와 신앙인들이 누구의 눈으로 평화를 말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이것은 힘에 의한 세상의 평화를 말할 것인가, 아니면 세상과 다른 하나님의 평화를 말할 것인가를 질문하는 것이다. 평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평화는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님을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남북한을 둘러싼 동아시아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한 서아시아의 평화를 구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유일한 방안이지 않을까


<2017년 2월 팔레스타인 방문 때 사진>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