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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원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를 보는 눈, 평화로 성서와 세상을 읽는 힘을 회복하자

by yunheePathos 2023. 11. 28.

고양YWCA 소식지 12월호(2023. Vol 116. 겨울) 원고(2023. 11. 26.)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를 보는 눈

- 평화로 성서와 세상을 읽는 힘을 회복하자

이윤희 고양YMCA 총무

팔레스타인 YWCA 전경(동예루살렘 소재) / 2018 카이로스팔레스타인그룹을 방문한 한국 에큐메니컬 멤버들 
고양YWCA-팔레스타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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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의 핵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듯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문제’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또한 ‘지금의 이스라엘’이 ‘성서의 이스라엘’도 아니며, ‘정치적 시온이즘’은 유대교나 기독교와도 무관하다. 그것은 한반도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19세기 전후 그리고 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제국에 의한 국제패권질서가 재편되면서 만들어낸 75년의 ‘식민지 점령과 인종차별’의 문제이다. 따라서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문제’는 최소한 국제법과 역사적 문맥에서 다뤄져야 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문제’는 서구 기독교 중심의 세계사와 정신사에서 벗어나 세계 문명의 토대를 제공해왔던 1천년 이슬람과 동양의 정신사와 세계사를 다시금 보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의 문제’는 역사적 문법에 따라 현재를 보면서도, 이것을 관통하고 있는 다양한 정신사와 문명사를 서구 제국이 말하는 충돌이 아닌 융합, 발전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스라엘과 기독교 시온이즘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너무나 익숙하고 가까운 곳이다. 그러나 Google 지도에서 팔레스타인의 지도가 사라졌듯이 한국 기독교인들의 인식에서 팔레스타인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 특히 대다수의 개신교인들은 1948년도에 건국된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약속에 따라 실현된 성서의 이스라엘’로 믿으며,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이 기독교인의 자세, 태도’로 배우고 있다.

이것은 ‘약속의 땅을 회복하는 선민(選民)의식’으로 ‘점령과 정복,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정치적 시온이즘’과 맥을 같이하는 ‘기독교 시온이즘’의 전형적인 태도이다. 종종 광장에 등장하고 있는 이스라엘 국기의 배경이자, 년 6만 명 이상이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감격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1948년도 이전에 청산되었어야할 사람들이며, 그들이 지금도 하나님의 땅을 차지하고 있어 발생하는 인간적으로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로 쉬이 치부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독교 시온이즘’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한국 교회는 UN의 국제법과 인권법에 따른 이스라엘의 점령과 인종차별 정책에 대한 비판조차 곧바로 ‘반유대주의’가 된다.

이스라엘의 점령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애달픈 현실에 대한 이야기는 ‘이슬람과 테러리즘에 대한 지지’로 낙인찍기 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신학교에서, 교회에서 ‘팔레스타인의 사람들과 그들의 평화’에 대한 이야기는 편히 이야기할 수 없는 금지어가 된지 오래다.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찾아가기보다는 나와 다른 그 무엇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패권 세력으로 한국 교회가 변질되고 비판받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베들레헴 출근 길 체크포인트 / 올리브트리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여성들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한국 기독교의 만남

한국 기독교는 새로운 근대국가와 독립의 비전으로 한국 民들에 의해 스스로 수용되었고 성장해왔다. 한국 정신사와의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였으며, 출애굽을 읽으며 나라를 잃는 백성의 희망이 되었다. 구한말 한반도를 둘러싼 제국의 전쟁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며 ‘소외된 약자의 편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하며 그 신앙전통을 형성해왔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수난의 역사를 극복하며 국제 시민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약자에 의한 정의로운 하나님의 평화’를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도 한반도는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채, 팔레스타인과 함께 ‘동-서아시아의 양 끝단에 위치한 평화와 갈등의 시소’가 되고 있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에서 ‘약자의 연대와 협력에 의한 하나님의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신앙의 자리를 만들어왔다. 따라서 한반도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한국 그리스도인들과의 만남은 ‘약자들에 의한 하나님의 평화’를 넓혀가는 일이자, 한반도 평화를 일구어가는 일이며, 사랑으로 평화를 확장해가는 한국 기독교인의 소명이기도 하다.

파괴당한 주거 / 팔레스타인YWCA 여성들이 주민 수익을 위해 만들고 있는 공예품


평화로 성서와 세상을 읽는 힘을 회복하자.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사망자와 집을 잃고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넋 놓고 바라보며, 그 숫자만을 안타까이 헤아리고 있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오늘(11.26) 자로 이스라엘 폭격에 의해 가자지구에서만 사망 20,031명(어린이 8,176명, 여성 4,112명), 부상자 38,750명(75%가 어린이와 여성)에 달하고 있으며, 173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278만 채의 주거가옥이 파괴되었다.

4일간의 휴전은 또 다른 내일의 가자 참상을 의미할 뿐이며, 지금 서안지역에서 불법정착촌 유대인들과 군인들에 의해 일상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구금과 봉쇄, 점령과 인권침해를 해결하지 못한다. 지난 75년 동안 울부짖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民들의 애달픈 호소에 귀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중립이라는 말로 강자의 편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평화로 세상과 성서를 읽는 힘을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팔레스타인 기독교공동체가 ‘카이로스팔레스타인문서’를 통해 제안한 바와 같이, ‘점령과 정복의 시오니즘 신학’에서 벗어나야 한다. 팔레스타인 민民들의 땅과 생존을 지키기 위한 국제평화운동 '올리브나무심기캠페인(Olive Tree Campaign)',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균형감 있게 보며 팔레스타인 지역 민民들과 함께하는 '대안여행(Alternative Tour, Come & See & Act)', 이스라엘의 불법점령과 인종차별 정책을 철폐하도록 하기 위한 국제연대운동 'BDS캠페인(Boycott, Divestment and Sanctions)'에 참여하자. 그리고 우선 당장은 가자지구 난민들과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구호사업을 진행하자.

2012년 팔레스타인 그룹과의 네트워크를 위해 방문했을 때 점령지 올리브농장에서 / 2013년 WCC총회에서 드린 한반도와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공동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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