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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갈등과 분열, 고난에 대한 신학적 고백 - 전쟁의 종교, 남성들의 종교를 넘어

by yunheePathos 2015. 11. 29.

팔레스타인-한반도 평화기도회

2015. 11. 27. 오후 3, 대한성공회

 

<함께 나누는 말씀 2.>

 

갈등과 분열, 고난에 대한 신학적 고백

 

이은주 목사(한국여신학자협의회 사무총장)



여성시편 57, 반전평화를 위한 기도문 2

 

1 세상의 어느 한 귀퉁이에는 오늘도 전쟁의 공포로 울며 떠는 아이와 그들의 가족이 있습니다. 오늘도 전기가 끊긴 어두운 곳에서 전쟁의 재앙이 지나기만을 기도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2 그들이 지존하신 하나님께 큰 소리로 울며 부르짖고 있습니다.

3 그들이 자신들을 삼키려 하는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나님의 인자와 자비를 구하려 어둠 속에서 외치고 있습니다.

4 그들의 영혼이 전쟁의 포화 속에 차가워져 갑니다. 그들의 삶은 총과 포탄의 소리에 사그라지고 있습니다.

5 하나님, 하늘 높이 높임을 받으시고, 이제 주님의 영광을 온 땅 위에 떨치십시오.

6 전쟁의 공포가 우리의 걸음을 막고, 큰 웅덩이같이 우리를 빠져들게 합니다.

7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로 향하게 하시고, 우리가 군가를 그치고, 하나님을 향한 노래를 부르게 하십시오.

8 이제 우리가 우리의 차가와진 영혼을 깨워 주를 찬양하게 하십시오. 우리가 평화의 새벽을 깨우게 하십시오.

9 이제 우리가 전쟁의 무기를 높고, 비파와 수금을 다시 들고 주를 찬양하게 하십시오

10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를 향하신 주님의 한결같은 그 사랑, 너무 높아서 하늘에 이르고, 주님의 진실하심, 구름에까지 닿음을 고백합니다.

11 전쟁이 그친 세상에서 주님은 하늘 높이 높임을 받으시고, 주님의 영광을 온 땅 위에 떨치십시오.

 



전쟁의 종교, 남성들의 종교를 넘어

 

그분께서 세상 끝까지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활을 꺾고 창을 부러뜨리시며 병거를 불에 살라 버리시네”(시편 46:10)

 

종교는 폭력이고 폭력은 종교란 말이 회자된다. 21세기 다시 우리는 전쟁의 세기를 시 작했다. 종교전쟁의 시대이다. 아브라함에 뿌리를 둔 세 종교(JCI)의 근본주의 그룹들은 성스 러운 땅을 회복해야 한다며 종족말살의 성전(聖戰)’을 날마다 벌인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 인 땅을 비유대인의 손에서 유대인의 손으로 회복(redeeming the land)한다는 종교적 명분을 내세워 한해에 수천 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의 생명을 살상하고 있다. 종교가 양산하는 종족 말살의 전쟁은 전 지구적 현상이 됐다. 이 스핑크스와 같은 전쟁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얼굴 은 종교의 모습을, 그 몸통은 경제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덧붙여야 한 다. 바로 남성 우위의 가부장제 정신이 전쟁이란 괴물의 혈액이다. 엄밀하게 표현하면 폭력 과 전쟁은 남성들의 종교란 말로 수정돼야 한다. 전쟁과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가 부장제로 구성된 사회와 종교에 대한 전면적 비판과 수정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전쟁과 젠더의 관계를 파악하지 않고서 현실 사회의 폭력과 전쟁을 종식시키는 것은 불가 능하다. 그 이유는 가부장제 시스템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남성우위의 사회 시스템인 가 부장제는 성별 역할 분업으로 남성과 여성을 대립적인 것, 우열의 관계로 여기고, 생명 창조와 존중, 공감, 돌봄 등의 가치를 여성적인 것으로, 또한 열등한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가치를 상실하게 된 남성들은 전쟁, 폭력, 억압, 강요, 경쟁, 지배와 배제 등의 힘의 가치를 통 해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유지하고자 했다. 전쟁과 가부장이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 까닭 이다. 종교적 신념, 강함의 가치란 이름 아래 파괴의 윤리가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구원도 폭 력(redemptive violence)을 수반하며, 문명의 건설도 폭력을 통해 완수된다. 평화의 이름으로 전쟁은 일어났고 많은 무기가 개발되었다. 많은 생명들이 희생당했지만 세상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핵과 생화학전, 대량 살상 무기들이 가져올 인류와 지구의 종말, 이 종말을 누가, 왜 준비하고 있는가? 바로 남성 우위의 가부장과 남성 종교의 광신적 신화들 아닌가.

 

다시 묻는다. 가부장 사회는 왜 전쟁을 일으키는가? 메리 데일리는 가부장의 통치자들, 힘 있는 남자들은 생명에 반하는 전쟁을 끊임없이 벌여왔다. 여성 에너지가 본질적으로 생명 사랑이라면 여성의 영혼과 몸은 전쟁터, 즉 전쟁의 일차적 타깃이 되었다. 폭력의 대상은 상 대 군사력이 아니다. 적군의 멤버들은 같은 전쟁 게임을 하고 있으며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비밀스런 연대, 즉 군인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 동일한 폭력적 언어와 환상을 함께 공유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은 강간이며 남성 우위의 가부장제를 유지하는 도구이다. 전쟁을 통해 지배와 억압, 배제와 죽임은 가치 있는 윤리가 되고 이것이 지금까지 인간 공동체를 장악해왔다. 전쟁무기를 만들고, 살육을 행하고, 땅을 차지하고, 가부장의 상징물들인 온갖 군사무기들이 그 땅 위에 세워졌다.

 

여성들은 외친다 ! 여성들이 경험한 하나님은 품고, 살리고, 회복하고 숨을 불어넣고, 공감하며, 모두를 치유하며 되살리는 분이심을! 여성들이 경험한 하나님 안에는 전쟁, 폭력, 억 압과 강요, 지배와 배제가 없는 분이심을! 여성들은 종교와 인종, 종족 등의 차이를 배제와 전쟁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 것에 저항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연대한다, 한 목소리로 외친다. “생명을 파괴하는 어떤 형태의 전쟁과 폭력을 반대하며, 생명존중과 공감, 돌봄과 연대의 가 치 위에 새로운 평화 공동체가 세워져나가기를 외치며 기도한다. 남성들의 종교, 전쟁의 종교에 뿌리박고 있는 파괴적 종말론들, 종족말살의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하는 광신적 배타주의의 허구성, 그 거짓됨을 폭로하며 여성들의 경험에 있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하나님의 협력자로서 우리의 삶과 실천을 조직해나간다. 이제 세계의 무게를, 삶의 희열을, 생명의 창조와 유지, 연대와 화해를 향해 옮겨놓아야 한다.

 

팔레스타인 분쟁에 반대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여성 연대 투쟁에 참가했던 Fida Tabouni는 팔레스타인 분쟁이 여성에 대해 가해지는 폭력임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이스라엘의 무단 점령에 대해 말하지 않고서는 여성들의 권리에 대해 말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 여성 감옥수들의 현실에 대해 말하지 않고서는 국제 여성의 날의 의미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가부장제 사회는 바로 군사주의적 사회임을 오늘 이 자리에서 고발한다.”


여신학자협의회(이은주목사) 기도문.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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