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큐메니컬, YMCA/YMCA

2018 한국YMCA전국연맹 신년하례회 예배 말씀 "터진 그릇으로 살아가시겠습니까?"(세신감리교회 김종구목사)

by yunheePathos 2018. 1. 12.

한국YMCA전국연맹 신년하례회(2018년 1월 11, 한국YMCA전국연맹 강당) 예배 설교 말씀을 세신감리교회 김종구목사님께서 "터진 그릇으로 살아가시겠습니까?"라는 주제로 전해주셨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YMCA 동역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말씀이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YMCA 회원, 동역자들과 나누기 위해 김종구목사님의 허락을 구해 올립니다. 귀한 시간과 격려 말씀으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또한 감사드립니다.





터진 그릇으로 살아가시겠습니까?

예레미야 18:1-11



1. 오늘 우리가 봉독한 말씀은 창조주의 활동을 대단히 실감나게 보여주는 소위 <토기장이와 진흙>의 비유입니다. 타락한 이스라엘을 다시 회복시키시려는 마음으로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예레미야에게 토기장이의 집을 방문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창조주의 권능을 토기장이의 작업에 비유하여 표현하는 것은 고대 근동의 일반적인 종교문화였습니다. 토기를 제작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주권은 바로 토기장이에게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볼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토기를 만드실 뿐만 아니라 토기를 깨버릴 수도 있는 권한을 가진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에게 토기장이의 집을 방문하라고 명령하시며, 그에게 일하는 토기장이를 보여주신 가장 중요한 목적은 바로 이스라엘 민족의 미래와 번성을 위하여 절대적인 주권자는 바로 하나님 자신임을 알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토기라는 것은 값비싼 장식용의 도자기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토기는 오늘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사람들이요, 토기장이는 우리를 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을 상징하는 비유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비유를 통하여 오늘 우리 인생과 교회, 그리고 우리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합니다.

 

2. 이 비유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유의해야 할 것은 토기를 만드는 작업 과정에서 진흙이 한낱 재료로서 수동적으로 쓰임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진흙은 토기장이의 의도를 바꿀 수 있는 동반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토기는 토기장이가 만드는 대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흙의 반응여부나 준비상태에 따라서 다양한 토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비유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경우는 바로 터진 그릇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는 토기장이의 손에서 터져버린 그릇을 보여주십니다.

진흙으로 만든 그릇이 토기장이의 손에서 터지매...”(4) ‘터진 그릇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썼는데, 원문을 보니 금이 간 그릇이라는 뜻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성경을 우리 말로 번역한 우리 믿음의 선배님들께 참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영어성경은 marred 라는 단어를 써서 손상되었다 라고 표현했고, 중국어 성경보니까 후아일러’(壞了) 망쳤다로 번역했어요. 그러면 우리말로도 그냥 깨진 그릇으로 표현하면 간단한 번역이었습니다. 그런데 터진 그릇으로 번역했어요. 제가 그 번역자의 마음을 상상해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제가 깨닫는 것은 터졌다라고 했을 때 그것은 토기장이의 작업이 문제가 있어서 마음에 들지 않은 토기가 나온 것이 아니라 뭔가 진흙의 내적 성분에 문제가 있어서 금이 가거나 부서지는 토기입니다. 토기장이가 아무리 아름답게, 또 용도에 맞게 그럴싸한 모양으로 만들어내어도 내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금이 가기 시작하고, 혹은 서서히 구멍도 나고, 가루가 부서져 나오는 등등의 문제로 사용할 수 없게되는 토기를 표현하려고 터진 그릇이라는 단어로 번역했을 것이라는 깨달음입니다. 요약하면 터진 그릇이란 진흙이 토기장이의 의도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았음을 상징하며, 그것은 하나님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의 경우를 비유하는 것입니다.

 

3. 그러면 토기장이, 즉 하나님께서는 이 터진 그릇을 어떻게 대하실까요? ‘터진 그릇을 대하시는 하나님의 방식이 우리에게는 대단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우리의 사람됨됨이를 보건대 누구나 할 것 없이 하나님 앞에서는 터져버린 그릇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먼저 우리에게 복음이 되는 소식은, 하나님께서는 터진 그릇을 버리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토기장이는 터진 그릇으로 자신의 계획에 맞는 다른 그릇을 만들어 가십니다. 터져버려 아무 것도 담을 수 없고, 볼품도 없어져버린 그릇이라도 토기장이는 그것을 다시 주물러서 당신의 계획에 적합한 새로운 그릇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죄악상, 우리들의 부족함, 우리들의 무능함... 이런 것들은 우리 인간들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연약함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심각한 약점인 이런 연약함이 하나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말씀입니다. 길고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계획대로, 기존의 진흙으로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 가시는 인내를 발휘하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개인뿐만 아니라 역사라는 진흙의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은 민족이나 나라를 자신의 계획에 맞게 변화시키시기 위하여 때로 뿌리를 뽑아내거나, 그들을 부수거나 멸망시키시기도 하시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가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이 비유에서 진흙은 단순한 도구일 뿐 아니라, 토기장이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는 것입니다. 진흙이 토기장이의 의도대로 변화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번 망쳐버린 그릇, 터져버린 그릇에서 다시 새로운 그릇으로 만들어지기 위하여는 진흙의 협조, 진흙의 내적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인간사나 민족사로 말씀드리면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의도와 계획을 읽고 그것대로 맞추려는 방향전환, 즉 회개입니다. 회개하는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너는 유다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에 보라 내가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며 계책을 세워 너희를 치려 하노니 너희는 악한 각기 악한 길에서 돌이키며 너희의 길과 행위를 아름답게 하라”(11)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바로 돌이키다라는 단어입니다. 만약 유다의 백성들이 그들의 사악한 길에서 돌이키면”, 즉 진흙이 새로운 모습으로 자기를 변화시키면(히브리어,슈브) 토기장이를 통하여 전혀 다른 새로운 그릇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즉 한번 망했더라도 하나님의 손에 이끌려 아름다운 길과 인생으로 변화된다는 말씀입니다. ‘터진 그릇은 그 자체로는 절망이지만 사랑이신 하나님앞에 회개하고 새로운 인생길로 나서면 토기장이신 하나님은 그 절망의 그릇을 변화시키셔서 새로운 희망의 그릇으로 만들어주신다는 것입니다.

중국 YMCA의 전설적인 두 리더가 있습니다. T.Z. Koo/Y.T. Wu 모두가 방향을 돌이킨 인생들이었습니다. 중국이 서구열강의 각축아래 격변하던 20세기 초엽에 각각 철도국과 세관에서 근무하던 엘리트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20대에 하나님의 말씀을 좇아서 세칭 잘나가던 직장으로부터 돌이켜서 기독학생운동가들로 변화하였습니다. 특별히 Wu는 중국이 사회주의사회로 변화된 이후에도 중국교회를 끌어안고 기독학생운동을 통해 중국사회의 변화를 꿈꾸며 실천했던 평생의 활동으로 많은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4. 오늘 우리들은 너무 처참한 마음으로 우리사회의 지난 역사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모두가 터진 그릇같은 모습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드셨다는 인간이 어쩌면 이렇게 처참하게 터진 그릇이 되었나 황당하기 그지없는 지경입니다. 그런데 또 한편 생각해보면 인류는 그 시작부터 완악하게 하나님의 계획을 망쳐온 터진 그릇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의 약속을 거부함으로써 터진 그릇의 역사는 시작되었습니다. 사탄은 바로 이와 같은 인간의 완악한 심령을 사용하여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거역하게 만들어 패망에 이르게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래도 이 터진 그릇들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여호수아, 사무엘, 다윗 그리고 수많은 예언자들을 통하여 끊임없이 이 터진 그릇들을 새롭게 하시려는 사랑의 작업을 해오셨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행복은 창조주 하나님과의 이 관계를 회복시키는 데 있음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요, 우리를 최상의 토기로 만드시기 위해 애쓰시는 하나님이심을 확신하십시오. ‘터진 그릇이어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터진 그릇으로 그냥 계속 살아가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사탄이 원하고 시도하는 계략이 이것입니다. “어짜피 터질 수밖에 없는 인생, 그냥 살아!” 라는 것입니다. 슈브, 돌이켜야 합니다. 회개를 뜻하는 헬라어는 메타노이아인데, 이것은 방향을 전환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터진 그릇인 우리를 여전히 사랑하십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하여 방향전환하는 것입니다. 속히 하나님께로 방향을 돌리십시오. 우리가 새 마음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방향전환하면, 즉 회개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터진 그릇을 모아서 최상의 그릇으로 변화시키실 줄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우리YMCA 일꾼 여러분!

2018년 새해, 여러분의 섬김을 통하여 우리들의 모습, 우리 대한민국의 터진 그릇이 하나님의 뜻에 맞는 아름다운 그릇으로 변화되는 역사가 나타나길 기도드립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 새 희망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사회로 가는 길도 열리고, 통일의 꿈도 맺히며, 강대국들 속에서 자주하는 대한민국의 꿈도 열릴 기미가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이라는 터진 그릇이 회복되기 위하여서는 시민사회가 굳건하게, 또 반듯한 세계관에 기초한 깨어있는 시민들을 조직하고 활성화하는 일이 중요한 기초이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섬김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러면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십시오.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

너희가 내 손 안에 있느니라” ‘터진 그릇인 우리가 믿을 것은 우리의 능력이나 지혜가 아니라 우리의 토기장이 되시는 하나님의 손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의 손을 의지하여 달려가고 그 손에 잡혀 있기만 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인생, 우리의 민족, 우리의 교회를 새로운 그릇으로 변화시키실 것입니다.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의 마음과 의도를 읽으려 애쓰며, 그 의도에 맞게끔 활용되는 진흙같은 동반자로서의 아름다운 삶, 시민사회운동가의 삶을 살아가시는 은혜가 넘치는 2018년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2018년 YMCA 신년하례회.hwp

2018 한국YMCA전국연맹 신년하례회.hwp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