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인물 23. YMCA 최초의 체육간사인 소포(小圃) 김종상 선생

YMCA 최초의 체육간사인

소포(小圃) 김종상 선생

 

한국 기독교청년회 사상 최초의 체육간사인 소포(小圃) 김종상 선생은 1885년 1월 14일 강원도 정선군(旌善君)에서 한학자 김찬배(金讚培) 씨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여섯 살 때 부모를 따라 서울에 온 그는 한학을 공부하고 일찍이 관립영어학교에 입학했다. 너무 어리기도하고 시골서 왔기 때문에 입학 자격이 없었지만, 함종(咸鍾) 부사를 지낸 바 있는 무관 출신의 그의 조부와 그 당시 학부대신(學部大臣)이던 민영찬(閔泳瓚) 씨와 가까운 친구였으므로 그의 특청으로 13세 때에 입학하여 1904년까지 거의 7년 간 영어를 공부했다. 처음 입학할 때는 장가를 든 성인처럼 가장하기 위하여 머리채를 올려 상투를 틀고 다녔으며 결혼은 16세 때에 오신원 씨와 했다.

그가 관립영어학교 재학 중에 제일 먼저 배운 것이 축구였다. 그 당시 영국 공사관 직원들과 영국 성공회 신부들은 자기나라 국기라고 할 수 있는 축구를 1898년경에 도입하여 즐겼으며 관립영어학교 학생들에게도 가르쳐주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김종상 씨는 축구 경기에서 뛰어난 재주를 보여주어 경기를 할 때는 언제나 선수로 뽑혔다.

한편, 영어학교를 졸업하자 그는 곧 황성기독교청년회 초대 체육간사로 발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당시 총무로 있던 질레트(P. L. Gillett)씨가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야구도 익히게 되어 그는 청년회 회원들과 학생들에게 축구, 야구, 높이뛰기, 넓이뛰기, 철봉 등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흥택(玄興澤) 씨가 민영환(閔泳煥) 씨를 따라 러시아황제 대관식에 참석했다가 서구 여러나라를 순방할 때에 가지고 온 곤봉 즉 던벌(Dunbell) 또는 인디안클럽(Indian club)이라는 것을 보급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축구시합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차례씩 훈련원(訓練院) 대청 앞 즉 서울운동장 뒤 자리에서 했는데, 처음에는 영국공사관팀과 영어학교팀이 하다가 김종상 씨가 청년회 체육간사가 된 뒤부터는 청년회팀도 생겨서 세 팀이 주로 했다. 그 당시 주심은 터너(A. B. Tuner)라고 하는 영국 성공회의 주교였다. 터너 주교는 한국 기독교청년회의 창설 이사 중의 한사람인 동시에 1907년 구회관을 지을 때에 회장으로 있던 사람인데 키가 6척 이상이고 기운도 세고 공도 잘 차서 한 쪽 문대 밑에서 공을 차면 건너편 문대 밑까지 갔다고 한다. 이때에 김종상 씨는 나이는 어렸지만 외국인 이상으로 기술이 좋아 항상 인기였는데 그 당시 최초의 축구선수로서는 첫째로 황해도에서 온 꺽다리 이호성, 옷 잘입고 호강하는 진남포 사람 윤 호(尹 湖), 장난꾼으로 이르남 곽한승(郭漢承), 경인철로 놓을 때에 통역관이었던 윤기익(尹基翼) 등이 유명했다. 특히 이호성은 공을 잘 찰 뿐 아니라 수틀리면 공은 안차고 영국 공사관 선수들을 찼기 때문에 심판을 보던 터너 주교가 화가 나서 뛰어들어 싸웠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김종상 씨는 한국 축구사의 선구자이며 한국 현대식 운동경기의 개척자이다. 그는 운동뿐만 아니라, 영어도 잘하며 필재도 있고 신앙도 좋아서 장로교 연동교회의 목사이던 게일(奇一, J. S. Gale) 씨에게 사랑을 받아, 그 교회의 소아회(小兒會, 오늘날의 유년주일학교)의 창설자로서, 장로가 됐다. 그리고 장로교의 주간 신문인 ‘예수교 신보’와 ‘예수교 회보’ 등의 편집장으로 활약이 컸다. 그러나 그는 신문사 재정관리에 실수를 저질러 퇴임하고 1914년 상하이(上海)에 가서 한인예배회를 조직했고, 다시 1917년부터 1920년까지 일본 요코하마(橫濱)시 복음인쇄소에서 출판업에 종사했고, 다시 1920년에 상하이로 건너가서 한국 임시정부 산하에서 교민들의 육영사업에 종사했다.

8.15해방과 함께 귀국하여 1946년부터 다시 연동교회 시무장로로 피택이 되어 조용히 교회에 봉사하다가 1969년에 동 교회의 원로 장로로 추대되었으며 1972년 11월 12일 서대문구 수색 자택에서 별세했다. 남겨놓은 저서로는 동화집, 성경연구, 설교집, 영어문법 등이 있다.

등걸

-1980.2.15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