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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원고

평화의 생태계를 만드는 운동, NCCK 평화통일운동을 위한 제안

by yunheePathos 2015. 4. 7.

평화의 생태계를 만드는 운동, NCCK 평화통일운동을 위한 제안

                           

이 윤 희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사무국장

 

* 2015년 에큐메니컬정책협의회(NCCK 주최, 20154909~ 18, 아현감리교회) 발표 원고입니다.


평화의 생태계를 만드는 운동(2015 NCCK 정책협의회).pdf


1. 문제의식

 

1-1. 남북한의 평화정착과 통일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개신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에큐메니컬운동은 이에 대한 답을 갖고 있는가?

 

에큐메니컬 평화통일운동은 한 해 한 해 단기적인 프로그램은 있으나 큰 흐름은 보이지 않는다. 사람을 키우는 것도, 돈을 모으는 것에서도, 평화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역할에서도 그렇다. 이것은 한국 기독교(개신교)의 평화통일운동에 대한 전략적인 역할과 위치가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거나, 있다 해도 공유되거나 합의되지 못한 현실의 반영일 수 있다. 다른 측면에서는 정부정책에 대한 단기적인 반응에 익숙해진 그동안의 관성이거나 당해 연도 성과 중심의 평가가 낳은 현실일 수 있다. 자기 그림에 충실하기보다는 남의 그림에 대한 평론, 반응을 자기 그림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첫 번째 질문이다.

 

1-2.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는 덩치 큰 샛강인가? 넓은 품을 갖고 있는 강줄기인가?

 

NCCK는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샛강이 아니다. 따라서 당해 연도의 프로그램 개수나 성과에 급급해하기 보다는 다양하게 흐르는 여러 갈래의 샛강을 모으고 그 줄기들을 해석하며 아름다운 평화의 생태계를 만드는 강줄기가 되어야 한다. 또한 평화의 강줄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한국 기독교의 마르지 않는 샘물로서 예언자적 기능 또한 중요하다. 이 강줄기는 막힌 벽을 돌아가는 지혜도 필요하나 그 벽을 허물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며 샛강을 만드는 수원지이기도 하여야 한다. 지금 NCCK는 평화의 생태계를 만드는 큰 강줄기로서 스스로를 자부할 수 있는가? 마르지 않는 우리의 샘물로 수고하기 보다는 여러 샛강 중 하나로 만족하며 혹 1/N의 덩치를 자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두 번째 질문이다.


이 질문은 NCCK 사무국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니다. 적은 예산과 인력으로 수고하는 NCCK 사무국 동역자들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음을 전한다. 그러나 결코 이것이 사무국 중심의 프로그램과 성과에 몰두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동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에큐메니컬운동을 자임하고 있는 사무국 동역자들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가장 높아야 하지 않을까?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블랙홀과도 같다는 지적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러나 또한 NCCK를 에큐메니컬운동체로서 애정을 갖고 있는 모든 리더십들이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할 질문이다. 상대에 대한 비판의 말은 풍성해도 온전한 성찰적 응답은 적은 듯하다. NCCK1/N로 만드는 것은 누구인가?


1-3. ‘NCCK 화해통일위원회로만 좋은가?

 

한국 개신교의 문제로 예언자적 역할의 부족, 치유와 화해의 기능보다는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거나 자기중심적인 집단(독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이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질문은 목회자 중심의 교권주의와 대형교회 중심의 개교회주의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현재 NCCK는 전통적인 진보-보수라는 구분과 상관없이 이와 같은 교권주의와 개교회주의 패권과 폐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 않을까? 이것은 한국 교회 대다수의 목회자와 신학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교단 상황에 따라 파견된 임기 직(2)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장기적인 평화통일운동의 정책을 생산하고 사람을 키우며 돈을 만들고 각 교단과 지체들의 연합과 협력에 얼마나 힘 있게 나설 수 있을까? 이로 인해 결국 한국 교회에 평화통일운동의 지도력이 거의 없거나 장기 전략과 그림이 부재할 수밖에 없고 사무국 중심의 한해살이 사업에 머물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또한 지금의 위원회 구조로는 각 교단별 교권과 개교회주의의 이해와 갈등을 극복할 수도 없으며, ‘각 교단을 뛰어넘는 통합적 에큐메니컬 평화통일운동 리더십을 육성할 수 없는 현실이지 않을까? 물론 이 하나로 모든 것의 원인으로 규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각 교단과 지체들의 협력과 조정을 위한 구조로 위원회의 기능은 충분히 인정되지만, 현재 제기되고 있는 현안에 대한 응답구조로서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토론은 필요하다. 다른 응답구조가 현재 있지 않다면. 세 번째 질문이다.

 

1-4. 누가 한국 기독교를 자신의 우물이라 말하고 가꾸겠는가?

 

한국 기독교가 ‘88선언으로 평화통일운동을 시대적 소명으로 천명한 이후 30년 동안 지도력과 재정, 그리고 사업에서 무엇이 얼마나 바뀌고 성숙해졌는지 자문하며 답을 찾아야 한다. 사람도 사업도 재정도 그 때와 다름이 없다면, 이후 30년 후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한국 에큐메니컬운동 전반의 문제일 수도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모색과 노력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있는가? 누가 한국 기독교를 자신의 생수로 고백하며 그 우물을 가꾸겠는가? 한국 기독교를 사랑하는 청년들의 질문이다.

 

사람을 키우고 육성하는 일이 각 교단과 교회의 일이라고만 한다면, 다양성 안에서의 협력과 일치라는 말로 숨고자만 한다면, 교회개혁 500주년을 앞둔 지금, 한국교회의 위기에 눈을 감는 행위가 아닐까? 누구나 아는 질문이고 응답이다. 그러나 우리가 행하지 않는다면, 한국 교회를 위해 누구도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우물은 지금처럼 말라가지 않을까?

 

2. 제안

 

2-1. 한국기독교(개신교)평화통일운동협의회 구성

- 평화의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협의체가 필요하다.

 

평화 정착과 통일의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시간이 흐를수록 멀어만 지고 있는 남북한 간의 이질성과 원심력, 남남갈등의 심화와 보수화 등 이에 대한 장기적인 응답과 과제를 찾는 구조가 필요하다.


NCCK 구조로는 청소년, 청년, 여성 등 다양한 그룹과 영역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살려갈 수 없다. 현재의 NCCK는 목회자 중심의, 교단 중심의 질서로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독인들의 참여를 조직할 수 없다. 지역의 단체들과 평화의 교회들이 중심이 될 수 없다.


참여 단체들의 독립성을 살리면서 사업들을 효과적으로 지지, 지원, 협력하며 적은 인력과 재원 등 자원의 비효율을 줄이기 위함이다. 교단과 교회별로 비슷비슷한 일들을 어제도 오늘도 하고 있다는 자괴감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교단을 넘나들 수 있는 에큐메니컬 평화운동 지도력을 육성하기 위함이다. 이 시대를 감당하고 있는 에큐메니컬운동 지도력들은 교단과 교회의 이해에서 자유로운가를 질문하게 된다. 평화운동의 리더십은 개 교회와 교권으로부터 자유로워야한다. 육신의 부모를 떠나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듯 교단 정치로부터 자유로운, 전체 에큐메니컬운동의 이해에 기여할 수 있는 지도력을 키워야 한다.

 

2-2. 남북교류협력과 모금(FUNDING)의 창구, 국제평화재단의 설립

 

남북한 기독교와 시민사회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남북교류협력 창구의 필요성은 강조할 필요가 없다. 정부 정책에 따라 요동치는 교류협력 사업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두 번째 일 것이다. 에큐메니컬운동은 국제적 네트워크로서 그 위상과 역할이 크다. ‘WCC 에큐메니컬포럼은 아쉽게도 그 기능과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남북한 통일을 위한 한국 기독교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아시아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NCC, YMCA, YWCA의 국제조직을 활용한 방안을 현실성 있게 논의해야 한다. 조그련과 함께 북한 내에 협력 파트너를 구축하는 것 그리고 재외 한국인 사회와의 협력도 중요한 과제이다.


체계적인 국내외 모금 활동의 활성화를 통해 수공업적인 교류협력사업의 재원 마련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것은 또한 지도력 육성과 사업 기금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한국 기독교가 갖고 있는 국내외의 다양한 재원 기반을 개발해야 한다.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체계화된 모금 프로그램의 개발과 인재의 육성이 시급하다. 재원의 빈곤함에 힘들어하고 있는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모금역량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교세확장을 위한 제국적 방식의 경쟁적인 북한 선교에 대한 성찰과 통합의 흐름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북한 선교가 돈으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는 물량 공세 흐름을 경계하며 국내외 교류협력의 창구를 개설해가야 한다.

 

2-3. 평화통일운동연구소 등 연구 역량을 조직해야 한다.

 

‘88선언은 중심의 평화통일운동을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 기업과 정부의 연구와 비교할 수는 없다하더라도, 통일과정에서의 의 역할과 준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한국교회가 평화교회로 거듭나고 협력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교재와 어린이, 청소년, 여성, 노인 등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요청된다.


남북한 기독교 공동의 역사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높이고, 분단과 전쟁, 냉전 시기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한국 교계의 연구와 공식적인 성찰이 요청된다. 한국 기독교가 현대사에서 드리우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하는 것으로부터 화해와 치유의 첫 걸음을 시작해야 한다.

 

2-4. ‘한국 에큐메니컬 PEACE DAY’ 제정과 협력

 

세계YMCAYWCA는 세계 1차 대전 종전일(1918 1111)을 전후해 1주일을 국제친선기도주간으로 치루고 있다. 매년 세계YMCAYWCA가 공동으로 발간하는 기도문과 예배문으로 세계 125개국 YMCAYWCA가 함께 공동의 기도와 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를 통해 YMCAYWCA는 공동의 평화의식과 문화를 공유한다. WCC5월 마지막 주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평화기도주간으로 선언하고 전 세계 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촉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 모든 기독교 교단(루터교, 카톨릭, 정교회 등)의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카이로스팔레스타인그룹베들레헴 성탄 프로젝트3년 전부터 시작하고 있다. 12월 한 달 동안, 전 세계 교회가 예수 탄생의 의미를 새기며 공동의 기도와 예배로 팔레스타인의 평화에 대한 관심과 BDS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YMCA는 정전협정일인 727일을 YMCA PEACE DAY로 지정하고 철원 DMZ에서 평화순례, 청년리더십 평화 캠프, 소이산 평화기도회(2013YWCA, NCC 등과 공동 추진)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회원과 시민, 국내외 평화 운동가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일이다. 청년 리더십 육성을 위한 교육과 행진, 기도와 예배를 함께하며 전 세계 YMCA에 참여를 호소할 계획이다.


한국 기독교는 제10WCC 부산총회에서 ‘WCC 한반도 평화 선언문을 채택하고 미래로 가는 길-권고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런 선도적인 활동을 하기 위한 상징적 시기로 해방 70주년인 2015년을 적시하고 있다. 815일을 전후한 일주일을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주간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 문서에 대한 한국 기독교의 구체적인 역할과 책임이 요청된다. ‘정의·평화를 위한 순례의상징으로 기독인들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한국 에큐메니컬 PEACE DAY’를 행동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3. 마무리

 

한국교회에만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에도 청년이 없다. 30년 전의 리더십이 지금도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리더십이다. 청년 리더십의 씨앗은 보이지 않고 그마저 말라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각 교단 차원의 청년 목회자들이 한국 교회의 청년을 대표하지 않는다. 다양한 영역의 시민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교회를 찾아야 한다. 그들이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


오늘 말씀드린 문제의식은 비단 저에게 준 주제, ‘에큐메니컬 평화통일운동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닐 것이다.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에 답답해하는, 한국 기독교가 우리의 생수인가?’를 놓고 기도하는 청년들의 질문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알고 있는 질문들이고 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 에큐메니컬운동 지도자들의 신중한 응답과 누군가는 먼저 손해의 길에 들어서야 가능한 응답이다.


YMCA 또한 오늘의 제안에 대해 큰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평화통일운동에 대한 깊은 토론이 진행되고 있음을 나누고자 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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