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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컬, YMCA/에큐메니컬

아시아주일 설교문; 희망의 하나님,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와 평화로 함께 하소서(남부원 APAY 사무총장)

by yunheePathos 2024. 5. 13.

희망의 하나님,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와 평화로 함께 하소서.
- 아시아주일 설교 -


남 부 원
아시아태평양YMCA연맹 사무총장
버마민주화를 위한 아시아 에큐메니컬플랫폼 의장




지난 5월 12일(주일, 오후 1시 30분), 기독교대한감리회 보문제일교회에서 미얀마민주화를위한기독교행동과 NCCK 국제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2024년 아시아 주일(Asia Sunday) 예배'가 있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는(Christian Conference of Asia, CCA) 1974년부터 매해 성령강림절 직전 주일을 아시아 주일로 제정하여 각 지역의 시급한 선교과제에 참여하고자 CCA 회원교회와 각 국 교회협의회, 그리고 세계 에큐메니칼 공동체와 함께 매년 아시아 주일예배를 드려왔다. 올해 아시아 주일 주제는 '미얀마의 평화'였다. 쿠데타 이후 3년 넘게 자행되어 온 군부의 잔혹한 탄압과 폭력 속에서 희생된 모든 생명들을 기억하며, 미얀마의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하는 모든 이들과 연대하는 의미를 담아 예배를 드렸다.(NCCK 설명)

이 날, '희망의 하나님, 우리를 위로하시고 우리와 평화로 함께 하소서' 제하의 예배 설교를 맡아주신 남부원 APAY 사무총장의 동의를 구해 설교문을 공유한다.



먼저 오늘 아시아주일을 맞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위원회가 미얀마의 민주화와 인권을 생각하고 이를 위해 싸우다 희생당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귀한 예배에 초청해주심에 깊이 감사드리며, 부족하나마 버마플랫폼의 의장으로서 그동안의 경험을 여러분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지난 4월말에 열렸던 <아시아 인권의회>에서 확인된 것처럼, 현재 미얀마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에서 시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당하고, 만연한 국가폭력에 의해 민주주의의 원칙과 가치들이 엄청나게 퇴행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입니다.

저는 지난 8여년동안 아시아의 여러나라의 다양한 삶의 현장들을 경험하면서 지금의 참담한 현실은, 오래되고 뿌리깊은 식민착취의 어두운 유산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문제의 본질을 근원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얀마를 포함하여 아시아의 많은 나라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국가폭력”의 문제는, 결국 시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시민사회를 활성화시키며, 권력을 순치하고 길들이는 지난한 씨름의 과정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로 사료됩니다.

버마플랫폼의 창립과 활동
  
이제 버마플렛폼의 활동을 잠깐 소개드리려 합니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직후, 이 자리에 계신 메노나이트 사회선교사 맥스 에디거(Max Ediger) 선생의 간절한 요청으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아태YMCA연맹 등 에큐메니컬 단체들은 미얀마 쿠데타 상황의 심각성과 함께, 쿠데타가 장기화 될 것을 예측하고, 아시아와 세계 에큐메니컬 단체들에게 호소하여 미얀마에서 저항하는 시민들과 장기적으로 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 7월 1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를 포함, 미국, 일본, 대만 등 총 13개 에큐메니컬 단체와 함께 버마 플랫폼을 발족하였습니다.  

버마플랫폼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불복종운동(Civil Disobedience Movement)을 지속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 - 주로 교사들과 의사 간호사들, Max Help (가명, 현장 활동가 조직) - 과 함께 비폭력 저항운동에 연대하고 있으며, 초기 2년여동안 총 4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첫번째는, 긴급지원으로 군부의 공격을 받은 시민들, 가난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식량, 쉼터 지원 등입니다.
두번째는,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변호사들을 조직하여 법률 상담 및 지원하였습니다.  
세번째는, 재활 및 직업교육으로 재생에너지를 위한 농장을 운영하며 지역 사회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부족한 식량을 조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입니다. 온라인 교육을 중심으로 교사들을 지원하고, 대안적 커리큘럼을 개발하며, 국제 교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는 등 양질의 교육을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제공해 왔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지금까지 버마 플랫폼을 통해 30여 명의 교사와 300여 명의 학생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에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학부모와 공동체를 조직하기도 합니다. 또한, 군부의 통제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 공동체 농장(Farm of Hope)을 일구고 이를 통해 식량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삶의 기반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특별히, 코비드 시기에 KNCC를 중심으로 한 긴급모금을 통해 산소통을 만들어 위급한 환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해왔고, 수백명의 사람들에게 의약품을 제공해왔으며, 다양한 건강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버마 플랫폼은 1달에 1번 정기 온라인 회의를 통해 플랫폼 회원들과 미얀마 활동가들이 함께 프로젝트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함께 계획해 나가고 있습니다. 회의를 통해 미얀마 활동가들은 자신을 포함해 지역 시민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군부통치의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얻고 있고, 세계가 우리와 함께 하면서 돕고 있다는 경험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여러 에큐메니컬단체들이 모여 함께 지원하고 있지만, 할 일은 많고 예산은 부족한 상황에서 미얀마 활동가들의 감사인사를 차마 받을 수 없는 처지임을 고백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현장활동가들인 맥스헬프(Max Help)의 중장기적 운동전략에 대해 몇가지를 나누면서 제 말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맥스헬프(Max Help)와 버마플랫폼은 장기적인 비전을 바라보면서 비폭력시민운동을 그 노선으로 선택했습니다. 버마 청년들의 군부학정에 저항하는 ‘불가피한 선택’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와 ‘정의’와 ‘포용’에 기초한 3가지 전략적인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1) 다민족사회의 현실에서 평화와 평등을 향한 변혁
2) 평화로운 세계을 위한 전지구적 인식(awareness)과 협력 추구
3) 도시와 농촌지역 간의 균형잡힌 지탱가능한 개발

첫째, 다음세대을 위한 교육: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구성원들에게 갈등변혁, 정의, 평등, 민주적인 거버넌스에 대한 교육.

둘째, 직업교육 및 훈련: 유기농 상품을 재배 생산하고 직업기술을 가르쳐 가족들을 부양함으로써, 이 운동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유지함.

셋째, 건강교육 및 건강돌봄지원: 건강에 관한 지식을 전숨함으로써 운동참여자와 가족들의 건강을 유지토록 돕고, 운동의 지속성을 담보함.

이 세가지 요소가 상호연결되고 작용하면서 비폭력평화운동으로 지속되게 하는 것입니다. 대안적인 교육에는 갈등의 변혁, 평화, 정의, 민주적인 거버넌스 그리고 삶의기술 (Life skill) 등을 통합하는 새로운 교육철학에 따른 교육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활동 속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배향하고 미래에 어떤 나라와 세계에 살고 싶은지를 꿈꾸게 합니다.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 즉 계획, 실행, 평가의 전과정에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사들, 부모들,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참여시킵니다.

국제연대는 이 운동의 주요한 요소입니다. 특별히 대안교육운동의 국제적 연대망을 형성해가고 있습니다. 버마플렛폼에 참여하는 단체들을 통해 대안교육전문가들을 연결시켜 이른바 통합 커리큘럼 프레임워크 (Integrated Curriculum Framework), 프로젝트에 기반한 학습(Project Based Learning), 민주적인 교육방법론 등을 개발하고 실제 교육과정에 적용해가고 있습니다. 현재 맥스헬프 조직이 당면한 긴급한 과제는 젊은 교사들과 학생들에 대한 군부에 의한 강제징집 (남성: 18세-45세, 여성: 18-35세)을 피하기 위한 긴급 대피용 임시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것입니다.

맺으며

우리가 잘 아는 독일의 신학자 칼 바르트는 독일 히틀러시대의 암울함 속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와 시민공동체>라는 저서를 통해 “복음으로부터 도출되는 그리스도적-정치적 방향과 노선은 일반적으로 민주주의적 국가로의 경향을 지닌다”고 말했습니다.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민주주의의 정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을 “정치적인 하나님 섬김” 즉 “정치적인 예배”라고 표현하면서 구체적인 실천사례를 제시했습니다.

첫째, 교회는 시민들의 삶 속에서 ‘자유’가 구현되도록 추구해야 한다.
둘째,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한분 주님 아래에서 하나의 영 안에서 받은 세례에 기초하는 것처럼” 교회는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
셋째, 자유과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적 가치들이 경제적 약자들에 대한 연대적 돌봄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애쓰는 것도 교회의 중요한 과제이다.
  
지난 4월말에 있었던 <아시아 인권의회>에서 스리랑카의 인권현실에 대해 발표했던 시가모니 세익스피어 박사의 말씀이 다시 떠오릅니다. “이 세계에서 누군가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당할 때 교회는 아파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에 속해 있고, 그는 또한 하나님에 의해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피조물들이 지금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낳은 거대한 글로벌 자본주의의 구조악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민족과 나라의 경계를 넘어 이제 인류와 자연(지구)이 상호 촘촘히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 세계에서,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을 확장하여 버마 민중들의 깊은 고난과 진리를 위한 처절한 싸움에 기도와 연대와 공동실천으로 동참하게 되길 소망하면서 제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버마플렛폼 발족 참여단체:

- 대만기독교장로회  (Presbyterian Church in Taiwan)
- 대만YMCA (YMCA of Taiwan)
- 한국: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기독교 행동
- 아시아태평양YMCA연맹 (Asia and Pacific Alliance of YMCAs)
- 일본기독교교회협의회 (National Christian Council in Japan)
- 일본YMCA연맹 (National Council of YMCAs of Japan)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 한국기독교장로회 (Presbyterian Church in the Republic of Korea)
- 한국YMCA전국연맹 (National Council of YMCAs of Korea)
- Asia Pacific Forum of the North American Churches
- Center for Minority Issues and Mission
- Freedom, Dignity and Asia
- Friends of Asia
- Mennonite Committee (Southeast Asia)

아시아주일 설교_남부원.hw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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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문/순서지 내려받기 : http://www.kncc.or.kr/newsView/knc202404250001

2024년 아시아 주일(Asia Sunday) 예배 안내

www.kncc.or.kr


https://youtu.be/9eayq-DH9uo?si=t6nV-h_3_8fWE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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