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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왜 종교로 시민이 되는가?

by yunheePathos 2017. 4. 3.

"팔레스타인에서 지내보면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팔레스타인 사람들과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아실거에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는지를 그리고 얼마나 친절한지를. 그런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네 고등학생 또래의 여학생이 한 말이다.


"팔레스타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고통이지만 나는 팔레스타인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한다. 우리는 매일 저녁 팔레스타인과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걱정하지만 이 땅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여학생 어머니의 말이다.


팔레스타인 무슬림과의 만남. 낮에는 팔레스타인 기독교인과의 만남을 간직한 시간이었다면 해가 저물던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한 무슬림 가족을 만났다. 딸 둘과 함께 온 4명의 가족. 그들의 이야기다.


'우리는 왜 세계 난민으로 살아야하는가? 왜 우리 마을에 이스라엘 정착촌이 들어서고 우리는 마을을 빼앗긴 난민이 되어 가족 누구는 외국 타향살이로, 누구는 죽임을 당하거나 누구는 감옥에 있어야 하는가?'


'왜 종교로 시민이 되는가?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으로서 시민이 된다. 기독교인이든 무슬림이든 한 형제이고 한 시민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종교가 시민이 된다. 팔레스타인이든 시리아든 아랍지역의 유대인들은 아무런 문제없이 살아가는데 왜 우리는 팔레스타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달라야 하는가? 평화란 무엇인가?"


'왜 대다수 무슬림들의 평화를 위한 주장과 외침에는 귀기울이지 않고 이슬람을 테러세력이라고 매도하는가?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왜 미국은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유엔결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가? 그것이 평화를 위한 것인가?''


'아랍지역의 국가가 덜 민주적이라는 이유로 왜 전쟁이라는 수단을 통해 바꾸려하는가? 그것이 평화이고 인권인가? 민주주의인가?'


사위가 어두워지고 추위가 몸을 오그라들게 했지만 무슬림 가족의 뜨거운 이야기는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게 했다. 우리네 35년의 식민지와 3년의 내전 그리고 70년 분단의 아픔을 눈물로 공감하는 이가 있다면 그리고 우리의 평화에 대해 함께 기도하며 행동하는 이가 있다면 아마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지 않을까? 우리가 그들의 아픔을 안다면. 하나님의 평화의 연대가 약자의 연대임을 생각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민사회 연대는 이곳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1년에 수만명이 떠나는 한국 기독교인들은 오히려 평화보다는 증오만을 쌓아가는 것 같다. 성조기만으로도 만족 못했는지 이스라엘 국기까지 소위 태극기집회에 들고 나오는 이들이라니. 이런 '얼' 빠진 사람들의 집단이 지금의 개신교라면, 이런 개신교가 무슨 평화를 말하겠는가?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는 또한 그 얼을 새로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일제하 출애굽을 읽으며 희망을 노래했듯이.


#팔레스타인 을 방문하면 꼭 난민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슬람 평화신학자를 만나기를 추천한다. 내 언어의 부족함이 참으로 원망스런 시간이었다. 또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2.10) 


#기독교 #대안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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