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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컬, YMCA

개신교와 불교간의 종교 갈등 프레임으로 현실을 보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가리는 것이다.

by yunheePathos 2010. 12. 18.

'새로운 기독교운동연대'(준)가 12월 17일, '종교시장 신자유주의, 처치스테이·템플스테이 발상을 비판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근본적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이 성명을 통해 본 느낌을 적고자 합니다.

이것은 단지 이 성명에 대한 문제의식일 뿐만 아니라 많은 정치인, 언론인들이 하나같이 문제를 종교간의 갈등으로 해석하고 우려하는 글들을 발표하면서 도리어 종교갈등을 부추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기에 이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현 갈등을 개신교와 불교간의 갈등 프레임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로 인해 문제의 핵심을 가리고는 있지 않은지 걱정됩니다. 

개신교의 공공연한 땅밟기, 부흥회라는 명목으로 지역 내 사찰의 파괴를 주장하고,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분은 장로라는 신분으로 이런 헤궤한 집회에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작금의 현실에서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칫 종교간의 갈등이라는 프레임으로 현실의 갈등을 해석하고 대립각을 세운다면 일부 한국 개신교의 맘몬화된 타락과 패권의 문제점은 이 프레임에서 사라질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현 정부에서 극성을 부리고 있는 심각한 외눈박이의 종교 편향과 이에 편승한 그리고 현 정부의 권력을 만드는데 공로를 세웠다고 생각하는 개신교 일부 - 사실 대다수라고 말하는 것이 양심적이만..- 패권화된 맘몬집단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들보보다 내 눈의 티눈을 더 크게보고 성찰하는 힘이 예수가 말하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한국 개신교의 변화를 위한 노력들을 소중히 하고 모아가는 것은 대단히 귀한 행동이라 생각하지만, 아래와 같이 신자유주의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개신교와 불교간의 갈등 프레임으로 현실을 설명하는 것은 문제 설정에 심각한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국 그릇된 문제설정으로 인해 잘못된 해결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까 - 추상적이고 도덕적인 설교에 머무르고 새로운 힘을 만들어가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한국 개신교에 대한 성찰의 힘을 더 높이고, 이를 부수고 바꾸기 위한 노력을 더 깊게 만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땅에 예수가 온다면 밤 하늘에 높이 빛나는 한국 교회의 십자가를 보며 무엇이라 할까요? 제 생각에는 하느님의 이름을 팔아먹는 독사들의 자식들이 우글 거리는 타락의 성전이라 하지 않을까요? 성탄이 며칠 안남았네요. 예수님이 제발 이 땅에 오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루 밤에 무너질 맘몬의 소굴을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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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종교시장 신자유주의, 처치스테이·템플스테이 발상을 비판한다!

 처치스테이(church-stay)와 템플스테이(temple-stay)가 논란이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을 중심으로 한 개신교계가 처치스테이 예산으로 3000억 원 가량의 정부 지원을 추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불교계(조계종)는 자신들이 추진했던 템플스테이 관련 예산이 여당에 의해 삭감된 데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는 개신교와 불교가 각기 추진 중인 이 두 가지 사업 공히 종교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자유주의 현상의 하나로 보고, 이러한 종교 본연의 자세를 벗어난 천박한 발상에는 국민들의 혈세가 단 한 푼도 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한기총 회장 선거 출마 후보자 중 한 명인 길자연 목사가 14일 열린 선거 정책토론회에서 밝힌 '처치스테이' 관련 주요 발언은 다음과 같다.(‘크리스천투데이’ 보도)

.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5~6년 동안 3000억 원 정도의 문화기금을 조성해 한기총이 불교의 제반 사역을 월등히 뛰어넘는 사업을 준비하겠다.
. 얼마 전에도 문화부 종무실장과 협의했고, 이러한 투자를 정부가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 사실 이번에 대정부 국회 예산안에 (처치스테이 예산을) 삽입하려고 노력하다가 시간이 부족했다.
. 10m짜리 십자가를 연평도 산상에 세(워),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고, 기독교 국가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며, (이 같은) 적극적인 방침으로 사회에 이바지하면 어떤 종교보다 우위에 서리라 확신한다.

  우리 헌법 제20조에는 1항에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2항에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우위'라는 명분으로 보수교권 장악을 위한 치적쌓기라면 얼마든지 권력을 동원해 국가예산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길 후보의 인식은 헌법을 무시한 매우 무지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남북간 긴장이 가장 고조된 지역에 초대형 십자가 세워 ‘기독교 국가’임을 자랑하려 한다니, 이는 북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무종교를 비롯해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우리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시대착오적인 망발이라 하겠다.

  역사적으로 보면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난세에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져있을 때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첨병이 바로 종교였고, 정교유착(혹은 정교야합)이었다. 물론 그러한 종교들은 각기 특유의 신성성(神聖性)을 내세웠지만, 한결같이 각 종교의 시조(始祖)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타락하고 부패한 폭력적 권력집단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폐악을 극복하기 위해 헌법에 ‘정교분리’ 원칙을 제도적으로 마련했던 것이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극성을 부리는 미국에서도 수정헌법 제1조는 “주(州)는 어떤 종교상의 교리나 신앙을 가르치는 기관에 세금으로 거둬진 돈을 지원해 줄 수 없다.”고 명시한 건 다 그런 까닭이다.
 
불교계의 템플스테이 발상도 같은 맥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계사는 17일, 일간지에 “국론분열, 안보불안, 종교분쟁 조장하는 이명박정부와 한나라당을 규탄합니다”라는 광고를 실었다.

그러나 만약 여당이 템플스테이 예산 지원에 적극 나섰더라면,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후 수경 스님이 절을 떠날 정도로 석연치 않았던 당시 조계사 분위기를 고려할 때,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입장이 오늘 어떻게 정리되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권력관계도 그러려니와 오늘날 이웃나라인 중국에서 소림사가 민족자산이라는 미명아래 관광자본에 심히 물들어 후유증을 앓고 있는 점 등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 이상 물질계에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요즘 무한경쟁의 이기적인 자본주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수와 석가는, 당시 약자들을 위해 조건 없이 자신의 몸을 던져 사랑과 자비를 실천한 인물이다. 그런데 그들을 따른다는 기독교계나 불교계가 종교시장을 놓고 신자유주의를 실천(?)하는데 앞장선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 아닌가. 종교계가 아니라도 우리 사회에는 대형 장사꾼들이 지나치게 설치고,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가 너무 많다. 

2010. 12. 17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준)/ 새기운
http://cafe.daum.net/VoiceOfNewChrist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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