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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숨

겨울을 이겨낸 이들이, 그래서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by yunheePathos 2015. 9. 20.
맨 땅에 헤딩하는 것이 점차 두려워지는 나이입니다.

아직도 철이 없어 새로운 생각과 기대만으로도 세상을 얻은 듯 환상에 들뜨고 즐거운 마음입니다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고심은 어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을 약한 마음으로 보지 않고 지난 해보다 좀 더 섬세해지고 신중해진 모습으로 생각하며 그리 큰 걱정은 안한답니다.

한 겨울을 이겨내고 특별한 돌봄도 없이 그저 내리는 비와 바람과 쏟아지는 태양에 의지하여 죽은 듯 고요하다 제 모습을 갖춰가는 선인장을 집 마당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크게 눈에 띄지 않다 갑자기 제 눈에 너무나 크게 확연히 들어와 앉았습니다. 

나를 격려하는 듯한 메시지로 받았나 봅니다. 겨울을 이겨낸 이들이 그래서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2015. 9. 20. 오후 10시.
기초간사학교로 방문한 군산 은파호수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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