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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박근혜게이트에 박근혜가 없다. - 박근혜게이트에서 박근혜 지우기

by yunheePathos 2016. 11. 4.
또 한번 영혼 상실의 누구 말인지 모를 신의 강림을 보았다. 들끓는 민심의 바다로는 감히 내려오지 못하고 고작 한다는 것이 '최순실이 ~저질렀다고 하니, 미안하단다. 또 나하고는 상관없단다.' 참~ 속 편하다. 무소불위, 무오류의 신에게 마귀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오늘자 뉴스는 국민이 왜 퇴진을 요구하는지, 퇴진이외에는 답이 없음을 확인한 것 뿐이다.

정부 붕괴와 헌정 질서 파괴의 주범이 대통령과 집권당인 새누리당이라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철저히 개인비리로 짜맞추란다. 최순실과 안종범 그리고 그에 부화뇌동한 몇몇의 비리로 철저히 몰아간다. '최순실씨 관련 사건'을 엄중히 수사하라며 자신에게 향한 국민의 눈을 돌린다. 그리고 국민에게 위안과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한판의 굿을 주문하고 있다. 마치 큰 인심쓰듯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효녀 심청이 처럼 진실을 위해 자신도 수사받겠다며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망친 평화와 안보, 경제를 이유로 국정중단이 있어서는 안된단다. 대한민국은 무한히 존속해야 하기에 대통령직을 포기할 수 없단다. 이제 유치원 아이도 할 수 있는 직이 대통령직이 되었다. 엄마가 써준대로 읽고 망하면 망한대로 또 그 이유로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 대통령직은 잘못하면 잘못할 수록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 철통 밥그릇이 되었다.

그리 엄중하다는 안보와 경제, 외교 그리고 인사 등 모든 국정 현안을 최순실이 왜, 어떻게 컨트롤할 수 있었는지, 그 바뀐 결정이 무엇이었는지, 그것이 지금 한국사회에 어떻게 부정적 역할을 했는지, 지금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온갖 추문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한마디도 안한다. 그리 감싸고 돌던 문고리 3인방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기에 잘랐는지 한마디도 안한다. 의혹만으로는 자를 수 없다던 민정수석을 왜 잘랐는지도 한마디 안한다. 지난 4년 동안 공무원과 국민을 어떻게 바보, 인형으로 만들었는지를 밝히라는데 엉뚱한 소리만 한다. 최순실, 최순실. 그들의 머리 속에는 국민이 앙코없는 진빵에 침 홀리는 바보처럼 생각되는 것 같다. 수치심과 모욕감에 분노만이 커진다.

왜 박근혜는 최순실에게 정부의 핵심 권한을 넘겼을까? 항간의 표현처럼 왜 최순실(또는 그 일가)을 상왕으로 모셨는가를 묻는 것이다. 그 이유를 밝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해 뒤집힌 정책은 무엇이며, 그 결과로 초래된 것이 무엇인지, 청와대가 특정인의 손발이 되어 저지른 부정부패와 비리가 무엇인지, 그 과정에서 재벌의 이익이 무었이었는를 밝히라는 것이다. 그리고 집권세력으로서 새누리당과 고위공직자들이 이와 같은 헌정파괴 과정에 누가, 어떻게 참여하고 방조했는지를 밝히라는 것이다. 최순실의 부정, 비리는 맨 마지막 소꼬리일 뿐이다.

최순실 비리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이 막중한 정부 권한을 일개 사인에게 넘긴 이유를 밝히고 그 책임을 물어 퇴진하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이다. 그것은 법률적인 문제, 이전의 문제이다. 단순한 정책의 오류나 실패, 그 과정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해서 퇴진하라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단순히 사익을 추구한 악질적인 부정비리범이기에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국민에게 이해와 용서를 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국민의 안위와 국가의 명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을 사인에게 넘긴 대통령을 누가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그 스스로 대통령의 권한과 자질이 없으며 그 책임조차 질 수없다는 것을 자백한 대통령을 말이다. 따라서 이것은 정부 변호인인 검찰의 수사를 기다릴 이유가 없는 사안이다.

박근혜는 선한 의지만을 갖고 있는 신적 존재로서 자신과는 무관한 최순실 개인의 비리게이트로 이번 사건을 한정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리고 검찰은 이에 맞게 최순실 변호인으로서 적절히 그리고 충실히 그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운 과녘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일했던 한물간 인사들을 내세우고 마치 국정이 정상적으로 수행되는 것처럼 행세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악어의 눈물로 국민에게 조아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과의 정면대결을 준비할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무슨 짓을 어떻게 저지를지 감량이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이 거리에 나오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거리에 나오고 있다. 몇몇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장에 가듯 떼거리로 나오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부모들이 만든 한국 사회가 너무나 참담해 보이고 그들에게 희망을 앗아간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것만은 아니지 않는가 묻고 있다.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내세웠던 어른들이 책임있게 응답해야 한다. 그들에게 너무 부끄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기가 막힌 현실이다. 우리 딸내미들에게는 이런 사회가 아니기만을 바래왔는데 말이다. 이런 나라같지 않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죽어가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거리에서 많은 청년들이 피를 흘린 것이 아니지 않는가?

남아공에서도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을지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시민들의 몫이다. 시민주권의 힘은 지역에서, 마을에서, 관계하는 모든 공간에서 표현하고 네트워크을 만들어갈 때 가능할 것이다. 내년 대선만을 바라보며 시간을 떼우려하는 여당과 야당 정치인들의 손에서 나라 운명의 결정권을 찾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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