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민사회

한국 사회 변화를 위한 시민사회운동의 역할은 무엇일까?

by yunheePathos 2017. 3. 23.
민주당 경선을 보며 드는 느낌과 시민사회단체의 역할?

덩치가 커진 사람들은 부자 몸조심하듯 정론이 사라지고 온갖 불순물들이 뒤섞여 이젠 정체성조차 찾아보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온갖 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지만 그 강물의 근원인 생명의 수원지를 잃어버리면 그대로 썩고 만다는 것을 잊은 듯하다. 수원지를 잘 돌보며 큰 바다로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평상시 그들은 수원지를 가꾸고 바다와 만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다 그 어간 어디서부터인가 덩치를 키우기 시작해 몸집만을 불리고 있다. 그리고 자신만을 바라봐 달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한때의 요란스런 허풍선이임을 곧 깨닫게 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일이다.


수원지는 다른 물줄기들과 어울림의 조화를 만들어 바다로 나아가는 생명의 근원이자, 보이진 않지만 깊고 고요한 강물의 바닥을 형성하며 배를 띄우기도 가라앉히기도 하고 거기에 바람을 보테기도 하는 힘의 근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종종 소란스럽기만 한 개구리 허풍선이들에게 수원지는 일상에서 쉬이 잊혀버리는 대상이거나 부속품처럼 취급당하는 신세로 전락하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작은 물줄기들도 큰물을 그리워하며 온갖 명분으로 치장해 대며 허풍선이들에게 줄서기 바빠하는 것도 한 단면인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허풍선이(정당)들은 평상시에는 정책도, 사람도 키우지 않다가 장마철 개구리마냥 선거철만 되면 새로운 물줄기를 찾아 나서기 급급해 한다. 수원지(시민사회, 시민사회단체) 또한 정당의 하위구조로서 보조제 수준의 역할에 머물며 직접 정당에 가담하거나 정책연대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지금 한국 시민사회와 정당은 70년대,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거쳐 형성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것 같다(솔직히 역동성과 상상력, 조직문화 등등 참 복잡한 심정이다). 정당은 곶감 빼먹듯 시민사회로부터 사람들을 충원해가며 근근이(?) 버티고 있지만(사실 그 재원과 인력, 권력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다), 이 사회의 수원지인 시민사회는 더 이상 버틸 체력이 남아 있지 않은 듯하다.


이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젊은이들과 사람들이 고갈되고 외면하는 곳이 되었다. 그들은 이제 매일같이 광장에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한 순간의 승리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러나 결코 쉬이 변하지 않는 사회에 대해 좌절하기를 반복한다. 안타깝게도 정당이나 시민사회단체 그 어디에도 사람을 키우고자 하는 일상의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 새로운 영역에서의 새로운 도전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그 또한 아직 부족하기만 하다. 더구나 자본의 보완제로 또는 정당의 보조제로 역할하며 주류로 편입하기 위한 새로운 발판으로 쉬이 활용하려 한다.


한국 시민사회는 지난 10년과 9년, 그리고 탄핵과 선거, 이 과정을 통해 보다 더 깊은 수원지, 도도한 바닥의 흐름을 변화시켜 가기 위한 자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3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세월호 가족들의 광화문과 4개월의 촛불거리는 위대한 시민들의 광장이자 거리였지만, 이것은 대단히 비정상적인 사회의 한 단면인 것 또한 사실이다. 민주와 반민주의 대결을 설정하며 마음에 흡족하지 않아도 지지할 수밖에 없었던 정당운동만으로는 이에 대한 해결을 찾기 어렵다. 정치권력 엘리트들에게 이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으로, 묻지마 식 정권교체로는 답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 변화를 위한 시민사회운동의 역할은 무엇일까? 한국 시민사회는 이제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내고 정치권력의 엘리트를 교체하는 일이 가능해야 한다. 허풍선이들의 보급처로만 머물거나 하위구조로 전락하지 않고 배를 띄우고 교체할 수 있는 힘의 실체로서 시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까?


시민 자치권력을 확장해 가고자 하는 노력과 함께 사람을 키우는 일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가치와 비전을 만드는 일이자 구체적인 사회 변화 담론을 일상적으로 확장해가는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쉽지 않고 시간과 노력과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생명의 수원지를 가꾸고 강물을 도도히 흐르게 하는 저변을 확장하는 일이지만, 드러나지 않는 바닥의 일이기에 누구도 쉬이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또한 노동가치의 격차를 줄이고(재벌, 교육, 성, 노동, 지역, 농촌, 복지 등 한국사회 해결과제의 핵심 고리로 생각된다) 상생과 평화의 담론을 확장해가며 일상적 민주주의와 볼런티어(자발적 참여)를 통한 헌법적 기본질서를 세우는 일에 시민사회의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밝힐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의 질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ㅎ오늘은 땀이 듬뿍듬뿍한 날이다. 무척 더웠다. 흐르는 땀만큼이나 오간 잡 생각 중 하나를 되살려 메모해본다. 이번 민주당 경선을 보며 드는 느낌이다.


사무실 인터넷이 되다 안 되다 한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나 혼자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팔뚝에 주사자국처럼 동그란 것들이 여러개 붉어져 온다. 모기가 다닌다. 잡을 생각도 없이 그저 보고만 있다. 무릎도 아파 손으로 문지르는데 빨간 피가 고인다. 엄청 큰 놈이 우연찮게 손 안에 잡혀 있다. 먹느라 정신이 없었던지 아니면 너무 먹어 기민함이 떨어진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내 느린 손에 그것도 우연히 잡혔겠나. 내공없이 한 순간에 커진 것은 모두 이런 듯 하다. 적당히 먹고 살지~~~


오늘 마닐라만을 걸으며 찍은 석양 노을에 가려진 내 모습이 이 글의 주절주절 정체불명과 비슷해 함께 올려본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