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경찰이지?", "우린 경찰 아니야. 외국에서 온 봉사자야.", "필요 없어. 돌아가!"
등교하는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생각하며 40분을 걸어 찾아간 Silwan의 한 무슬림 마을 학교 앞. 아이들이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이들의 분노를 막연히 이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그럴 수 있겠다'. 그러나 분노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마주하면서 '내가 이 마을을 모르고 왔구나', '이 아이들의 마음을 모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며, 아이들이 갖고 있는 분노가 무엇일까 궁금했습니다.
이 마을은 올리브산에 맞닿아 있지만 관광객들의 발길은 미치지 않는 곳입니다. 이 마을에는 2만여 명의 무슬림들이 사는 마을로서 유대인들이 섞여 살고 있어 종종 유대인들과 마을 주민들 간의 갈등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유대인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학교 등교 길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Silwan은 1967년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이후 동예루살렘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1980년 이스라엘 정부에 의해 편입되었습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곳을 주인 없는 땅으로 만들어 유대인들과 유대인재단 등에 팔기 시작했고, 1986년 이후 끊임없이 유대인들의 정착을 추진해왔다고 합니다. 2004년, 50 가정 이상의 유대인 가족들이 이 마을에 정착을 했고, 2014년에는 7개 건물에 25가구의 유대인들이 더 들어왔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군인들과 함께 나타난 집 주인에 의해 자신이 판적도 없는 집을 내놓고 나와야 했다고 합니다.
이 마을에 사는 유대인들의 허리춤에는 권총과 탄약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물론 이 마을의 유대인 정착촌은 국제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만 잡혀가고 가족이 해체되는 일들을 경험한 것이 이 마을의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 웃음꽃이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자문하게 됩니다. 오히려 그들의 마음에서 한번 오고 가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싹트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이런 아이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는 이들에 의해 평화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묻게 됩니다.
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길에 평화의 길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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