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의 문제를 기독교(또는 유대교)와 이슬람의 종교문제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선한 기독교 세력으로써 이스라엘 세력과 다른 한편으로 악의 세력인 이슬람 세력과의 질 수 없는 싸움.
이것은 한국 종교인들 중 기독교 - 개신교와 카톨릭, 잘못된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과 "선민 의식"에 찌든 기독교 -가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고, 이슬람에 대한 잘못된 생각 - 폭력적이고 심지어는 야만적이기까지, 테러세력은 이슬람 - 이 일반적인 한국 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우리는 뿔달린 북한에 대한 이미지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물 한방물 없는 땅에서 꿈의 농장을 일궜다는 키부츠 공동체와 총을 든 멋드러진 젊은 여성들의 모습은 국가 안보를 지키고 국가 발전을 개척하기 위한 약소민족의 설움과 단결력의 표상으로 이스라엘을 배워왔습니다. 새마을운동, 향토예비군 등등. 이런 것들이 지금의 무조건적인 이스라엘에 대한 친근함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이 남북한 평화를 만들어가는데 장애요인 중 하나임을 안다면 참으로 비극적인 일이죠.
지금도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 땅을 밟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스라엘의 시각으로, 이스라엘의 경제에만 기여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관광청의 주요 고객이 한국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균형감을 상실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 같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문제가 결코 종교 문제가 아님은 명약관화한 일입니다. 2천년 넘어 공간을 초월하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며, 있다면 그것은 죄악입니다. 그것은 오로지 월등한 힘이 전제된 전쟁과 폭력만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이스라엘은 영국과 유럽, 미국이라는 제국 질서의 힘을 바탕으로 제국의 국제 정치질서에 철저히 부합하면서 60년동안 이 일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들이 나찌로부터 받았던 경험을 그대로 팔레스타인들에게 자행하고 있습니다.
정착촌 건설이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들의 삶의 근거지를 파괴하고 난민으로 몰아내고 있고, 9M 높이의 분리장벽으로 거대한 감옥을 만들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경제는 철저히 파괴되었고 교육, 의료 등 모든 것이 붕괴된 감옥 안의 생활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땅을 지키고자 그리고 최소한의 경제 생활을 위해 심는 올리브 나무마저도 베어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이제 이스라엘에 의한 식민지이자 강력한 인종차별이 행해지고 있는 땅입니다. 평화의 왕이라고 하는 예수가 태어난 땅, 팔레스타인. 지금은 눈물과 고통의 땅이자 억압의 땅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 제국의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있는 땅입니다. 그렇기에 국제정치질서의 평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되고 있는 땅입니다.
한국은 일본 제국의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식민지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애환과 고통이 무엇인지를 역사로부터 배웠습니다. 또한 식민지를 경험했던 3세계와 마찬가지로 해방 후 내전과 독재 정치의 아픔을 경험하였습니다. 한국 또한 국제 제국 질서와 강국들에 둘러쌓여 남북한과 동북아 지역의 평화를 가늠하는 땅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예수를 잃어버린 잘못된 기독교인들에 의해 이념적으로 지배되고 있는 땅이기도 합니다(이것은 한국사회 전체가 그렇다는 것이 아닌 개신교 내부에 국한해서, 지금은 이들 세력이 정치, 경제 질서에서도 맘몬의 지배 질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만).
팔레스타인과 한국사회는 많은 공통점과 아픔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개독교인이 아닌 크리스챤에게는 특히나 아픔으로 다가오는 땅입니다. 한국교회에 예수와 구원이 없다는 이야기가 이제는 상식으로 회자되고 다만 상품화된 예수만을 팔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들이 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수많은 개신교 교파 중에 개독교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이런 것을 뼈아프게 생각하며, 한국사회와 동북아 그리고 세계 제국의 정치질서에서 평화의 힘과 가치를 넓혀가는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고 큰 시금석이 팔레스타인과 한국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 민중과 한국의 평화운동 세력간의 연대와 협력은 단지 두 나라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제국 질서를 평화의 질서로 바꿔나가는 중요한 과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력을 위한 일에 작으나마 나서고자 합니다.
도움을 구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팔레스타인에 대한 정치적, 역사적, 이념적으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 한 권을 추천하고, 함께 번역할 수 있는 분을 찾고자 이리 서설이 길었습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적지만 그래도 여러 권의 책들이 나와 있습니다만, 팔레스타인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저서라 생각하여 번역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해방신학(출판사 ORBIS BOOKS, 저자 Naim Stifan Atek, 영어, 229쪽, 신국판사이즈보다 약간 작음)
번역의 완성도에 따라 ORBIS BOOKS와의 협의로 공식 출판이나 비매용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하반기 11월 중에 기획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한국 후원네트워크 구성"을 위한 "팔레스타인 평화활동가 초청 전국 강연회"에 맞춰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작업을 함께하실 영어 번역이 가능하신 분, 출판사 등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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