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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팔레스타인 방문기 마지막 14. <제주도와 하와이, 그리고 팔레스타인>

by yunheePathos 2019. 4. 5.
팔레스타인 방문기  마지막 14.
<제주도와 하와이, 그리고 팔레스타인>

엊그제가 제주 4.3항쟁 71주년이었습니다. 제주도민 3만여 명이 죽임을 당했던 당시의 추악했던 실상을 전하고자 그 전에 비해 그나마 노력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주 4.3을 포함해 점령군으로서 해방공간에서의 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도 금단의 영역인 듯 보입니다. 왜냐하면 지금도 미군의  태평양 라인의 전술기지의 한 축으로서 강정 해군기지와 성주의 사드는 지속되고 있기때문니다. 어쩌면 4.3의 배경이 되었던 원인들이 지금도 한반도에 그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한번 가보기를 원하는 신이 만들어냈다는 천혜의 관광지, 하와이. 언어와 땅과 문화를 모두 빼앗긴채 관광객들의 쓰레기를 처리하며 살아가야 하는 월급받는 노예들의 섬. 이곳 또한 미군에 의해 주권을 빼앗기고 1차세계대전 이후 미군의 태평양 전략 라인으로 핵심을 이루는 곳입니다. 자연과 땅과 함께 했던 그들의 문화와 영감은 미신과 구태로 경멸의 대상이 되거나 관광객들의 눈요기 거리로 전락하고 주민들은 점차 소멸되어가고 있는 곳. 이곳에도 힘겹게 그들의 역사와 문화, 언어와 땅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또한 성지로 포장된 채 그들의 역사와 문화, 삶의 이야기는 관심도 받지 못하는 박제가된 채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자원과 지리적 잇점 등을 이유로 서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은 19세기 말부터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 의해 갈라지고 분열되고 파괴되어 왔고 지금까지 이슬람 테러리즘의 온상으로 낙인찍힌채 이 시대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전 이 세 곳의 공통점들이 너무나 아픕니다. 살아가는 주민들의 역사와 이야기는 제국에 의해 소멸되었거나 눈요기거리로 관광 상품화된 채 역사의 뒷그림자로 사라질 처지에 있습니다.

제주는 이 두 곳과 다르지만 어쩌면 이들이 말하는 제국을 제주가 말하지 못한다면 그 처지 또한 어찌될지 모르는 것은 매 한가지일지 모릅니다. 강정 해군기지는 누가 뭐라해도 제2의 하와이이자 전초기지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손을 굳게 잡아야할 사람들일지 모릅니다. 하와이는 미 선교사들과 미해병에 의해 식민지화 되던 시기 한인들이 건너가 의지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하와이 패망의 경제적 토대를 의도하지 않게 제공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성지순례라는 이름으로 팔레스타인 소멸의 경제적 토대를 의도치 않게 제공하고 있듯이 말입니다.

제주도/한반도, 하와이 그리고 팔레스타인...
그들의 역사와 현재를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아마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요? 서로 손잡고 있는.

이번 여행에서 오고 가며 묵었던 두 권의 책으로 휴식을 같이 겸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의 어려운 마음들을 넓게 풀어볼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기도 합니다.

#이슬람의시간 #하와이원주민의딸 #도서추천 #제주도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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