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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

이틀동안 진행된 글로벌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미팅 후기.-수난의 역사로 약자의 평화를 배웠던 한국 시민사회와 개신교가 이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야할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by yunheePathos 2019. 12. 2.
이틀동안 진행된 글로벌 카이로스 팔레스타인(Global Kairos Palestine for Justice) 미팅 후기

<1. 평화를 말하지만 기독교가 기독교를 벗어나기 참 어렵다는 생각,  제국의 시민이 제국의 틀을 벗어나기 또한 쉽지 않다는 생각, 강자가 말하는 평화와 약자가 말하는 평화가 같을 수 없다는 생각, 아시아는 돈도 사람도 아직 스스로 잘 못만들고 있다는 생각, 한국은 역사나 시민사회 담론과 말에 비해 그 비전과 역할이 작다는 생각이 여진으로 남는다.

2. 한국 시민사회가 차분히 사람과 돈을 평화로 모으는 일, 갑질하는 협력이 아닌 상호 주체로서 동행하는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것, 또 다시 생각하게 된다. 수난의 역사로 약자의 평화를 배웠던 한국 시민사회와 개신교가 이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야할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세계 각 대륙에서 팔레스타인 평화에 관심하며 자발적으로 BDS 캠페인, 자국 정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정책 모니터링, 올리브트리캠페인 참여, 청년평화캠프 등에 참여하거나 팔레스타인 단체들을 후원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만든 단체가 Global Kairos Palestine for Justice 이다. 현재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북미 등 거의 모든 대륙에서 참여하고 있고 아시아에서도 인도, 필리핀, 스리랑카, 한국(?, 개인적으로는 이번 처음 참여) 등이 참여하고 있다.

Global Kairos Palestine for Justice는 2009년에 발표된  'Kairos Palestine Document'를 지지하고 이를 세계 교회와 시민사회에 알리며 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해 협력하는  국제적인 기독교 네트워크다.

한가지 미묘한 것은(이하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 서구 기독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라서 그런지 기독교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돈을 쥐고 있는 것이 유럽과 북미 교회이다보니 이들의 인식과 신학적 지평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서구 교회 멤버들에 의해 팔레스타인 현실을 고발하는 저항의 언어에 대한 이질감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경우다. 서구 교회 대중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분으로 저항의 언어를 사랑의 언어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 죽임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증거하는 언어를 저항과 사랑, 그리고 그 무엇으로 구분할 수 있는가. 그것은  자선을 구걸하라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자선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그에 머물고 있는 경우다.

두번째는 이런 이유로 인해 팔레스타인의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무슬림 민중/사회와의 연대가 적극적으로 토론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모든 사업들이 종교를 가리지 않고 일반 민중들과 함께 추진되고 있지만 동일한 사업을 추진하는 무슬림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확장이 아쉽다는 생각이다. 무슬림 단체들과의 공동사업과 연대는 유럽과 북미 중심의 교회 후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팔레스타인 크리스챤 활동가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지역의 교회와 활동가는 자신들의 역사적 경험과 맥락에서 주동적으로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힘이 강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들 또한 서구 교회의 호주머니와 입을 바라보고 있는 한 말이다.(한국 시민사회 평화운동도 크게 다를까)

아마도 그래서 팔레스타인 멤버들은 세계 교회에 연대와 협력이 아닌 동행을 말하고자 하는 것 같다. Global Kairos Palestine for Justice가 연대와 협력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평화를 동행하는 조직으로 바꾸자는 제안이다. 대륙별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그들이 주체로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이다.

즉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제국과 기독교에 대한 세계사적 공동의 인식과 평화로 향한 자신들의 변화, 교회/정부 등 그들 공동체의 개혁을 위한 과정으로서의 동행을 요청하는 것이다. 후원, 지원, 협력이 아닌 평화로의 동행을 팔레스타인 멤버들은 요청하고 있다.

평화를 말하지만 기독교가 기독교를 벗어나기 참 어렵다는 생각,  제국의 시민이 제국의 틀을 벗어나기 또한 쉽지 않다는 생각, 아시아는 돈도 사람도 아직 스스로 잘 못만들고 있다는 생각, 한국은 역사나 시민사회 담론과 말에 비해 그 비전과 역할이 작다는 생각이 여진으로 남는다.

한국 시민사회가 차분히 사람과 돈을 평화로 모으는 일, 갑질하는 협력이 아닌 상호 주체로서 동행하는 평화의 길을 찾아가는 것, 또 다시 생각하게 된다. 수난의 역사로 약자의 평화를 배웠던 한국 시민사회와 개신교가 이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가야할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Global Kairos Palestine for Justice
11. 30~12.1. 2019.
Dar Al-Kalima. 베들레헴 헤브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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