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6일부터 11일까지,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2024년 6월 6일~11일)가 발표한 "가자지구의 고조되는 위기에 관한 성명”에 대해, '카이로스팔레스타인' 이사회가 "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에 보내는 공개서한"(2024.6.19)을 발표했습니다. 팔레스타인 民들의 외로운 거센 외침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글이라 생각됩니다. 한글과 영문을 첨부드립니다.
또한 WCC를 중심으로 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세계 교회의 입장과 문제점을 이해하는 길잡이로 미국 유대인 신학자이자, 'Global Kairos for Justice Coalition 국제 조정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MARK BRAVERMAN이 작성한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가지지구에 관한 세계교회협의회의 입장에 도전하다"라는 제하의 글(2024.7.21)을 공유드립니다. BRAVERMAN은 2013년, YMCA 등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기독교시오니즘에 대한 토론을 한 바 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에 보내는 공개서한
Open letter to the Executive Committee of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카이로스팔레스타인(Kairos Palestine)
2024년 6월 19일
“우리는 그의 약속을 따라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정의가 깃들어 있습니다.” (베드로후서 3:13)
존경하는 WCC 집행위원회 위원 여러분,
카이로스팔레스타인은 존경하는 위원회가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발표한 “가자지구의 고조되는 위기”라는 제목의 성명(6월 6~11일)에 감사를 표합니다. 우리는 이 성명이 가자지구의 잔혹한 범죄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긴급한 필요성과 함께 큰 우려를 담아 발표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팔레스타인인으로서,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파트너로서 결의안에 포함된 내용과 요청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며,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우리는 “가자지구의 고조되는 위기”라는 제목이 정확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장기화된 '위기'는 8개월 동안 걸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끊임없는 대규모 군사 침략으로 인한 대량 학살 행위의 결과입니다. 또한 그동안 가자지구는 이스라엘 의한 17년간의 봉쇄로 인해 230만 명의 주민이 원조에 의존하며 기근과 굶주림 등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특별히 WCC는 잔학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폭력 선동을 막기 위한 종교 지도자 및 행위자를 위한 행동 계획(‘the Fez Process’)의 초안을 작성하는 유엔 집단학살 방지 특별보좌관실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WCC는 집단학살을 식별하고 가능한 한 이에 대해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고, 이를 즉시 종식시키기 위한 모든 조치와 행동을 취하는데 높은 책임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대량 학살에 대한 우리의 꼼꼼한 문서와 설명 이외에도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임시 조치를 통해 이스라엘이 대량 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성명서 제목에서 대량학살이라는 용어가 빠졌을 뿐만 아니라, 성명서 본문에서도 대량학살을 규탄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집단학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유엔 조사위원회의 가장 최근 보고서[1] 등 이스라엘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국제법에 따른 조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8개월에 걸쳐 고의적으로 자행된 이 같은 규모의 범죄를 '위기'로 축소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2. 우리는 WCC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70년에 걸친 정착민 식민지 체제, 인종차별정책, 장기간의 점령이 10월 7일 사건의 근본 원인이며,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과 잔학행위가 심각하게 확대된 배경이 된 맥락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개탄하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3. 우리는 WCC 성명서의 회피적이고 선택적인 언어를 똑같이 개탄합니다. 가해자가 이스라엘인 경우, 공격자를 식별하는 측면에서 세부 사항이 부족한 반면, 가해자가 알레스타인인 경우 강한 언어와 형용사를 사용합니다. 성명서는 가자에서의 대량 학살에 대한 참혹한 통계를 제시하고 있지만, 가해자인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성명은 하마스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강력하고 직접적인 언어, "가장 극단적이고 비인도적 인 살인, 고문 및 성폭력을 포함한 기타 공포의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의 잔혹한 행위를 설명하는 데는 그러한 언어가 사용되지 않습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른 잔혹한 행위는 그 규모와 민간인에게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이 훨씬 클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목격할 수 있도록 매우 잘 문서화되어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4. 더욱이 이 성명은 정당한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가자지구 민간인의 고통으로 축소하거나 적어도 이 비극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침략자와 가해자, 즉 이스라엘을 직접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인위적이고 체계적으로 그리고 고의적으로 인도주의적 재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의 굶주린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무조건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어떤 지원도 자유와 정의를 향한 팔레스타인의 투쟁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 성명서와 모든 연대 행동의 본질이어야 합니다.
5.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또한 하나님이 모든 사람에게 주신 생명의 신성함을 옹호합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과 이스라엘인의 사망자 수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성명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 3만 7천 명과 10월 7일 사망한 이스라엘인 1천 2백 명을 동등하게 취급했습니다. 성명은 힘의 역학 관계의 극명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책임 규명’을 촉구하는 양측의 목소리를 함께 동등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성명은 한편으로는 엄청난 힘의 비대칭이 작용하고 있음을 반사적으로 모호하게 만들었고,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70년간의 식민지배와 주민들에 대한 억압을 은폐하고 있습니다.
6. 우리는 성폭력을 누가 저지르든 상관없이 그 자체로 단죄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성폭력 피해자를 중심으로, (적어도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인 사건과 이스라엘의 오랜 조직적 성폭력 정책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피해자를 언급하는 것, 가자지구에서 전쟁의 도구로 진화해 왔으며 검증된 증언과 문서화된 기록이 있는 사건을 단순히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에 대한 이스라엘 당국의 성폭력 사례”로 치부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성폭력 정책에 더하여, 유엔 COI의 최신 보고서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강제 공개 누드화, 강제 공개 옷 벗기기, 성적 고문과 학대, 성적 굴욕과 괴롭힘 등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2].
7.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함께합니다. 그러나 이 성명은 가장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고문과 굶주림, 아무런 조사 없이 살해된 어린이, 여성, 남성, 노인 등 팔레스타인 사회의 모든 계층의 수감자와 인질, 약 9,000명보다 140명의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우선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성명은 팔레스타인 '사람'을 인질이나 수감자라고 지칭하지 않고,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구금된 팔레스타인 '사람'이라며, 석방을 촉구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명확한 증거와 기록 등을 통해 이스라엘의 “적법한 법적 절차'는 허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든 연령대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재판을 받는 이스라엘 군사법원에서의 유죄 판결 비율은 99%에 달합니다.
8. 성명서는 “국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평등한 인권에 대한 도덕적, 법적 약속을 ‘재발견’할 것을 촉구(한다) ....”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법적 의무는 “재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즉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제법상 제3국을 대표하는 정부는 중대한 국제법 위반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서안지구에서 탄압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법에 대한 책임과 존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체적인 맥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국제법에 대한 존중은 모든 회원국들이 보장해야 하고, 위반자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적용되어야 하며, 선별적이거나 정치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WCC의 요구는 모든 교회와 모든 정부에 지난 5개월 동안, 세 차례에 걸쳐 발표된 ICJ 잠정 조치를 시행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는 2022년 출판한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에 관한 문서: 전 세계 교회에 대한 긴급 요청"에서 우리가 말했던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교회는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를 공식적으로 설명하고 규탄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됩니다. 아니, 예언적인 교회가 국제사회를 형성하고 이끌어가야 합니다."
9. 우리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WCC의 요구에 함께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끔찍한 학살을 끝내기 위한 첫 단계일 뿐이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닙니다. 우리는 수십 년에 걸친 팔레스타인 땅의 식민지화와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억압, 책임, 정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WCC의 궁극적인 목표임을 인정할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는 또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법과 유엔의 입장을 오랫동안 확인해 온 WCC가 평화를 위한 초석으로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양도할 수 없는 자결권을 인정하고 이를 확인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량학살이 진행되고 있는 이 때, 우리는 교회와 그들의 가장 광범위한 에큐메니컬 표현인 WCC가 예언적인 목소리를 내고, 중립을 피하고, 대량학살 속에서 "균형"을 이루지 않으며, 10월 7일 이전 70년 동안의 잔인한 식민지배를 무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전 지구적으로 연대하는 동지들과 함께하는 팔레스타인 기독교 파트너로서 우리는 8개월이나 늦은 성명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자행하는 대량 학살과 인종 청소에 맞서 교회가 기여해야 할 기독교 고유의 메시지와 사명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 계획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기독교 신앙 공동체가 이 순간에 특별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을 믿는 신자로서의 도덕적 의무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이 극적인 순간에 카이로스 팔레스타인 문서 3.4.1항에 기록된 내용을 다시 기억하고자 합니다.:
"교회의 사명은 예언적이고, 지역적인 맥락과 일상적인 사건들 속에서 용기를 내어 정직하고 사랑스럽게 하나님의 말씀을 말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억압받는 사람들의 편을 든다면, 그것은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가난한 사람과 죄인 각자의 편에 서셨던 것처럼 그들과 함께 서는 것입니다, 회개와 생명, 그리고 하나님이 부여하신 존엄성을 회복하도록 부르셨듯이, 그들 편에 서는 것입니다. 누구도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권리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카이로스팔레스타인 이사회
가자지구의 고조되는 위기에 대한 성명
Statement on the Escalating Crisis in Gaza
https://yunheepathos.tistory.com/2439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세계교회협의회의 가자지구에 관한 성명'에 도전하다
Palestinian Christians challenge 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on G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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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팔레스타인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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