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땅, 팔레스타인"를 통해 한국사회에 팔레스타인을 대중적으로 안내해주셨던 김재명선생님께서 지난 11월에 "일본의 전쟁범죄- 위안부’부터 731부대까지, 역사 전쟁의 진실"을 출판하셨습니다.
김재명선생님은 오랜 시간 팔레스타인 평화협력운동에 대해 지지와 동행을 함께해주셨고, 올리브트리캠페인에도 매년 강의로, 후원으로 함께해주시고 계십니다. 개인적으로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을 통해 팔레스타인으로 가는 길을 찾기도 한 바 있기도 합니다만, 감사하게도 선생님의 친필 사인을 담은 책을 선물해주심에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세계 전쟁 분쟁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아픔과 상처를 돌보고 나누고자 활동하셨던 김재명 선생님의 신간 소식을 나누고 감사와 축하를 나누고자 합니다. 아래 소개드리는 관련자료는 <예스24>에서 인용하였습니다.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39705001
<추천사 :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 한국현대사) >
내가 김재명 기자의 글을 처음 접한 것은 1980년대, 광주의 충격 속에 젊은 사학도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현대사 공부를 막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그때 그는 『정경문화』 기자로 활동하면서 이승만의 정적 최능진에 이어, 김성숙, 김창숙, 장건상, 정화암, 유림, 조완구 등을 소개하는 글을 연달아 게재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현대사 연구가 황무지 상태여서, 현대사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이 최능진이 누군지, 김산의 『아리랑』에 나오는 금강산의 붉은 승려 김충창이 혁신계 김성숙이었는지도 모를 때였다. 『정경문화』에 실린 중간파 인사들에 대한 김재명 기자의 글을 밑줄 쳐가며 읽고 또 읽던 기억이 지금도 삼삼하다. 그 기사들은 곧 『한국현대사의 비극: 중간파의 이상과 좌절』이란 책으로 모아졌다.
그 후 김재명 기자는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팔레스타인,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동티모르, 캄보디아, 보스니아와 코소보, 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남북아메리카 지역의 볼리비아, 쿠바 관타나모, 그리고 미국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으로 뛰어들었다. 한반도 분단의 비극을 파헤치던 그가 지구촌 곳곳을 찾아다니며 그 고통과 비극을 전하는 분쟁지역 취재기자가 된 것이다. 그동안 『오늘의 세계 분쟁』, 『석유, 욕망의 샘』,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시리아전쟁』 등 여러 권의 분쟁지역 관련 저서를 낸 김재명 기자가 이제 신간 『일본의 전쟁범죄』를 갖고 동북아와 한반도로 돌아왔다.
『일본의 전쟁범죄』는 조금 더 빨리 출간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오늘 우리 현실에 꼭 필요한 책이다. 2004년 처음 등장하여 한때 반짝했다 사라졌던 뉴라이트들이 친일 정권의 광기 어린 인사로 교육과 역사와 관련된 주요 국가기관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친일 행위가 부끄러운, 그래서 말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면, 민주화 이후 뉴라이트들은 오늘날 한국 자본주의의 번영은 일본과 일본으로부터 신문물을 열심히 배운 친일파 덕이라며, 친일파들에게 면죄부를 넘어 훈장을 주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의 전쟁범죄』는 일본의 식민 지배와 전쟁 수행 과정에서 어떤 범죄가 저질러졌는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본제국주의의 식민 지배와 전쟁범죄라는 주제에 관한 서술은 한국인들에게는 아무래도 민족주의적 편향이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재명의 신간이 갖는 강점은 일본의 전쟁범죄를 좁은 민족주의가 아니라, 전 세계 분쟁지역을 돌아본 경험에 바탕을 둔 보편적인 관점에서 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재명은 “아프리카나 중동, 발칸반도 같은 분쟁지역을 취재하면서 폭력과 죽음이 일상화된 모습들을 보긴 했지만, 막상 일본의 만행 기록들은 훨씬 끔찍했다”라고 술회했다.
나아가 이 책은 전범국가인 일본을 타협적이고 선택적인 방식으로 응징한 ‘미국의 잘못된 전쟁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김재명은 가해국 일본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과거의 식민 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해 반성도 사죄도 않고 있는 점에 극히 비판적이지만, 도쿄 대공습이나 두 차례의 원자폭탄 투하로 일본 민중들이 입은 피해를 외면하지 않는다. 그는 미국이 도쿄 전범재판 등에서 단죄한 똑같은 전쟁범죄가 미국에 의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베트남, 나아가 미국이 개입한 수많은 분쟁지역에서 저질러졌음을 독자들도 기억해줄 것을 요구한다. 나만의 고통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고통을 겪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평화로 한발 다가가는 고통의 연대의 출발점이다.
이 책에 서술된 내용과 구체적인 사례들은 읽어나가기 힘들 만큼 참혹하고 어둡고 무겁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김재명 기자가 일본의 전쟁범죄를 깊이 살펴보게 된 것은 “동아시아의 어두운 과거사가 지닌 문제점들을 제대로 아는 것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촛불’ 이후 한국 사회는 수십 년째 준전시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한국전쟁이라는 어둡고 긴 터널의 출구에 다가서게 되는 줄 알았는데,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제2의 한국전쟁의 입구에 서 있게 되었다.
김재명 기자는 세계의 분쟁지역을 다닐 때 “아득한 절망 속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소수자와 약자, 못 가진 자들의 정의가 승리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쪽”에 확고히 서 있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공격으로 대표되는 뉴라이트들의 준동은 결국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떤 세계관을 갖게 만드느냐를 두고 벌어지는 싸움이다. 한국사회는 지금 ‘중일마(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로 살 것인가, 아니면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로 살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쟁투를 벌이고 있다. 이 어두운 시대에 김재명의 『일본의 전쟁범죄』는 양심을 가진 인간이라면 왜 ‘중일마’의 자세로 살아서는 안 되는가를 절절하게 보여준다.
<목차>
목차
추천사·한홍구
들어가며
1부 역사 왜곡과 ‘신친일파’
1장 후쿠자와 유키치, 조선 침략 부추긴 ‘망언의 뿌리’
2장 일본 극우의 성지 야스쿠니 신사
3장 독도는 분쟁지역인가
4장 침략을 ‘진출’로 바꾼 일본 교과서
5장 한국? 일본? 친일파 감싸는 국적 모를 역사 교과서
6장 친일 위서(僞書)로 과거사 왜곡하는 ‘신친일파’
2부 식민지 조선을 생지옥으로 만들다
1장 폭력적 수탈로 짓누른 ‘야만의 시대’
2장 강제 동원의 야만적 ‘인간 사냥’과 노예노동
3장 “나의 불행은 위안소에 발을 들였을 때 시작됐다”
3부 책임을 외면한 전쟁범죄 주범들
1장 천황제 파시즘이 낳은 괴물, 도조 히데키
2장 전범 처벌 비껴간 히로히토 일왕
3장 ‘이시이 기관’의 수괴, 이시이 시로
4부 20세기 최악의 동아시아 전쟁범죄
1장 너무나 잔인하고 엽기적인 난징(南京) 학살
2장 731부대 ‘악마’들의 생체실험과 세균전쟁
3장 세균 정보와 전쟁범죄 처벌을 맞바꾼 ‘더러운 거래’
4장 패전 뒤 반성 없는 731부대 ‘악마의 의사들’
5장 전쟁의 광기가 낳은 규슈 의대 미군 생체해부
5부 또 다른 전쟁범죄, 공습과 원자폭탄
1장 ‘잔인한’ 르메이, 일본과 한반도를 불태웠다
2장 미국의 전쟁범죄를 정당화한 원폭 신화(神話)
3장 일본 항복을 이끈 주요인, 핵폭탄인가 소련 참전인가
4장 핵폭탄 투하가 낳은 평화주의
6부 정의가 없는 전범재판
1장 전범재판은 ‘승자의 재판’인가
2장 미국의 각본대로 움직인 도쿄 전범재판
3장 ‘가해자’로 몰린 조선의 BC급 전범자들
7부 반복되는 망언과 빛바랜 사과
1장 식민통치는 한국에게 이로웠다? 거듭되는 망언의 역사
2장 ‘위안부’ 망언으로 2차 가해하는 ‘신친일파’
3장 사과와 용서, 누가 어떻게 해야 하나
글을 마치며
주
사진 출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저자 소개 : 김재명>
지구촌 분쟁 현장을 두루 취재 보도해온 국제분쟁 전문가. 냉전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지은이는 서울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하면서 이념 대립에 몸살을 앓는 한반도 상황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런 문제의식은 8·15 해방 정국에서 극좌나 극우라는 이념적 편향에 치우치지 않고 민족 분단을 막으려 했던 중간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경향신문]과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는 동안 이를 집중 취재 보도했다.
한반도 분단 극복에 대한 관심이 국제분쟁에 대한 관심으로 넓어지면서 마흔 넘어 신문사를 그만두고 국제정치학이란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 뉴욕시립대학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이어 귀국 뒤 국민대학에서 「정의의 전쟁 이론에 대한 비판적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레시안』의 기획위원, 국제분쟁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성공회대학(겸임 교수)에서 '국제 질서의 이해', '국제분쟁과 국제기구'(이상 학부), '국제분쟁과 세계질서'(대학원) 등의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여 년 동안 국제분쟁 전문가로 지구촌의 여러 분쟁 지역을 찾아다녔다.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반도(보스니아, 코소보), 중동 지역(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카슈미르, 동티모르, 캄보디아, 베트남,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쿠바, 볼리비아, 페루 등지의 유혈 분쟁을 취재 보도해왔다.
특히 지난 2000년부터 거듭된 중동 현지 취재를 통해 유혈 분쟁으로 몸과 마음을 다친 어린이와 여성, 집과 농토를 잃은 난민, 중동 평화의 암초로 꼽히는 유대인 정착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치 군사 지도자와 지식인 등 분쟁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생각을 글로 담아내는 데 집중해왔다.
지은 책으로 『오늘의 세계 분쟁』(2015년, 개정판), 『시리아 전쟁』(2018년), 『군대 없는 나라, 전쟁 없는 세상』(2016년), 『석유, 욕망의 샘』(2007년), 『20세기 전쟁영화가 남긴 메시지』(2006년),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간파의 이상과 좌절』(2003년) 등이 있다.
<참고>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https://www.yes24.com/Product/Goods/7235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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