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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없는 세상

제14회 2025년 '합천 비핵·평화대회' 참여 후기(&'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 문서) - '더 이상 핵과 전쟁이 있

by yunheePathos 2025. 8. 6.

 

제14회 2025년 '합천 비핵·평화대회'(2025.8.5. 경남 합천문화예술회관) 참여 후기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문”)

1945년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 등으로 끌려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거주하던 한국인 피폭자는 약 7만 명에서 10만 명(히로시마 약 5만명(우라늄 핵폭탄, 리틀 보이(Little Boy),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 약 1~2만명(플루토늄 핵폭탄 '팻 맨(Fat Man)', 8월 9일)으로 추정, 이는 당시 전체 피폭자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전체 피폭자 수 약 70만명). 이 중 약 4~5만 명이 핵폭탄 투하 직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생존자 3만 명 중 약 2만 3천 명은 광복 후 귀국, 이 중 약 2천 명은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져 있음.

합천은 1945년 8월, 미군에 의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핵 폭탄 투하로 피폭된 한국인 피폭 피해자 약 70%가 합천 출신으로 알려져 있고, 피폭자가 많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기도 하는 곳. 또한 피폭 피해자를 위한 유일한 시설인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1995년 4월 1일 착공, 1996년 8월 21일 준공, 1996년 10월 18일 개관)이 있고, 한국원폭2세 환우의 쉼터인 '합천평화의집'이 2010년 3월 1일 문을 열고 피폭자들의 건강 문제(피폭 피해자들은 암, 희귀난치성 질환, 백혈병, 백내장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음, 본인뿐만 아니라 2세, 3세에게까지 유전될 수 있음), 경제적 어려움(귀국한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한국 정부의 초기 지원 또한 미흡, 이로 인해 대부분의 피해자는 빈곤과 질병을 안고 살아왔음), 사회적 고립(많은 경우 피폭으로 인한 외모의 변화, 질병 그리고 오해와 편견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환우들을 위한 인권과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음.

원폭 피해 후유증의 대물림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것은 김형률(원폭 2세 환우이자 한국인 원폭 2세들의 인권 운동을 이끈 반핵평화인권운동가, 2005년 5월 29일, 34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남. 그의 부모는 경상남도 합천군 출신으로 어머니는 히로시마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후 합천으로 돌아왔다가 부산에서 거주)로 2002년, 자신이 앓고 있던 선천성 면역 질환이 핵폭탄 피폭의 유전적 영향 때문임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이것이 피폭 2세의 존재 자체를 사회에 알리는 첫걸음이었음. 비슷한 고통을 겪는 원폭 2세들을 모아 '한국원폭2세환우회'를 결성하고 초대 회장을 맡아 활동. 김형률의 등장은 자신의 아픔을 개인의 불운이 아닌, 전쟁과 핵의 비극이 대물림된 결과임을 세상에 알리고, 피폭 2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함.

이후 원폭 피해자와 그 후손들의 인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강력하게 주장되었고, 2016년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음. 비록 이 법이 피해자들의 실태 파악과 실질적 지원, 그리고 2세 환우들에 대한 피해자 인정, 건강권까지 명확히 담지 못하는 한계를 갖고 있었지만(특별법 개정에 대한 필요성과 요구), 그의 활동이 법적 근거 마련의 출발점이 되었다. 김형률은 생전 "어떤 일이 있어도 삶은 계속되어야만 하니까!"라는 말을 남겼으며, 그의 삶은 한국 핵폭탄 피해자 2세들에게 희망의 상징이자,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의 불씨로 기억되고 있음.

대한적십자사 집계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전국에 거주하는 한국인 원폭 피해 생존자는 약 1,700명이며, 이 중 약 250명이 합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대부분 고령. 2016년에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제정되어 의료비 지원 등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지만, 위에 언급한 바대로 여전히 2세, 3세에 대한 공식적인 실태조사나 지원은 부족한 상황.

'합천 비핵·평화대회'는 매년 8월 6일, 히로시마 핵폭탄 투하일 즈음에 경상남도 합천에서 열리는 행사로, 피폭으로 희생된 한국인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피폭 1세와 2세 등 후손들의 아픔을 치유하며,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음. 한국 원폭 피해 2세 환우 쉼터인 '합천평화의집' 등이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해 왔고, '피폭 80년'을 맞은 올해 8월 5일부터, 경남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제14회 '2025 합천비핵·평화대회' 개최됨.

개인적으로는 2012년, '핵없는 세상을 위한 그리스도인 연대'를 조직하고 '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 '을 발표하면서 피폭자, 피해자의 자리에서의 운동을 선언하고, 한교회여성연합이 1970년대 부터 중심적으로 관심갖고 함께해 왔던(한국교회여성연합은 원폭 피해자들의 아픔을 사회에 알리고, 원폭 피해자 및 그 후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옴. 1970년대부터 원폭 피해자 돕기 운동을 공식 사업으로 채택하여,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원폭 피해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을 위한 위로 행사를 열었다. 또한 정부에 원폭 피해자 진상 조사 및 지원 정책 마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원폭 피해자 및 그 후손들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비롯한 법적, 제도적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였고, 일본 정부에 역사적 책임과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국제 사회에 한국인 피폭자 문제를 알리는 데 기여함) 역사를 기억하며 이에 관심갖기 시작하였다(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핵그련) 창립과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을 작성, 발표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하신 김용복 박사님의 가르침이 큰 밑거름이 되었다). 2015년 '핵없는 세상을 위한 YMCA위원회'를 구성하고 'YMCA 핵없는 세상을 위한 지도자 워크숍'을 합천에서 개최한(2015년 4월 1일(수) 2시부터 3일(금) 5시까지, 경남 합천호 관광농원) 바 있다. (주요 내용 및 참석자 등 자세한 내용은 원문 각주 참고)

'핵없는 세상'은 현대 과학기술주의로 경도된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이자 새로운 문명과 삶의 양식, 문화에 대한 탐구이기도 하다.  2016년 3월, YMCA연맹 활동을 정리하며 작성했던 간사논문에서 이야기한 바처럼 2015년 이후, 그 당시에 머물고 있는 '핵없는 세상'으로의 길에 대한 탐구의 부진함과 부끄러움을 안고 개인으로나마 매년 합천을 방문하고 있다. 

올해 피폭 80년을 맞아 개최된 '제14차 2025년 합천 비핵·평화대회'에서는 '마샬제도', '히와이 타히티', 콩고민주공화국', '일본', '카자크스탄(카자크어 표기, 카자흐스탄-러시아어 표기)', '미국(뉴멕시코주 나바호네이션 선주민 거주지역)'에서의 우라늄 채굴과 핵폭탄 실험, 피폭 등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분들의 현실과 '더 이상 핵과 전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피폭 1세 박윤규(87세, 광주), 요시자키 사치에(85세, 후쿠오카)의 증언이 뜨거웠던 시간. 서 있기 조차 힘든 고령과 피폭 후유증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에게 핵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초등학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증언을 지속하고 있다는 말씀이 아픔을 이겨낸 평화의 삶으로 다가온 시간.

 다만, 80년을 맞아 당사자인 피폭자들과 그들과 함께해왔던 80년의 기록과 현재, 그리고 함께 극복해야할 과제들에 대한 Review와 참여한 다양한 그룹, 개인들의 지혜를 모으는 시간이 부족했던 아쉬움이 있었다(영문 행사 제목의 아쉬움은 사족). 하지만 제한된 시간에 많은 것들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의 수고와 정성이 향기로 전해진 일정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합천에서 오랜만에 뵙는 분들의 건강을 묻고 인사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이승무, #전점석, #양희찬, #차미경, #일문스님, #박홍순,#황보현, #전기호, #이대수, 2025. 8.6.

* 아래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 문서 참고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

세계 비핵평화선언문(20250806).pdf
0.08MB

 
우리를 노예화하여 인간 이하의 존재로 추락시켰던 식민주의는 우리의 강산을 강탈했다. 그러더니, 식민주의자들은 핵이라는 야만의 무기를 앞세워 우리의 몸과 생명의 터전인 자연과 땅을 파괴하려 했다.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걸친 식민 통치의 압제와 수탈 속에서도 생존한 우리가 원폭 투하 80년을 맞은 이 역사적인 자리에 모였다.

오늘 이 자리에 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그 들은 고통 속에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이다. 살아 있지만, 여전히 핵 폭력의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질병, 가난과 온갖 차별로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이분들을 기억하고 생각하며 이 자리에 모였다.

더 이상 불필요한 고통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으로 햇빛과 물, 나무와 땅, 동식물과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함께 온전하게 살아가기 위해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 모였다.

우라늄 채굴, 핵무기, 핵발전은 우리의 생명을 갈라놓고 파괴하며 변형시켜 급기야는 절멸에 이르게 한다. 그것들은 우리와 함께할 문명의 이기가 아니다. 야만의 무기일 뿐이다.

야만의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이 1945년부터 핵 식민지를 만들어 2,060여 회가 넘도록 핵실험을 통해 생명을 말살해 온 만행을 저질렀다. 고통을 온몸으로 겪으며 핵 피해자로 살아온 절절한 이야기가 있다.

그 야만이 저지른 참상을 이성적으로 호소하고 가슴으로 절규하고자 한다. 우리에게는 증언이라는 평화의 무기가 있다. 야만의 무기를 휘두르는 권력자들이 가질 수 없는 평화의 무기를 지구촌에 쏘아 올리고자 한다.

그 아픈 이야기는 우리의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그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저미면서도 한편으로 우리에게 뜨거움이 솟구치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우리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눈빛과 가슴을 울리는 한마디에 피부와 언어가 달라도 자연을 사랑한다. 우리는 나와 이웃을 소중히 하는 평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 영국, 러시아, 중국과 핵 피해국이면서도 식민주의의 가해국인 일본은 스스로는 문명국이라고 말하지만, 야만 국가들이다. 그들은 우리의 국가 주권을 빼앗고, 언어와 정신까지 빼앗으려 했다. 그들은 그 꿈을 끝내 이루지 못했다. 선조들의 정신과 저항을 이어받은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의 말과 정신으로 이 선언을 발표하게 되었다.

우리는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이 하나의 선언에 머물지 않고, 실천되는 구체적인 사업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행동 계획을 세운다.

1. 우리는 세계 우라늄과 핵무기 피해자들과 각 나라의 반핵 평화 단체들과 힘을 합쳐, 가해국들이 핵 피해자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고 법적 배상을 하도록 촉구하는 운동을 지속해서 해나갈 것을 다짐한다.

2. 우리의 국제연대 사업은 핵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비핵 평화운동으로서, 우리와 같은 목적으로 활동하는 ‘핵 진실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약속한다.

3. 우리는 핵 피해자들의 요구가 ‘핵 진실 프로젝트’ 사업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한다. 이런 행동은 ‘핵무기폐기 국제캠페인’과 ‘핵무기 금지조약‘의 사업 구상과 실천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4. 핵무기 금지조약 제6조에는 “이 조약에 가입한 국가가 피해자 지원과 환경 개선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핵실험을 자행한 미국, 러시아 등 핵 보유 강대국이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명분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이 조항을 ’핵무기 금지조약‘이 개정하여, 가해국들이 핵 피해자 지원과 환경 개선에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해국들이 향후 설립될 국제 신탁 기금에 자금을 제공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5. 우리는 ’핵무기 금지조약‘ 제3조, 제4조 등에 규정된 ‘국제원자력기구’ 역할에 반대한다. 이 규정들은 핵무기 보유국들의 하수 기관인 ‘국제원자력기구’가 ‘핵무기금지조약’에 가입하는 나라들을 통제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것은 잘못된 형태이기에 이를 대체할 독립적인 전문기구를 ‘핵무기금지조약’에 두기를 요구한다.

6. 우리는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선언, “2025 한국 합천 선언”을 구체화 실행하기 위해 ‘핵 진실 프로젝트’의 조직 확대와 활동 내용을 논의할 것이다.

7. 우리는 핵 피해자들이 핵 피해국을 순회하며, 세계 비핵평화대회를 열 것을 약속한다. 대회를 통하여 세계 비핵평화를 위한 “2025 한국 합천 선언”을 평가하고 수정하며 보완한다.

위와 같은 활동을 통하여, 원폭 투하 100년이 되는 2045년까지 지구의 모든 핵무기가 폐기되도록 지속적인 운동을 전개할 것을 다짐한다. 지구촌의 어느 곳에서도 피폭 생존자들의 이야기들이 메아리쳐 울려 퍼져 나갈 때 우리 지구촌은 야만으로부터 깨어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 최전선에 핵무기와 핵실험, 핵발전소, 핵물질에 희생된 피폭자들이 있음을 항상 기억하며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5년 8월 6일
세계 핵 피해자들과 반핵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

2025 합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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