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활짝 핀 빨간 장미와
심심풀이로 심어놓은 채소들의 푸르름이 몸과 마음에 안식을 준다.
미적거리는 몸을 끌고
오늘은 시금치 씨앗도 뿌리고 토마토 순과 가지도 정리하며
물을 신나게 뿌려본다. 어린 시절 물 장난하듯.
방울토마토와 옥수수의 생장 속도는 너무나 놀랍다. 고추는 그저 그렇게 하나라도 따먹을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자태인데 이놈들은 지난 주와 비교해 몰라보게 성장했다. 오이와 수박, 파프리카도 뿌리를 내린듯 하다.
옥수수는 한 구멍에 한 두 개씩만 남기고 새로운 땅을 조금씩 나눠줬다. 아무래도 고추가 걱정돼 새로 모종을 심을 수 있는 화분 몇 개 준비. 장날이 기다려진다.
집 앞 공터에 멋을 자랑하고 있는 향나무와 정자. 저녁시간이면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놀이터.나도 이번 여름엔 한번 사용해 보리라 마음먹게 하는 멋진 공간이다.
그 뒷편으로 모내기가 끝난 논들. 채워지지 않고 비어 있는 이 공간의 멋스러움과 여유로움. 나도 마당 한켠에 앉아 비어 있는 이 공간의 여유를 따라 즐긴다.
마곡사로 산책을 갈까 목욕탕에 갈까..
산책가기로 한 막내놈이 아직도 자고 있다. 오랜만의 숙면이라나.
어제도 푹잤다던데..
웃을 일이 많지 않은 시간에
그래도 웃음주며 커가는 놈들이다.
..
..
..
아침에 메모했던 고민은 자연이 자연스럽게 해결.
비가 오다.
목욕탕에서 오전 시간 몸을 추스리고
다시 여백을 찾는다.
<대문 옆 벽을 타고 꽃을 피우고 있는 장미 덩쿨>
<집 안 마당 벽을 타고 가는 장미와 상추, 아욱, 배추, 부추, 고추, 방울토마토, 파프리카, 수박, 오이, 옥수수, 봉숭화, 채송화 등등>
<2년동안 우리가 살아갈야 할 집, 왼쪽 구석 비어있는 의자가 나만의 공간. 이곳에서 보는 마을 앞 공터 정자와 논, 산들이 어울린 벌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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