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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성지 란 무엇일까요?

by yunheePathos 2017. 4. 7.

5시 30분에 일어나 이른 아침부터 예루살렘 구도시를 3시간 동안 걸었습니다. 아이들 학교 등교길을 지켜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통학하는 모든 문들이 잘 열려있는지 골목길을 찾아다녀보기도 했습니다. 학교가 8시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마스커스(Damascus) 게이트에서 시작한 골목길 투어이지만, 아직 모든 길이 똑같아 보입니다. 그것은 누군가 걸었을 역사의 숨결을 아직은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발자국과 숨결만을 쫒기에도 바쁘기 때문일 것입니다.


골목 골목 하나에 담긴 과거와 현재의 숨결들과 이야기들이 저에게 살아전해질 때 똑같아 보이는 골목길들이 저마다 다른 이름과 얼굴로 새겨지리라 생각됩니다. 과거에도 십자가를 메고 누군가 걸었고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걷고 있는 같은 길이지만 많은 관광객들은 길이 담고 있는 역사와 신앙의 향기보다는 누가 태어나고, 죽고, 무엇인가 했던 공간만을 성지라고 찾아다니기에 바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상업적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교회 건물, 공간들을 말입니다.


우리에게 #성지 란 무엇일까요? 성지는 예루살렘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곳에 우리의 가슴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어떤 한국인의 책을 보면, 성지에 가서 성령을 만나고 성경을 읽으면 3차원의 신앙생활이 될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평화를 배우기보다는 증오와 정복의 신앙으로 성지순례를 하고 이로인해 패권과 지배의 역사를 반복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슬프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슬비가 부슬 부슬 내리는 아침 기온이 더욱 차갑기만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오는 사진은 올릴 수가 없습니다. 대신 여기 저기 많은 감시 카메라이지만 예수가 갇혀 있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걸었던 길, 라이언 게이트(Lion gate)에서 시작하는 비아 돌로라사(Via Dolorosa, 슬픔의 길)에 설치된 것을 담았습니다. 웬지 지금도 십자가는 그렇게 갇혀있고 불온시되어 감시되는 것 같았습니다. 소위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말입니다. 이 구역이 이슬람 구역이라는 것도 저에게는 웬지 아이러니로 다가옵니다. 십자가를 지는 평화의 종교가 무엇인지 말입니다.(2.15)


 #팔레스타인 #대안성지순례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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