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WCC 부산총회에 대한 꿈과 기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1년 반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준비가 가능할지, 무슨 내용으로 할 것인지, 아시아 지역과 한반도의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내용과 방법이 무엇인지, 총회 이후 에큐메니컬 운동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등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에 걸맞는 지도력을 육성하는 것도 과제로 갖고 있는 것 같고요. 총회를 준비해야하는 한국 에큐그룹 내부도 복잡하고 WCC도 요지경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이것은 내가 WCC 논의구조를 잘 몰라서 드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2013년 부산 총회를 생각하면서 드는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몇 분에게 주장한 것이기도 합니다만, 토론이 필요한 사항입니다. 제 고민은 이렇습니다. 1990년 JPIC 세계대회를 서울에 치뤘던 경험에 대한 평가가 우선했으면 합니다. 이 대회를 통해 중요한 선언과 결정이 있었지만, 한국 기독교에 도대체 어떤 영향과 결과를 남겼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교계 지도자들의 잔치로 끝나지는 않았는지, 그 선언과 결정들이 한국 사회운동에 어떤 영향을 남겼는지, 한국 기독교에 미친 영향과 파급력이 무엇이었는지, 준비과정에서의 문제는 무엇이었는지 등 사실 이에 대한 평가를 문서로 보지 못한 문외한의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이번 총회를 교단만이 아니라 기독교 관련 네트워크가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방식으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교단을 통해 새로운 운동의 씨앗이 가능한가?', '사건의 현장과 호흡하는 새로운 고백과 힘이 가능한가?', '한국 기독교의 미래가 그곳에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지만, 이와 무관하게 교단뿐만 아니라 에큐메니컬운동 그룹을 넘어 에반젤리컬 그룹까지 다양한 네트워크가 참여하고 토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몇몇 사람이나 교단만의 행사가 되어서는 어떤 의미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준비 과정부터 공개적이고 참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셋째로는 밑바닥에서 하나님나라 운동의 종으로 소리없이, 말없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합니다. 현장과의 결합이 부족하거나 그 목소리에 응답하지 못하는 에큐메니컬운동이-내 생각으로는-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의 바닥 운동을 살리고 나누는 기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이번 잔치에 초대받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며 설혹 초대된다 하더라도 잔치집 구석 말석의 자리가 아닌 주인으로 어떻게 참여하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넷째로는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 교회가 그리고 교회를 섬기는 이들이 배우고 변화화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많은 이들이 자원봉사로, 그리고 다양한 통로로 이번 행사에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행사 진행자의 입장에서 편안하고 원활함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부담스럽고 어렵더라도 한국에서 개최하는 의미를 잘 살렸으면 합니다.
다섯째로는 남북한 평화를 위한 기독인의 역할과 세계 에큐메니컬운동에서 아시아 지역의 역할에 대한 조명과 역할이 분명하게 제안되고 만들어져야 합니다. 서구 중심의 에큐운동이 아시아에 대한 고민과 신학적 담론으로 재구성되고 새로운 지도력들이 형성될 수 있는 시작이자 계기로 기여해야 할 것입니다.
2013년 부산 총회가 이번 IEPC '폭력극복 10년'이 보고되고, 새로운 주제와 운동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그룹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출되겠지만,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와 아시아의 의견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고 지도력이 성장하며, 향후 세계 에큐운동의 주제를 선명하게 제안하는 총회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YMCA는 지금 에큐메니컬 운동에서 미운 오리새끼도 아닌 잊혀진 존재로서, 그 누구도 부산 총회의 주체라고 생각하는 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교단의 테두리에서만 판단되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에큐운동이 교단 중심의 운동일 수도 있지만-작금의 현실은 교단이 이 운동을 표현하고 있지만, 이것만큼 어불성설도 없는 것 같습니다. - 이것을 넘어 또 다른 차원의 폭넓은 운동으로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부산총회에 대한 아젠다를 준비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것은 에큐운동의 폭과 깊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일 뿐만 아니라 YMCA가 기반으로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의 변화와 YMCA 운동의 신학적 자기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과정이기도 할 것입니다.
2013년 부산총회와 준비과정이 에큐운동 몇몇 사람들의 또는 교단 간 헤게모니를 위한 힘의 논리로 가지 않고, 한국 기독교의 새로운 변화의 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지혜를 구하는 준비과정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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