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비전의 담지체, YMCA - 1. 한국YMCA, 새로운 100년의 초입에서,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이 YMCA운동의 본원적 원동력

평화비전의 담지체, YMCA

-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평화의 사람들

 

이 윤 희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사무국장

 

* 이 글은 한국YMCA 간사회(AOS)가 년 1회 발간하는 푯대지(2015년,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1. 한국YMCA, 새로운 100년의 초입에서 -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성으로 카이로스에 응답하는 평화의 사람들 2.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한국 시민사회 3. 비전 선언문에 나타난 YMCA 평화운동의 과제 4. 2015년, 한국YMCA 평화운동의 과제 - YMCA운동은 평화세력이 될 수 있는가? 1)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운동 - YMCA운동의 민족사적 응답이자 책임 2) 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 평화운동 - YMCA운동의 문명사적 응답이자 책임. 3)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협력운동 - YMCA운동의 한국 기독교 갱신에 대한 응답이자 책임. 4) 생명평화교육운동 - YMCA운동의 통전적 평화운동 리더십 육성    5) 이념추구사업과 지도력 훈련 5. 결론을 대신하여 - YMCA운동의 통시성과 통합성, 현장성을 위한 노력 참고 자료

 

2015년 생명평화센터 사업 개요 V-3(미포함).pdf

1. 한국YMCA, 새로운 100년의 초입에서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이 YMCA운동의 본원적 원동력

한국YMCA는 지난 2014년, 연맹 출범 100주년을 맞아 YMCA운동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목적문을 개정하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비전 선언문’을 채택하였다. 2년여의 과정을 거쳐 잉태된 개정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 YMCA운동의 좌표를 밝히는 지표로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비전 선언문’은 한국기독교청년회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하던 종말적 위기 속에서 탄생했다”며,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는 지금 또한 “인간의 탐욕이 문명의 멸망을 재촉하고 우주적 종말까지 예견케 하는 시대”로 “다시금 깊은 종말적 위기 속에서 맞이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시대는 “모든 피조물이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으며”(로마서 8:22), YMCA운동은 ‘생명의 물결, 평화의 바람’으로 “만물을 새롭게!"(이사야 65:17; 요한계시록 21:5)함으로써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비전 선언문과 개정 목적문은 이처럼 현재(Context)와 하나님나라(Text)의 끊임없는 대화, 즉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이 YMCA운동의 그 본원적 원동력임을 확인하고 있다.

새로운 100년을 여는 YMCA운동의 과제로 ‘민족사적이고 문명사적인 위기 앞에서 이 시대를 회심과 은총의 카이로스로 인식’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비전 선언문은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신앙, 평화, 통일, 정의, 생명, 문화, 청년, 지역을 강조하며 YMCA 7대 운동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압축하여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127자로 구성된 ‘개정 목적문’이다.

 

개정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의 의미 - YMCA운동의 통시성과 통합성 그리고 현장성

목적문을 개정하고 새로운 비전 선언문을 만드는 일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① 지난 100년의 역사를 성찰하고 새로운 YMCA운동의 방향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는 일이며 ② YMCA운동의 통시성과 통합성을 높이고 현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통시성은 한국 사회와 (세계)YMCA운동의 역사, (세계)에큐메니컬운동에 관한 것이며 통합성은 지역과 다양한 영역으로 나뉘어 있는 YMCA운동의 통전성과 협력을 높이는 일이다. 현장성은 YMCA운동의 주체를 밝히는 작업이다. ③ 또한 이에 맞는 리더십을 육성하고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밝히는 작업이기도 하다. 개정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은 단지 한국YMCA운동의 길을 밝히는 문서일 뿐만 아니라 변화와 혁신의 길을 회피하거나 주춤하고 있는 위기의 한국 기독교와 에큐메니컬운동에도 하나의 도전이 될 것이다.

한국YMCA운동은 1976년 목적문 제정 작업을 통해 한국 사회에 근거한 토착적인 YMCA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경험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사실 이것을 기점으로 제2기 한국YMCA운동이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작업은 새로운 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이자 출발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은 YMCA운동의 모든 지체들이 공동으로 연구하고 토론하여 의미와 해석을 풍부히 하고 온전한 삶의 푯대로, 집단의 정신 자산으로 만들어갈 때 그 의미가 있다.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에 대한 진지한 탐구로부터 새로운 100년을 향한 YMCA운동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었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성으로 카이로스에 응답하는 평화의 사람들

2015년은 연맹 출범 100주년을 통해 천명된 ‘개정 목적문’과 ‘비전 선언문’의 정책 목표와 운동과제를 구체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역량과 시스템 등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에큐메니컬운동체로서’, ‘평화를 만드는 운동체로서’, ‘평화의 삶을 이루는 운동체로서’ YMCA운동의 새로운 세기의 문을 여는 첫 해의 과제이다. 새로운 100년의 입구에 선 한국YMCA는 카이로스적인 변화와 혁신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 문을 여는 사람들은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성으로 카이로스에 응답하는 평화의 사람들일 것이다. Context(시대 상황)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조응해 가는 Text(성서, 신앙)의 생명력에 의지하여 통시성과 통합성, 현장성의 시각으로 ‘YMCA와 기독교, 이대로 좋은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응답을 찾아야 한다. 2015년 YMCA 평화운동의 길 또한 두 문서가 제공하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사회(Context)와 예수운동(Text)과의 대화의 단초를 찾아봄으로써 어렴풋하게나마 그려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