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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원고

평화비전의 담지체, YMCA - 2.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한국 시민사회

by yunheePathos 2015. 1. 27.

평화비전의 담지체, YMCA

-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평화의 사람들

 

 

이 윤 희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사무국장


이 글은 한국YMCA 간사회(AOS)가 년 1회 발간하는 푯대지(2015, 1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1. 한국YMCA, 새로운 100년의 초입에서

종말론적 신앙의 긴장성으로 카이로스에 응답하는 평화의 사람들

2.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한국 시민사회

3. 비전 선언문에 나타난 YMCA 평화운동의 과제

4. 2015한국YMCA 평화운동의 과제 - YMCA운동은 평화세력이 될 수 있는가?

1)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운동 - YMCA운동의 민족사적 응답이자 책임

2) 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 평화운동 - YMCA운동의 문명사적 응답이자 책임.

3) 팔레스타인과 한반도 평화협력운동 - YMCA운동의 한국 기독교 갱신에 대한 응답이자 책임.

4) 생명평화교육운동 - YMCA운동의 통전적 평화운동 리더십 육성

   5) 이념추구사업과 지도력 훈련

5. 결론을 대신하여 - YMCA운동의 통시성과 통합성현장성을 위한 노력

참고 자료

 

2015년 생명평화센터 사업 개요 V-3(미포함).pdf

2. 몰락하는 공동체적 인간과 한국 시민사회


불안한 존재와 도둑정치(Kleptocracy)’의 사회

한국 사회의 개인과 공동체는 자본 중심의 경쟁과 불안한 삶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는 공동체적 인간의 몰락을 재촉하며 위험 사회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모든 문제는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며 개인의 자유를 위한 국가 기능은 축소되고 법인격으로서 개인의 자유를 위한 국가 기능은 강화된다. 형식적 민주주의는 허상이 되고 있으며 허약하기만 한 한국 시민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대기업과 재벌 중심의 경제 질서가 양극화와 경제적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극우적인 정치 지배 담론이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획일적인 통제사회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초국적인 군산복합체와 기업(법인격으로서 개인)의 지배질서는 더욱 강화되고 약자인 개인(사람)은 흩어지고 불안한 존재가 된다.

토마 피게티(Thomas Piketty, ‘21세기의 자본’)세습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일으키고 있다며 자본주의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나라는 가난해지는데 세습 자본의 사적 자산은 늘어만 간다는 것이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몇몇 수출 대기업은 해마다 사상 최고의 기업이윤 실적을 갱신하고 있지만 이에 비해 정규직 노동자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다. 청년 5명 중 1명은 비정규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있으며 실질 소득은 물가 상승률에 못 미쳐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70만원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세 모녀(2014.2.26.), OECD 평균의 4배에 달하는 노인 자살률은 경제 성장이라는 허구에 비친 암울한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이와 같은 한국 사회의 지배 질서에 대해 소수의 엘리트층이나 정부에 의해 국가자원이 사적으로 강탈되는 도둑정치(Kleptocracy)’로 규정하기도 한다.

 

탐욕과 욕망의 괴물 사회, “더 이상 숨을 쉴 수가 없다

2014, 세계 시민사회는 합법적도둑들로부터 가족과 생활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애통함으로 들끓었다. 한국 시민사회는 1년 내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가만있지 않겠다며 분노와 절망을 스스로 치유해야만 했으며 세계 시민사회는 숨을 쉴 수가 없다며 인종차별과 전쟁의 참혹함에 시달려야 했다. 이미 차디찬 길바닥과 높디높은 굴뚝은 힘없는 이들의 목숨 줄이 되어 있다. 삼보일배(三步一拜)로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광경은 더 이상 색다른 일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온전한 삶에 대한 욕구는 종북의 테두리에 갇혀 있고 공공연한 백색테러로 위협당하고 있다. 종북 이데올로기와 사유화된 공권력에 의한 감시와 처벌 그리고 백색테러에 숨죽이고 있는 한국 시민사회는 평화는 사라지고 불안과 위험의 사회, 탐욕과 욕망이 지배하는 괴물 사회가 되어버렸다. 모든 것이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되며 이제 탐욕의 대열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만이 정상인 사회가 되었다.


한국 시민사회의 당면과제, 평화세력의 구축

공동체적 인간과 시민사회의 몰락’. 아마도 이 시대를 특징할 수 있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한국 시민사회는 더 이상, ‘아니다’. ‘이다를 말할 수 있는 대안세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청년은 한국 교회를 떠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운동단체와 새로운 공동체를 찾지 않고 있다. 한국 시민사회는 노령화되고 관료화되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멈추고 욕망의 끈을 잡기 위해 스스로 눈을 감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불안과 공포, 탐욕과 욕망의 괴물사회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평화세력의 부재가 한국 시민사회의 불행일지 모른다. 결국 한국 시민사회는 현장에서 피어나는 삶의 질서이자 공동체 정치의 구현체로서, 그리고 세계 시민사회의 네트워크로서 어떻게 평화세력을 만들어갈 것인지 응답해야 한다. 평화세력의 구축, 허약해질 대로 허약해진 시민사회를 재형성하고 괴물사회를 멈추게 할 수 있는 당면 과제이지 않을까? 폭주하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멈추게 할 수 있는 힘은 평화의 사람들로부터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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