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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숨

하늘냄새

by yunheePathos 2016. 8. 30.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보일때가 있다
나는 그때
그 사람에게서
하늘 냄새를 맡는다.

-박희준 [하늘냄새] -


친구 멜 박스에 붙어 있는 시입니다.


오랜만에 친구가 보낸 인사 나눔 멜을 보며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그 깊이와 넓이를 더해가며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매일 매일 찾아가고 있는 친구들이 있음을 보게됩니다.


지난 주에 시작했던 인사나눔이 1주일 사이에 마감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어르신의 소천 소식에 찾아뵙지 못함을 죄스러워하며 어른들의 건강을 여쭙고 선배와 친구들의 안녕을 나누며 어느 덧 흐른 시간을 안타까워하는 저를 또한 돌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선배들과 친구들이 보내 준 멜과 인사들이 너무나 고맙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묻어놨던 아픔에 어제와 다른 길을 선택하며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었고, 오늘의 어려움을 보듬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저 또한 하루 매 순간 어쩌면 이 생각 저 생각이 왔다갔다 하며 정신이 없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분명하지 않은 것, 가보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그렇기에 희망도 함께 공존하는 그 영역에서 어떤 관념이 나를 지배하는지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 그 전과 지금은 무엇이 다른지, 아니면 그대로인지 찬찬히 들여다 보는 잔재미가 있습니다. 가끔은 그것이 어려움으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친구의 멜 박스에 서명처럼 붙어 있는 '하늘 냄새'가 좋습니다. 하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은 그/그녀에게서 하늘의 향기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을 맑게 볼 수 있는 것, 맑아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맑게 볼 수 있는 힘, 그 마음 밭이 하늘 냄새, 하늘 향기의 원천인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맡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향기로 살기를 소원하듯.


지난 한 주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잔잔하게 멀리서 풍겨오는 친구들의 향기에 젖어 살았던 시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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