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는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 태백정맥이 지리산을 돌아 금강정맥을 타고 계룡산까지 올라오다 주미산 자락을 타고 내려오다 금강에 의해 그 정기가 끊긴 곳.
그래서 공주는 금강과 주미산(공주가 배 모양으로 위치되어 있고 그 꼬리 부분에 해당된다 하여 이름)으로 둘러쌓여 태백정맥과 금강정맥의 마지막 정기가 맴도는 곳.
이런 이유로 계룡산(행정구역상 공주)에는 예로부터 하늘과 소통하고자 했던 터가 많고(특별히 신원사 주변) 그 기와 맥을 찾아 수련하고자 했던 분들이 유독 많았다고 한다. 또한 비단결 마냥 고왔던 모래가 유명했다는 금강변에는 나당연합군 소정방이 주둔했던 고마나루가 있고 그 건너편엔 곰이 뛰어내렸다는 연미산이 있다. 주미산에서 우금티를 거쳐 넘어오는 산, 연미산.
공주 연미산은 이런 공주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새해 새벽 이곳에서 끊긴 맥을 이어 북으로 향하고자 하는 태백정맥과 금강정맥의 마지막 용트림을 환상으로 보고 고마나루 나당연합군 소정방의 시커먼 뱃속과 욕망 그리고 이로인한 민중의 곡소리를 환청으로 듣는다면?
이 땅의 줄기인 도도한 백두대간의 백두정맥과 지혜와 생명의 산 지리산으로부터 시작하는 금강정맥의 용트림이 민중의 곡소리와 만나 삼남지역 민중들이 후천개벽을 향한 항쟁의 역사를 만든 곳이 공주 우금티라면? 제2의 우금티가 싹트는 곳이라면?
연미산에서 금강 건너 계룡산 자락 사이로 떠오르는 새해를 바라 본 2018년은 나에겐 색다른 의미가 있을 듯하다. 오늘 새벽, 나의 환상과 환청은 어김없는 오늘 이 땅의 민의 역사적 사실이자 현실이요, 이것이 오늘과 다른 내일로 나를 밀고 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집에 돌아오니 김정은의 신년 메시지가 분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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