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8월 21일 오전 10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민투표율 33.3% 미달 시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답니다. 그것도 "‘지속가능한 복지’와 ‘참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데 한 알의 씨았이 될 수 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해도 더 이상 후회는 없다”고 하면서요. 오세훈 시장의 발표는 참으로 축복스런 명언으로 다가왔습니다. 민주주의와 복지를 후퇴시키고 있는 세력에 대해 단호히 철퇴를 가하고자하는 의지와 이를 위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대해도 후회없다는 저 굳은 말씀, 얼마나 명문이고 감동적인가 싶습니다. 개인의 문제를 무슨 큰 국가적 과제인 듯 만들고 싶어하는 고뇌의 눈물 한방울 떨구는 센스까지. 일요일 아침부터 눈물로 요란법석을 떨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한나라당 몇년 만에 대~~ 단~하신 분이 되었습니다.
이제 투표 참여가 참으로 어렵게 되었습니다. '나쁜 투표'이기에 '투표를 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오세훈 시장의 악어의 눈물을 통해 마련해 준 '참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한 서울시정을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토건세력으로부터 서울시정을 다시 민주주의와 복지의 모델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세훈 시장의 일요일 판 악어의 눈물'이라는 한편의 코미디가 갖는 진정한 의미일 것입니다. 아닌가? 이를 위해 투표율이 절대, 33.3%를 넘으면 안되겠죠? 투표를 하지 말아야 할 훌륭한 명분을 제공했네요.
사실 '나쁜투표'라는 개념으로 담고 싶어하는 의미에 대해 동의하고,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는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나쁜투표"이니 "투표를 거부"하자라는 단순 구도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려웠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부정의하고 불법적인 부당한 주민투표이고, 한국사회 민주주의와 복지 수준을 천길 낭떨어지로 내팽기치는 토건세력의 대반란'이자 '특정 개인의 정치적 이해를 위해 민주주의의 기초적 수단인 주민투표를 악용한 사례이자 막대한 시민들의 세금과 시간을 낭비한 사건'이며, 이번 투표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청소년들 뿐만 아니라 시민들까지도 겪어야 하는 '정신적 피폐와 고통'이라고 생각하며 절대 반대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쁜투표'라는 용어로 상징되는 슬로건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가 투표에 대해 나쁘고 좋고를 판단할 것이며, 언제는 '민주주의를 위해 반드시 투표참여해야 한다'고 하면서, 언제는 '나쁜 투표이니 참여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권리이고 훌륭한 선택, 심지어 아름다운 행동'이라고 말하기에는 사실 민망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총대선에서도 나쁜 투표(예를 들면, 민주진보진영의 당선이 어려운 곳)와 좋은 투표(~당선 가능한 곳)를 구분할 것이며,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무엇이라 참여를 권할 것인지 대단히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통대를 통한 아주 나쁜 체육관 선거도 있지만요.
"주민투표율 33.3% 미달 시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겠다". 결론적으로 33.3%를 넘기면 안됩니다. 서울 시정을 토건세력으로부터 '참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복지'을 위한 서울시정을 만들어갈 수 있는 세력으로 교체할 수 있는, 오세훈 시장이 준 기회를 놓치면 안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오세훈시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도 민주주의와 복지를 위해 희생한 사건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맞죠? 나는 이렇게 기억할 것입니다.
33.2%.오세훈시장이 ‘참된 민주주의’와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한 한알의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최대치입니다. 오세훈시장을 사랑하시는 분들은 이 사실을 꼭 유념해야 합니다.
이 정도의 사람들이 정치인 놀이하고 있는 세상이
참으로 안타깝고 심란한 아침에...
이윤희 페이스북 개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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