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의 아픔 앞에서, 학교와 지도자의 교육적 책임을 묻습니다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장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책임을 배우는 교육의 장입니다. 특히 학교 스포츠는 학생들이 경기력뿐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 공정한 경쟁의 정신, 더불어 살아가는 시민의식을 함께 배워야 하는 소중한 교육 현장입니다.
최근 광주일고와 배재고의 야구 경기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진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의 응원 구호는 매우 안타깝고 부적절한 일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장난이나 과한 응원으로 넘길 수 없는 문제입니다. ‘탱크’라는 표현은 광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와 깊이 연결된 말이며,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무거운 상징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은 특정 지역만의 기억이 아닙니다. 그것은 군부독재의 폭력에 맞서 시민들이 생명과 희생으로 지켜낸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입니다. 그렇기에 5·18의 아픔이 상대 학교와 지역을 조롱하는 언어로 사용되었다면, 우리는 이를 깊이 성찰해야 합니다. 그 말이 어떤 상처를 주는지, 왜 그런 표현이 결코 응원이나 경쟁의 언어가 될 수 없는지 학생들과 함께 차분히, 그러나 분명하게 되짚어야 합니다.
한국YMCA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생명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실천해 온 시민운동 공동체입니다. YMCA운동은 청소년을 단순히 훈육의 대상이나 처벌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청소년은 존중받아야 할 인격이며, 현재의 시민이고, 배움과 성장을 통해 더 나은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따라서 이번 사안 역시 학생선수 개인의 잘못만을 부각하고 징계하는 방식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교육적 성찰입니다.
고교 운동부는 학생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그곳에는 감독과 코치가 있고, 학교의 관리 책임이 있으며, 교육기관으로서의 지도 체계가 있습니다. 경기 중 부적절한 구호가 나왔다면 현장에서 이를 바로잡고, 학생들이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도록 지도했어야 할 책임은 분명 지도자, 어른, 그리고 사회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그 잘못은 분명히 짚어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 왜 현장에서 제지되지 않았는지, 학교 스포츠 문화와 교육 체계 안에 어떤 부족함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것은 잘못을 덮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을 통해 배우게 하고, 다시 공동체의 책임 있는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또한 어른과 지도자, 사회가 자신의 책임을 청소년에게 전가해서서는 안됩니다. 청소년에게만 모든 비난과 징계의 무게를 지우는 것은 교육적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진정한 교육은 학생과 지도자, 학교와 사회가 함께 배우고 변화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이번 일은 우리 사회에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일깨워 줍니다. 5·18민주화운동은 교과서 속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토대입니다. 이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할 때 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고, 민주주의의 상처를 조롱의 언어로 소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한 학교, 한 운동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교육 전체가 함께 성찰해야 할 과제입니다.
학교는 경기 성적과 입시 결과만을 가르치는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역사적 책임을 배우며, 자신의 말과 행동이 공동체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학교 운동부 교육은 체력과 기술 훈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스포츠맨십, 인권 감수성, 역사 인식, 민주시민의식 교육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도자 교육 역시 함께 강화되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청합니다.
첫째, 관련 학교와 지도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광주 시민과 5·18민주화운동의 아픔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합니다. 사과는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서 시작되어야 합니다.
둘째, 학생선수 개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방식이 아니라, 감독과 코치, 학교의 지도와 관리 책임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는 처벌을 위한 책임 추궁이 아니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교육적 점검이어야 합니다.
셋째, 학교 운동부와 학생선수들을 대상으로 역사교육, 인권교육,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타인의 아픔을 존중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교육청과 관계 기관은 이번 일을 일회성 논란으로 넘기지 말고, 학교 스포츠 문화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승리 중심의 문화 속에서 인권과 역사, 공동체 의식이 소홀히 다루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국YMCA는 청소년을 믿습니다.
청소년은 배울 수 있고, 성찰할 수 있으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 갈 주체입니다. 그러나 그 성장은 청소년 혼자만의 몫이 아닙니다. 지도자와 학교, 가정과 사회가 함께 책임질 때 가능합니다.
5·18의 아픔을 조롱하는 말이 경기장의 응원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의 희생을 가볍게 여기는 문화가 우리 교육 안에 자리 잡아서도 안 됩니다. 그 자리에 역사에 대한 존중, 상대에 대한 예의, 생명과 평화의 감수성, 그리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책임이 자리해야 합니다.
진정한 사과는 처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과는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과 문화, 지도 체계를 바꾸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 스포츠가 승리만을 좇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새롭게 서기를 바랍니다.
한국YMCA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생명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품고 민주사회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2026년 6월 30일
한국YMCA전국연맹
강릉YMCA, 거제YMCA, 거창YMCA, 경주YMCA, 고양YMCA, 광명YMCA, 광양YMCA, 광주YMCA, 구리YMCA, 구미YMCA, 군산YMCA, 군포YMCA, 김천YMCA, 김해YMCA, 남양주YMCA, 당진YMCA, 대구YMCA, 대전YMCA, 마산YMCA, 목포YMCA, 문경YMCA, 부산YMCA, 부천YMCA, 서산YMCA, 성남YMCA, 세종YMCA, 속초YMCA, 수원YMCA, 순천YMCA, 시흥YMCA, 아산YMCA, 안동YMCA, 안산YMCA, 안양YMCA, 양산YMCA, 양주YMCA, 여수YMCA, 영주YMCA, 영천YMCA, 용인YMCA, 울산YMCA, 원주YMCA, 의정부YMCA, 이천YMCA, 인천YMCA, 임실YMCA, 전주YMCA, 정읍YMCA, 제주YMCA, 진안YMCA, 진주YMCA, 창원YMCA, 천안YMCA, 청주YMCA, 춘천YMCA, 충주YMCA, 파주YMCA, 평택YMCA, 포항YMCA, 하남YMCA, 한강YMCA, 해남YMCA, 홍성YMCA, 화순YMCA(이상 65개 지역YMCA)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31936
YMCA "5·18 희화화 응원, 학생만 처벌해선 안 돼…학교·지도자 교육 책임 함께 물어야" - 한국NGO신
광주일고와 배재고의 고교 야구 경기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는 응원 구호가 사용돼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YMCA전국연맹이 학생 선수 개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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