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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전 세계적인 평화기도운동, Sabeel의 목요기도회.

by yunheePathos 2017. 4. 6.

전 세계적인 평화기도운동, Sabeel의 목요기도회.


소박한 모임을 상상했습니다. 몇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말씀을 묵상하고 평화를 기도하며 그 메시지를 평화의 사람들과 나누는 그런모임 말입니다. 온갖 종파들이 크고 작음을 자랑하며 사랑을 말하지만 반평화에 눈을 감고 있는 예수의 땅 팔레스타인에서 겟세마네의 기도처럼 온전한 울림이 있는 기도 모임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에 도착해 처음 물었던 곳이 이곳이었습니다.


버스로 찾아가는 초행길의 떨림과 Sabeel에 대한 설레임으로 30분이 금방 지나 도착한 그곳은 상상대로 소박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12시 시작시간이 다되었어도 누구 하나 분주한 사람이 없고 여기 저기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섰지만 누구하나 그리 크게 반가워하지 않고 그렇다고 외면하지도 않았습니다. 가벼운 눈 인사와 환영의 인사, 항상 오고가는 사람처럼 낯설지 않게 그렇지만 요란하지 않은, 사실 공간이 크지않아 그리 수선을 떨 이유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13명이 참석했습니다. 참여 멤버들은 신학센터에서 일하는 스텝들과 여행 중 일부러 찾아온 사람들이었습니다. 목회자, 신학자 그리고 저 같은 사람들입니다. 기도모임은 대략 1시간이 약간 넘는 정도가 되는 듯한데, 핵심은 설립자인 Naim Ateek의 간단한 메시지와 말씀 읽기, 참여자들의 reflection 그리고 기도나눔이 핵심이었습니다. Refletion은 형식적으로 돌아가며 나누는 소회가 아닌 격려한 토론 이상이었고 이것은 기도모임이 끝나고 함께하는 점심 식사 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때 나누는 제한없는 대화가 더 재미날지도 모르겠습니다. 1시간이 넘게 대화가 멈추지를 않았습니다. 다 알아들지를 못해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팔레스타인의 상황에서 폭력과 비폭력의 문제에 대한 신학적 이슈들이 중심 화두였습니다. 오늘 가장 많이 언급된 세계적인 인기스타는 트럼프와 김정은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말이 적은 사람은 Naim Ateek이었습니다. 아, 제가 가장 적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과 그 지혜를 나누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평화의 연대와 끈의 가능성을 새롭게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움직임이 요란하고 바쁘기만한 시간들을 비워내고 스스로 고요한 가운데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로 지혜를 넓혀가며 더 깊어진 향기로 새로운 사람을 모으는 #기도모임.


숫자로 평가하는데 익숙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뜻을 찾아 가는 길에 항상 숫자로 평가되며 내용과 형식이 뒤틀리는 경험, 차분하게 뿌리와 줄기와 열매를 돌보기보다는 화려한 열매의 빠른 수확에 익숙한 우리네 경험, 서로의 지혜와 힘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누구의 이름과 지혜가 더 큰 것인가가 어쩌면 더 중요한 도토리들의 경기장 같은 문화, 유연하지 못한 위 아래의 문화. 기도모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실천 기초공동체로서 이와 같은 기도모임일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예수운동의 근본에 맞닿으려고 하는 에큐메니컬운동의 뿌리를 튼튼히 세워나가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니 최소한을 지켜가기 위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Sabeel은 1989년, 팔레스타인 성공회 신부인 Naim Ateek에 의해 만들어진 Ecumenical Liberation Theology Center입니다. Sabeel은 'the way', 'a channel' 또는'spring'을 뜻하는 아랍어로서 그들의 비전과 미션을 보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억압과 폭력, 부정의 그리고 차별 아래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예수의 신앙을 고양시킴으로써 성서의 자유를 향해 나아가도록 노력하는 것을 미션으로 예수그리스도의 삶과 가르침으로 고양된 기독교인들이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정의를 위한 일과 평화를 만들어가는 일에 참여하게 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습니다. Sabeel은 그 길이자 통로이고 그 표현(실체)이라는 뜻으로 저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그동안 매주 목요일, 평화를 위한기도회를 개최하고 그 기도문을 전 세계적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에서 Mitri Raheb의 신학센터와 함께 대표적인 신학연구소로 알려져 있고, 미국 장로교의 공식적 파트너이고, 'Friends of Sabeel'로 미국, 카나다, 영국,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아일란드,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에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2.24)


http://sabeel.org/ #팔레스타인 #기독교 #대안성지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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