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살의 자메이카 방구석에 앉아 있습니다. 5월 13일(금요일) 오후 5시 40분 비행기로 일본 오사카 칸사이(KANSAI) 공항에 7시 20분경에 도착하여 오사카 KCC로 갔습니다. KCC 이청일선생님과 오혜수선생님, 그리고 따님 이렇게 세분이 마중을 나와 주셨습니다. 이 분들의 안내로 KCC에 도착(9시경)하여 후꾸시마 원자력과 쓰나미, 히로시마와 나와사끼 피폭 영상과 자료를 보고, 이청일선생님으로부터 일본의 현황에 대해 소개를 받았습니다. 이청일선생님 가족이 밤 12시가 넘는 시간까지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말씀을 나눠주셨고, 또 KCC가 운영하는 다다미방 게스트하우스를 제공해주셨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http://a3.sphotos.ak.fbcdn.net/hphotos-ak-snc6/225459_210561052299410_110008582354658_651255_2624014_n.jpg)
<KCC 자료실에서 이청일선생님이 모아 보여주신 핵 관련 자료들(5월 13일, 금요일, 9시 30분>
이청일선생님이 소개해주신, 일본의 한 학자가 말했다는 "당신이 우리를 구원했습니다"라는 표현처럼 후꾸시마 원자력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과연 인간 물질문명의 변화를 - 나는 단절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 새로운 단절과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인지, 과학기술로 좀 더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지만, 과연 인간의 통제범위에서 벗어난 원자력과 핵에 기반한 경제와 정치, 문명이 더 이상 가능할 것인지, 누가 이것을 끊임없이 재생산하고 있는지를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학습에 대한 욕구도 오랜만에 재충전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용복박사님의 말씀처럼 무엇보다도 구제역과 원자력, 핵의 문제를 다루면서 단순히 한번의 해프닝과 같은 재앙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핵이나 구제역의 문제가 단순한 재앙의 문제가 아니라 현 정치, 경제질서의 근본적인 모순과 질서, 현대문명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문제라는 인식, 이 경제질서와 시스템에서 운영되지 않으면 안되는 경제와 정치질서에 대한 인식의 확장이 필요하다는 제기는 큰 수확 중에 하나였습니다. 새로운 학습에 대한 욕구는 며칠이나 갈까요?
또 하나는 구제역과 후꾸시마 원전 이전과 이후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질문을 갖고 살아오기는 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심난하게 생각해 봤습니다. '과연 단절을 이야기하면서 그 이전과 이후에 내 생활에서 단 하나의 차이, 변화, 단절의 경험이 있는가?. 거대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온전히 떠 넘기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서 저는 4년동안 고민으로 안고 있던 '현대를 살아가는 Christianity'를 생각하게 되었고, '생활인기독자의 삶은 무엇일까?'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사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예수가 십자가 죽음 이후 인간에게 보내는 또 하나의 메시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눈물로 하나님께 호소했듯 후꾸시마의 사람들을 통해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현대를 살아가는 기독자들의 고백과 삶은 무엇인지, 이런 질문들에 우리는 또 예수로부터 돌아 앉을 것인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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