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탈핵 예배
2019년 3월 11일 오전 11시, 원자력안전위원회 앞
2019년 3월 11일은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를 맞는 날입니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쓰나미)가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을 덮쳤고, 이 재해가 핵발전소의 폭발로 이어졌던 사고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핵발전소에 의한 인명피해는 없다고 말하며 단 1명의 사상자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이 사고로 모두 2만여 명의 사람들이 방사능에 피폭되었고, 살던 곳을 떠나 피난 생활을 이어가는 17만여 명의 사람들은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사고였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가 준비하는 3.11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탈핵 예배는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고, 탈핵을 소망하는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정부의 탈핵선언이 무색하게도 앞으로 신고리 4호기를 비롯해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까지 다섯 기의 핵발전소가 더 가동됩니다. 이 핵발전소들은 해결책이 없는 핵폐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함으로서 미래세대에 무거운 짐을 떠넘기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한국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바르게 알고, 우리의 삶과 사회의 변화를 소망하는 예배를 드리려는 것입니다.
우리가 후쿠시마 핵사고를 기억하는 이유는 후쿠시마 핵사고가 보여준 미래의 참혹함 때문입니다.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후쿠시마는 체르노빌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사고의 수습은 당연히 불가능했고, 주변지역에 미친 피해 역시 상상을 넘어선 것이었습니다. 현재 격납건물 안은 사람은커녕 로봇도 들어갈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열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노심용융을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정부는 방사능에 오염된 땅이 이제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방사능에 오염된 토양을 임시로 쌓아둘 장소조차 찾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체르노빌에서 경험했듯이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오염된 땅은 쉽게 회복될 수 없습니다. 후쿠시마현과 인근 군마현에서는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 발생하기 쉬운 갑상선암이나 백내장 등의 질병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체르노빌이 보여준 미래를 생각해보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핵 없는 세상을 절실히 바라는 마음은 더 이상 이런 참혹한 미래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같을 것입니다.
탈핵주일 예배를 통해 우리는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현실 가운데서 고백할 것입니다.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죽음에 가두어두려고 하는 핵의 세력을 물리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온전한 생명으로 나아가기 위해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탈핵예배에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2019년 3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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