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대항하는 이스라엘의 최신 무기는 이집트의 부채.
2023. 12. 18
이집트는 대외채무를 탕감하는 대가로 가자지구에서 추방된 팔레스타인 난민을 받아들이는 데 동의할 것인가?
가자지구에서의 파괴적인 전쟁이 진행되는 10월 말, 이스라엘 정보장관 길라 가말리엘(Gila Gamaliel)이 작성한 문서가 알려졌다. 이 문서에서 그는 "긍정적인 장기 전략 결과를 낳을" 해결책으로 가자 주민들을 시나이(이집트)로 이주시키는 제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집트 인구의 대부분이 친팔레스타인인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이집트가 어떻게 그러한 해결책을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그 답은 거시경제학의 세계, 부채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 신문 칼칼리스트(Calcalist)와 위키리크스(WikiLeaks)가 이 제안을 공개한 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비판 언론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텔아비브는 세계은행에 대한 모든 빚을 탕감하는 대가로 이집트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을 수용해 시나이에 정착시키는 것에 대해 압델 파타 알시시(Abdel Fattah al-Sisi) 이집트 대통령과 대화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집트가 다자간 채권자(예: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에게 진 빚을 떠맡거나 (미국의 지원으로) 동맹국 서방 국가들이 갖고 있는 이집트 부채를 탕감하도록 설득할 것을 의미한다. 한편, 앤서니 블링컨(Anth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이 10월 이 지역을 순방하면서 이집트 정부에 제안한 텐트 도시(나중에 주거용 건물로 업그레이드될 예정)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제안과 같은 특정 조치에 대한 잠재적 재정 지원이 협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도주의적 구호를 구실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이집트의 문을 개방하는 것은 이웃 국가의 빚을 탕감하는 등 재정적 호의에 대한 대가로 이스라엘 정부의 "위기 해결"의 실제 목표, 인종 청소와 영토 식민지화를 가리게 된다.
빚에 짓눌린 나라, 이집트
거시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제안은 압델 파타 알 시시 정부에게 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인구 1억 500만 명의 이집트는 현재 서방세계에서는 거의 눈치 채지 못하는 역사적인 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다. Bloomberg Economics는 부채 상환 불능에 취약한 측면에서 이집트를 우크라이나에 이어 전 세계 2위로 평가했다. 이집트의 두 가지 주요 수입원인 관광 및 수에즈 운하 대중교통 요금이 인상되었지만, 2023년 6월 현재 총 1,647억 달러에 달하는 대외 부채를 상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이 부채의 일부는 이집트의 걸프 동맹국인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과 같은 현지 채권자들에게 빚지고 있다. 나머지는 관대하지 않은 채권자들에게 빚진 것이다. 이집트는 2023년 말까지 국제통화기금(IMF)에 29억 5천만 달러, 외국 채권 보유자에게 15억 8천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세계 최대 밀 수입국 중 하나이자 다른 기본 식량과 연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증가, 전례 없는 가격 인상, 저렴한 금융에 대한 접근 제한 등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 그 결과, 이집트는 IMF와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의 국제 차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의존성은 이집트의 외교 정책 옵션을 제한하여 이집트가 유럽 국가들과 함께 IMF 및 세계은행과 같은 다자간 기관의 의사 결정을 지배하는 미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낮고 어렵게 만든다.
압델 파타 알시시 정부가 부채를 탕감하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자는 이스라엘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의 인기를 더욱 떨어뜨리고, 알시시의 출마 기회를 더욱 훼손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그러나 비록 이 "해결책"이 지난 10월 18일, "퇴거도, 재정착도 없다. 땅은 팔레스타인의 땅"이라고 외치며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연대해 거리로 나선 이집트 국민들의 친팔레스타인적인 입장과 충돌하지만, 그는 오늘 선거의 승자로 발표됐다.
야당과 이집트 국민은 이집트가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것과 권위주의적인 이집트 정부와 그 탄압 조치에 대한 미국의 지지가 결국 이스라엘의 존재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미국은 이집트 정부가 압도적인 반시오니스트 국민들을 억제하는 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이스라엘이 지난 몇 주 동안 보여준 수천 명의 어린이들과 민간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잔혹성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계속해서 폭격한다면 이집트는 재정 지원과 채무 일부 구제를 대가로 난민들을 자국 영토로 사실상 이주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을 가능성이 있다.
부채 정치, (별로) 새로운 식민 전술
정치적 호의를 대가로 부채를 탕감하겠다는 이스라엘 정부의 제안에 담긴 원칙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이는 신식민지 금융 권력 구조로 특징지어지는 세계에서 북반구의 부유한 국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관행의 한 예이다. 이는 북반구 및 다자간 금융 기관(IMF, 세계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빈곤 국가가 여전히 이전 식민지와 거의 동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부채가 단순히 재정적 문제일 뿐만 아니라, 억압과 강탈의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해 권력을 행사하여 정치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집트를 예로 들면, 이집트가 미국의 정치적 요구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 미국이 부채 탕감을 수단으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1년, 미국과 그 동맹국들 즉 파리 클럽의 부유한 정부들은 이집트가 2차 걸프전에 반 이라크 연합군의 일부로 참전하는 대가로 그들에게 진 빚 202억 달러의 절반을 탕감했다.
많은 사회운동(2000년대 희년운동을 시작으로)은 “부채정치”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부채는 환경과 인권에 심각하게 해로운 신자유주의 정책을 확산시키고 예속시키기 위한 메커니즘이라고 비난했다. 부유한 서구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극우 이스라엘 정부의 인종 청소와 팔레스타인 영토 식민지화를 지지하는 재정 제안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팔레스타인 학살에 국제사회 모두가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볼리비아, 콜롬비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알제리 등의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매우 중요한 입장을 취했다. 루이스 아르세(Luis Arce) 볼리비아 대통령은 네타냐후 정부와 외교관계를 단절했고, 콜롬비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했다. 이는 가자지구의 자발리아 난민캠프 공격에 대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비난과 함께 이루어졌다. 게다가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 콜롬비아 대통령은 11월 9일에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국제형사재판소에서의 알제리의 사건을 콜롬비아가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다. 3주 전, 페드로 산체스(Pedro Sanchez) 스페인 대통령과 알렉산더 데 크루(Alexander De Croo) 벨기에 총리는 이집트와 가자 사이를 가로지르는 라파 국경을 방문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수천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해 지속적인 외교적 위기를 초래한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뒤늦게 영국, 독일, 프랑스도 이스라엘 휴전 요구에 동참했다. 12월 12일 유엔은 가자지구에서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으며, 153개국이 찬성, 23개국이 기권, 10개국이 반대했다.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투표에서 기권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휴전에 반대표를 던진 국가 중 하나였다.
출처 https://www.opendemocracy.net/en/israel-latest-weapon-palestine-egypt-debt-gaza/
올리브트리와 가자지구 후원 모금 참여 안내
https://blog.naver.com/peacekymca/223278138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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