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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

정전협정 60년, 한국 기독인 소이산평화기도회 발표 시 - 이제는 우리가 노래할 시간 (시인 김무영)

by yunheePathos 2013. 7. 26.

정전협정 60년, 한국 기독인 소이산(DMZ) 평화기도회를 위해 김무영시인께서 흔쾌히 창작 시를 만들어주시고, 직접 낭송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정전협정 60년, 한국 기독인 소이산평화기도회 발표 시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노래할 시간

: 한반도 정전협정 60주년에 즈음하여

 

김무영

 

이제는 노래할 시간,

어디서 왔냐고

물을 필요 없습니다.

남에서든 북에서든 평화는

방향을 가리지 않으니까요.

이제는 노래할 시간,

당신은 누구냐고

물을 필요 없습니다.

 

왼편이든 오른편이든 평화는

자리를 따지지 않으니까요.

 

전쟁은 멈췄지만

싸움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 싸우는지 잊은 채

찢어지는 아픔도, 끝없는 그리움도

멈출 줄을 모르고 깊어갑니다.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 채로

 

그래도 이제는 노래할 시간,

생명은 기어이 자라고야 맙니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씨앗이 어떻게 싹이 트는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평화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생명의 기운이 자라납니다.

오래도록 기다린 우리입니다.

 

이제는 다 같이 노래할 시간,

부둥켜 얼싸안고 입맞출 시간

 

서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며

마주보고 함께 웃음지을 시간

 

한 사람이 한 소절의 노래가 되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부를 때에만

비로소 하나의 노래는 이뤄집니다.

땅이 귀 기울여 듣고

나무와 새들도 숨죽이며 기다리는,

이제는 우리가 노래할 시간

 

영원히 끝나지 않을,

평화의 노래를 부를 시간.


김무영. 작가. 문학과 신학을 공부했으며, 전업작가로 활동중. 
저서로 <일상생활 인문학놀이터: 사람찾기> (8월 출간예정)이 있으며
그외에도 소설과 에세이, 시를 쓴다. 작가집단 <용감한 작가들>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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