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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의 끄적거림/원고

새로운 100년, 평화를 만드는 한국YMCA

by yunheePathos 2014. 3. 15.

새로운 100년, 평화를 만드는 한국YMCA

 

이윤희 / 한국YMCA100주년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새로운 100년, 평화를 만드는 YMCA.pdf

* 국민일보 1월 30일자로 실린 기사입니다.

 

‘시민사회 정신적 발전소’로 거듭난다

 

“우리는 이제 YMCA를 통해 우리의 소원이던 젊은이들을 만나게 됐다. 하류층의 자녀들, 상인의 자제들, 선비나 양반의 자녀들이 모여와 한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리고 밤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호머 헐버트 미국 감리교 선교사)

 

청년들이 모여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기도했던 곳, 꿈을 키우고 이웃을 돕기 위해 행동하는 현장. 한국YMCA는 민간의 자율적인 활동이 금지되었던 구한말, 이 같은 열정을 간직한 청년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나라의 독립과 자주적인 근대국가 수립을 위해 YMCA에 모여 기도했다. 국가가 없는 민(民)을 위해 협동하고 자치하는 시민사회를 만들고자 했다. 무엇보다 사람을 키우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05인 사건과 3·1운동으로 이어져 온 YMCA의 신앙 고백적 사회참여는 민족독립운동의 근거지가 됐다. 야구와 농구 등 근대 스포츠를 통해 청년과 민의 단결을 도모했으며, 풀뿌리 민중들의 협동조합운동과 물산장려운동 등으로 시민사회운동의 원형이 됐다.

 

한국YMCA전국연맹의 시작은 꼭 100년 전부터다. 1914년 4월 2일, 배재학당Y를 비롯한 9개 학생 청년회와 1개 시 청년회가 조선기독교청년회연합회 창설의 모태다. 현재 전국 65개 지역YMCA와 10만여 회원, 6000명 이상의 이사 및 위원들과 2200명의 간사, 실무진이 함께 하고 있다.

 

한국Y운동의 밑거름이 되었던 한국 최초의 YMCA는 1901년 9월 창립된 배재학당YMCA. 시 청년회는 1903년 10월에 창립된 황성기독교청년회다. 한국Y 100년의 역사는 결국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기를 기도하며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요약된다. 이는 무너지는 민족 공동체의 처마 한 끝을 부여잡고 온 몸으로 들보가 되었던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였다. 그것은 곧 ‘사람을 만들어 온’ 역사였고, ‘그 사람들이 창조해 온 운동’이었다. 그들이 고민하고 토론하고 협력했던 그 길을 따라 이 나라의 청년·농촌·노동·환경 운동에 이어 협동조합 및 소비자·지역·평화운동으로 꽃피어왔다.

 

한국Y 100년에는 역사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한국Y 100년은 YMCA를 통한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진지한 신앙 고백적 응답이었다. 민족과 함께 한 100년은 하나님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선물이었고 은총이었으며 가난하고 억눌린 자를 해방하시는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는 증거였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한국Y100주년기념사업회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한반도 통일과 동북아시아와 지구촌의 정의로운 평화’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시민평화운동’ ‘팔레스타인 평화운동’ ‘공정무역운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학Y와 청소년Y 양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한국Y는 ‘평화의 전령사’ 육성을 위한 생명평화센터 건립도 준비 중이다. 이제 100주년을 맞아 국내 청년뿐만 아니라 아시아 청년, 여성들을 평화의 지도자로 육성하는 ‘평화 교육(Pedagogy)’기관, ‘시민사회의 정신적 발전소’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한국Y 100년이 YMCA만의 역사가 아니듯 한국 교계가 100주년 기념사업에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생명평화센터는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쉼과 영적 재충전, 기도와 연구가 공존하는 민의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YMCA는 사회적 협동경제운동을 통해 민 스스로 자치·협력하는 힘을 키워가려고 한다. 세계 도처에서 정치·경제적 위협과 문화적 소외 가운데 하나님 백성들의 신음과 통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극화로 인해 골이 더 깊어지는 빈부 격차와 폭력, 전쟁, 자원과 생태적 위기, 맘몬화된 물질주의, 한국 기독교의 근본주의와 패권주의…. 우리 모두를 아프게 만드는 이같은 문제들은 진정한 해법과 치유를 기다리고 있다.

 

‘보아라, 내가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할 것이니(사65:17).

 

한국Y의 100주년 기념사업 주제 성구는 100주년 사업이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카이로스 운동임을 고백하고 있다. 한국의 사회선교기관으로 첫 발을 내딛은 YMCA는 새로운 100년의 출발선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초대하고자 한다. 그리고 생활 속 크리스천 운동단체로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그 소명에 한국 교회가 동참하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ymca100.net).

 

국민일보 1월 30일자 기사

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986125&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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