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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올리브산과 만국교회

by yunheePathos 2017. 4. 7.

올리브산(Mount of Olive)은 올리브 기름을 짜고 보관하던 작은 동산이다. 그래서 이름도 말그대로 우리에게 익숙한 겟세마네다. 커다란 역사적 배경이 되는 무대치고는 시시하고 작아도 너무 작다. 처음에 왔을 때 실망(?) 아닌 실망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십자가를 앞에 두고 천지를 덮을 듯한 예수의 절규를 감싸고도 너끈히 남을 만한 그리고 로마 군사들과도 맞상대할 수 있는 정도의 그럴 듯한 크기를 상상했던 것 같다. 예루살렘 도성에서 계곡 넘어 보이는 아주 작은 동산, 겟세마네.


라이언 게이트를 따라 내려가면 도로 옆으로 만국교회가 보이는데, 이곳이 예수가 유다로부터 배신의 키스를 받고 끌려가기 전에 무릎꿇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했던 곳이라고 한다. 실제 그 자리인지는 모르지만 예수가 기도하는 모습의 바위가 있고 그 역사와 함께했다는 올리브 나무 8그루가 교회 옆에 있다. 수령이 3천년 정도 된다고 알려져 있다. 교회 안에는 겟세마네 기도 성구가 몇 개 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암송할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었는데, 한글 성구도 갖춰져 있었다. 성지순례를 많이 하는 한국 사람들의 위력일 것이다.


그러나 매번 관광지화 된 이런 곳의 아쉬움이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조용히 그 때를, 말씀을 묵상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는 찾을 수 없고 오고가는데 바쁘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값싼 종교가 되는 이유가 이런 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스치듯 하며 신앙을 말하는 이들을 양산하는 것. 어쩌면 예수운동과 신앙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과 삶에 대한 결단의 공간이 이리 무의미할 수 있을까 싶다. 실제 그 공간이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예수가 겟세마네에서 기도했던 바위에 입을 맞추고 손을 얹으며 지나간다. 평화가 무엇인지 조차 찾을 엄두가 나지 않는 이곳에서 무엇을 염원하고 기도하고 있을까? 멍하니 교회 안에 앉아 있다 오고가는 사람이 많아 바위 옆에 잠깐 앉아 있다 나왔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앉아 있는게 민폐다 싶기 때문이었다. 도로 옆 겟세마네. 아마도 성서를 보며 겟세마네가 큰 산이지 않을까 상상했던 것도 회심과 성찰의 공간 그리고 이런 시간을 원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 개인적으로는 아쉽게도 사람들이 이곳을 성지로 오는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특히 짧은 기간에 많은 곳을 둘러보고 사진 찍기로 본전 찾기에 바쁜 한국 성지순례말이다.


만국교회는 379년에 건립되었지만 파괴되고 재건되기를 반복하다 1919년부터 1924년까지 16개국의 헌금으로 건축되었다고 한다.(2.20)


 #기독교 #대안성지순례 #팔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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