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4층 건물에 혼자 누워 있다.
친구하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다 친구를 집에 보내고, 작업하려다 보니 눈도 지치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에라 모르겠다 ~~.
참 고요하고 적막하다.
창문 틈으로
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칼같다.
그래도 좋다.
벽을 타고 오는 찬바람이 싫지 않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듯한 고요함과 적막함도 오히려 나의 정신을 맑게 하는 듯하다.
오늘 하루에만 두번째 찾아 온 완벽히 비어 있는 시간과 공간.
좋다.
이 자체가 좋다.
무엇에 관여하지도,
관심하지 않아도 되는
비어있는 여백의 시간.
잠깐의 시간이지만
다른 무엇으로 표현하기보다
'그냥 좋다~'가 지금이다.
무엇인가 채워짐으로 갖는 좋음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 것도 없는 비어 있음이 좋다.
온 몸의 세포가
아무 긴장없이 늘어진 듯 자유롭다.
몸도 정신도.
이 시간을 뜬 눈으로
어두운 방 하늘의 어두움을 헤아리는 즐거움을 잠깐이나마 갖는다.
이 시간이 감사하다.
2012년 12월 28일, 철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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