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숨의 끄적거림/숨

강풀 만화읽기 '이웃 사람' : '만약 그 때'는 '바로 지금'

by yunheePathos 2011. 10. 15.
강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듣기도 하고 가끔 트윗을 통해 그의 자유분방함을 엿보기도했지만, 그의 만화를 직접 보기는 처음이다.

딸이 빌려온 '이웃사람'. 참 엽기적이면서도 가슴에 짠하게 남는 여운.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파문을 만드는 잔돌들. 만화 그 자체에 빠지지 않고 객관화된 시각으로 요모조모를 분석하게 하는 구성, 어린 시절 배운 브레히트의 작품같다고나 할까!

참 좋네요. 딸들과 같은 책을 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 주고 남는 여운을 바람과 즐길 수 있는 여백도 만들 수 있어서. 

'만약 그 때'라는 질문을 통해 시간을 재구성해보며 지금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를 보여주는 것을 통해 한 발자국 더 나갔다면 또 다른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참 좋았답니다. 강요나 설교가 아닌.

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죠. '만약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참 좋았을텐데.. 그런 생각들. 이런 생각들이 후회를 낳기도 하고 스스로의 못남에 대해 생각하게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좌절을 만들기도 하죠.

그러나 지금, '만약 그 때' 그랬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하며 지난 시간을 후회하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성장해 있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갖게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고 소중한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배움과 변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만약 그 때'의 모자람과 실수, 잘못은 지금의 나를 만드는 중요한 시간이자 자양분이 되겠죠. 후회만을 남기는 표현이라면 우리에게 좌절을 주기만 하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이 말은 과거를 회상하는 말이 아니라 미래를 기획하고 만드는 말인 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누군가를 이 말로 정죄하고 규정하기보다는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보듬어갈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만약 그 때'를 줄여갈 수 있다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 바로...
결국  '만약 그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http://www.facebook.com/yunheepage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