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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깜짝생일과 난민, 오리엔탈리즘, 볼런티어...

by yunheePathos 2016. 8. 16.
요즘 3주 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생활하다 오늘 뜻하지 않은 생일 파티를 했습니다. 마치 이제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새로운 기운을 찾아 생활하라는 듯이 말입니다. 

필리핀 친구들이 공식 문서(?)에 있는 제 민증 번호를 보고 깜짝 파티를 준비해줬습니다. 일년에 한번, 그렇다고 아니라고 하기엔 다음을 또 기약하는 듯하여 즐겁게 받아들이고 같이 축하를 나눴습니다. 사실 제 생일은 음력이라 추석이 지난 바로 그 주인데..ㅎ

오늘 지금까지 다니던 학원도 그만두기로 하고 12월에 다시 다니기로 했습니다. 이 주부터는 개인 독선생하고 제가 관심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스터디를 해볼 생각입니다. 요즘에는 난민과 오리엔텔리즘에 대해 깊이 연구할 필요성을 더욱 많이 갖게 됩니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기본 동력이라할 수 있는 볼런티어리즘에 대한 철학적, 사상적 이해와 사회 변동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있는 종목입니다.

사실 이 분야들은 많은 연구들이 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 말만큼이나 한국 시민사회가 이런 영역에서 그리 깊게 연구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어찌보면 한때의 유행처럼 오고 간 이슈인 것 같기도 하고요. 이 문제들이 국제 정치의 패권질서나 이슬람과 서아시아(중동이라고 불리는), 그리고 지금의 미국 질서를 해석하며 시민사회의 축을 재구축할 수 있는 고리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북을 둘러싼 국제 변동의 핵심 축과 고리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평화를 핵심으로 오리엔탈리즘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는 결국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화 그리고 아시아성의 문제로 귀결될 것입니다. 데리다를 연구하는 어느 분은 아시아성에 대해 협소한 틀로 규정하며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을 봤습니다만, 정치적 맥락에서 중화와 대동아 공영권 이라는 이데올로기 이외에 아시아가 평화와 관련해 갖는 그 역사성과 역할에 대해 스스로 정의한 바 없고 근대 이후 사회변화의 동력에 대해 재구성해 본 바가 극히 드문 것 같습니다.

자본과 패권의 미국이 모든 삶의 영역에서 보편의 잣대가 된 현대 사회에서 수난의 삶을 살아왔던 아시아가 그리고 약자의 바닥에서 외치는 평화의 메시지로 기독교와 이슬람이 만나는 것을 상상해 봅니다. 그것이 향후 사회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는 하나의 밀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수쟁이로서 갖는 막연한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의 기독교로는 안될 것입니다.

유럽 사회만의 문제로 비춰지기도 하는 난민 문제나 무지할 정도로 토론이 없는 이슬람의 이슈(이슬람의 문제가 아닌 그것으로 형상화되거나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는 다양한 이슈들, ISIS 같은)는 지금 세계의 가장 아픈 역사적 고통이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은 둘로 나눠진 문제가 아니라 결국 하나의 맥락일 것이며 그렇기에 그것은 단지 국지적으로 제한적인 이슈이거나 그들만의 관리 영역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했던 서양의 제국적 인식과 그에 기반한 역사적 맥락을 갖지 않고서는 지금의 현상을 해석하는 것은 피상적인 진단에 머무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분들의 진단을 들어보면 외양의 미추에 대해 말하기 급급한 것 같습니다.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시민사회의 물적 기반을 제도 권력으로 대체하고자 하고자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것만큼이나 더욱 심각한 것은 한국 시민사회가 무지할 정도로 난민문제나 오리엔탈리즘 그리고 볼린티어에 대한 깊은 관심이나 통찰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주부터 시작하는 수영에 힘입어 새로운 기운을 찾아 새로운 학습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오늘의 깜짝 생일 파티는 격려와 함께 필리핀 친구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반전을 찾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항상 뜻 가운데 계신 그 분의 말씀처럼 불연듯 찾아오는 카이로스를 받아들일 줄 아는 또 다른 크로노스가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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