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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무슬림으로서 평화를 바랄 뿐이다.' Bethlehem, Al-Khader에서의 마지막 Olive Picking 에서

by yunheePathos 2016. 10. 28.

수확을 시작하기 전 참가자들은 매번 해당 올리브 농가 주인과 만나 올리브 농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농가는 다 Area C지역으로 언제, 어떻게 땅을 빼앗길지 모르는 지역이고, 물과 전기 등 농사를 짓기에 여건이 어려운 지역들이다. Al-Khader에서 만난 농가도 마찬가지이다. 이 농가에 오면서 Nidal이 한 천막을 가르키며 땅을 지키기 위해 천막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알려준다.


농가 주인을 만났다. 올해 나이 76세, 유쾌하고 활달하신 분이시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를 타고 나오는 이야기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절망 가운데 피어나는 소망의 소리처럼 들린다. 노구의 소리라 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울림이 큰 소리이다.


그는 3대째 살아온 땅을 언제 빼앗길지 모르는 불안한 삶을 살면서도 매년 올리브와 포도 나무를 심는단다. 올리브 밭 주변으로 정착촌이 밀고 들어오면서 언제 뺏길지 모르지만 그래도 자기가 살아 있는 한 땅을 지킬 것이며, 종교가 무엇이든, 어느 나라 국민이든 평화롭게 살았으면 좋겠단다.


자기가 원하는 것은 평화롭게 땅을 일구며 사는 것이란다. 그런데 자꾸 땅을 내놓으라고 한단다. 그래서 불안하단다. 봄, 가을 찾아와 함께 올리브 나무를 심고 열매를 추수하며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너무나 큰 힘이 되고 고맙단다. 국제적인 관심과 지지로 자기가 지금도 땅을 지키고 있고 올리브나무를 심고 추수할 수 있단다. 그러면서 직접 담근 포도주와 아락을 내놓는다. JAI 담당자가 술먹으면 일을 못한다고 하니 그래도 괜찮단다. 와준 것이 고맙단다. 일을 못하면 하루 쉬고 가란다.


자기는 종교때문에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이스라엘이 자기 땅을 빼앗으려 하고 있지만 미워하지 않는단다. 다만 무슬림으로서 평화를 바랄 뿐이란다.


76세, 농부의 이야기에서 울려 나오는 평화의 메시지가 너무나 크다. 우리네 역사에서 아마도 대종교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는 테러의 종교가 아니었을까? 종교를 떠나 한 형제로 서로를 안으며 함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우리의 역사에서 말이다. 그가 간식으로 건네줬던 포도의 달콤함처럼 이들에게도 그런 삶이 있기를 함께 기도해본다.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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