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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성지순례, 대안, 평화여행

팔레스타인 방문기 9. 헤브론에서 평화단체들이 떠나는 이유.

by yunheePathos 2019. 4. 2.
팔레스타인 방문기 9. 헤브론에서 평화단체들이 떠나는 이유.

지난 1월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성명(1월 28일)을 통해 "우리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국제감시단의 존재를 계속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헤브론 임시 국제감시단(Temporary International Presence in Hebron, TIPH)'의 권한은 연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헤브론에서 평화증거/감시 활동을 하는 국제평화단체들이 떠나고 있다.

TIPH를 포함해 우리가 잘 아는 WCC EA, CPT(Christian Peacemaker Team) 등도 고민 중에 있고 EA는 여러 활동 사이트 중 헤브론지역은 잠정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EA활동의 잠정적 중단은 한국에 알려진과 달리 팔레스타인 지역 전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헤브론 지역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현재 4월까지의 활동은 지속된다.

평화활동 단체들의 헤브론 철수를 어떻게 볼것인가? 네타냐후의 말 한마디에 스스로 짐을 싸고 있는가? 헤브론 주민들과 팔레스타인들은 Why를 질문한다.

헤브론 지역은 불법정착촌 문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간 종종 심각한 유혈충돌이 발생한 지역이었고, 2016년 이전 이스라엘은 아브라함 모스크 주변의 헤브론 Old city를 장악한 이후 근 10년 동안 자제를 해오다 2016년 이후 다시 불법 점령촌을 확대해 오고 있다.

헤브론은 아브라함과 다윗왕조의 역사를 담고 있는 지역으로 유대인, 무슬림, 기독교인들 모두가 성지로 이해하고 있는 지역이다. 헤브론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가장 큰 도시로 16만5천명에서 20만명의 팔레스타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다른 지역과 달리 1,000여 명의 불법 유대인 정착민이 올드시티를 중심으로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 중심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또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명분으로 팔레스타인들을 컨트롤하기 위한 110개의 체크포인트와 완전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유대인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간 충돌이 다른 지역에 비해 잦을 수 밖에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94년 불법정착촌 유대인에 의한 모스크 총격으로 인해 29명이 죽고 128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헤브론지역 불법정착촌 유대인들은 그동안 이스라엘 군인들의 압도적인 군사력과 자위 수단의 총기 보유를 배경으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공공연한 폭력뿐만 아니라 국제평화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압력도 공공연하게 행사해 왔다. 이곳은 국제적인 인권활동에 대한 공공연한 무시와 도전, 그리고 UN 등 국제기구들의 권고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안하무인의 행동과 그 궤를 같이하고 있다.

이것은 현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와 유대인 정착민들이 UN 등 국제기구에 의해 지속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되어 온 불법 정착촌 확대와 팔레스타인 땅에서 팔레스타인들을 내몰겠다는 인종청소에 대한 의지를 국제사회의 시선과 상관없이 더욱 분명히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국제평화단체들은 활동가들의 안전을 고려하고 미국의 재정적 뒷받침이 없어지면서 부득이하게 헤브론 지역에서의 철수를 결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 현지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이런 국제기구들의 결정에 한편으로는 동의하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미 철수를 결정한 TIPH는 물론 잠적인 활동 보류를 결정한 EAPPI 활동이 재개될 수 있으리라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이다. 와냐하면 이스라엘의 이와같은 불법 점령촌 확대 정착과 점령촌 유대인들의 공공연한 공격성은 해브론과 예루살렘 이외으 지역에서도 더 강화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팔래스타인 서안지역애서의 활동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담고 있는 것이다.

서구 중심의 인권평화활동의 한계와 활동가들의 안전을 고려해야하는 측면에서의 고민이 느껴진다. 점령과 지배의 제국의 역사를 걸어 온 서구와 식민지 피지배와 수난의 역사를 걸어 온 아시아를 포함한 그 외 지역의 평화연대 활동의 차이가 무엇일까를 깊게 고민해봐야 하는 지점이다.

평화조차 과거 제국의 개념과 활동을 따라가기 급급한 아시아와 한국의 평화운동의 새로운 비전과 버전은 무엇일까? 수난의 역사를 공유하는 약자들의 민의 연대와 평화는 무엇이어야할 것인가? 성서의 평화는 있는자, 제국의 평화가 아니라 노예들의 평화이자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평화이지 않은가?

* 이스라엘 불법 점령촌 정책 : 점-선-면

대규모 불법정착촌 개발과 함께 이제  팔레스타인 거주지 내에 소규모 불법정착촌을 개발하고 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관통도로와 군대를 투입하고 그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면을 확장해가는 정책.

헤브론 지역의 이와 같은 불법 점령촌 정책, 팔레스타인 거주지 내에 소규모 유대인 불법정착촌 건설하는 것은 그동안 수천명에서 2만명 이상의 집단 불법정착촌을 건설하는 것과 함께 다른 지역에서도 이제 공공연해지고 있다.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인 Silwan 지역(올리브산/감람산 아래 지역)도 대표적이다. 이런 지역은 헤브론과 같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거주자들 간의 긴장이 높을 수 밖에 없고 이스라엘 군인들의 공공연한 침입과 체포, 주택파괴 행위 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 Temporary International Presence in Hebron, TIPH

TIPH는 1994년 헤브론의 한 유대인 정착민이 아브라함모스크에서 기도 중인 무슬림들에게 총격을 가해 29명의 팔레스타인을 살해하고 128명이 부상당하면서 해브론에 설치됐다. TIPH에는 현재 노르웨이와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터키 등에서 활동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TIPH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잠정 평화협정에 따라 1998년 헤브론에서 부분적으로 철수한 이후 국제인도주의법과 국제인권법의 위반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일을 맡고 있다.

* WCC EAPPI 프로그램

2002년 팔레스타인 교회 지도자들의 특별한 요청으로 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콜롬비아 분쟁과 광범위한 인권침해의 맥락 속에서 시도된 비슷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하면서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매년 25-30명의 3개월 단위로 웨스트뱅크, 헤브론, 구 예루살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1800여명의 동반자들이 배출되었다. 이 동반자 프로그램을 마친 이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권 신장을 위한 일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두 명이 EAPPI 동반자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참고 :   팔레스타인 평화활동과 EA
* 이 글은 제가 EA 활동 참가 후 작성한 글이며 CPT 등 다른 관련 글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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