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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품'은 '너'의 공간으로서 완성되는 것 '사람의 품'을 생각했습니다. '품!'.. 다른 사람을 온전히 품을 수 있는거? 담아줄 수 있는 거? 가슴의 넓이? 마음의 깊이? 관계? 주어와 객체가 없습니다. 주어와 객체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쉽게 생각했던 '품'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정도'라 생각했지만, 언제가부터 '품'은 내가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정도, 나와 관계하는 깊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받아 주고 관계하는 정도'가 내가 갖고 있는 '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주어가 '나에서 '너'로 바뀌었죠. 객체가 '너'에서 '나'로 바뀌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기 위해 수고하고 고심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이 나와 함께할 수 있는 여백이 있는지 스스로를 보게 되었습니.. 2015. 5. 21.
한창 청춘인 줄 알았는데~~ 이제 오늘부터 본격적인 잇몸 공사 시작.. 그런데 그 과정과 끝이 언제인지 모른다. 오늘은 우선 어금니 하나 발치. 입안 반쪽이 마취로 완전 마비. 이가 아프니 신체의 반이 힘든 듯하다. 먹는 것도 일에 대한 집중성과 지속성도 시원찮다. 온전한 모양으로 얼른 돌아갔으면.. 의사의 한마디. "이는 타고났는데 관리가 영~~~" 관리 부실이란다.. 이미 때 지난 이야기..... 피곤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잇몸과 시린 눈들의 합창!!! 한창 청춘인 줄 알았는데 몸이 어느덧 여기저기 나이 들어가나 보다.. 2015. 5. 19.
새로운 시간이 우리를 환대하리니... 둥지를 떠난 새는 둥지를 잃은 아픔에 슬퍼하지 않는다. 더 높고 넓은 하늘과 땅을 벗삼아 새로운 둥지를 찾는 기쁨에 희망의 노래를 부른다. 더 높고 넓게 날기 위한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가끔은 쉬어가야 할 친구를 찾아야 하는 외로움을 동행하며. 이 수고와 외로움은 익숙한 둥지로 돌아가고자 하는 회귀의 안락한 단맛을 잊게한다. 그리고 새로운 둥지를 만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과정이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비 바람에 흔들리고 아파하는 시간은 성숙한 영혼의 둥지를 만드는 벗이다. 익숙하지만 이제 그것을 벗어나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하는 친구들의 건투를 빈다. 새로운 시간이 우리를 환대하리니... 2015. 5. 13. 부산에서 올라가는 기찻간에서. 2015. 5. 13.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배어나는 평화의 화수분을 간직한 온유한 사람. 세상에는 미처 알지 못하지만 깊고 넓은 다양한 삶을 여러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와 무관하게 가야할 길을 가고 있는 분들이다. 지금껏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길이라 하더라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무겁게 행동하며, 단호하돼 항상 겸손함을 잊지 말아야할 이유다. 단호함과 겸손.. 쉽지 않지만 향기로 품어야할 덕목인 것 같다. 십자가를 앞세운 단호함과 십자가를 품은 겸손함. 따뜻한 사랑의 기운이 배어나는 평화의 화수분을 간직한 온유한 사람. 쉽지 않지만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고자 했던 어린 시절의 고백일지도 모르겠다. 늦은 밤 공주로 내려가는 어둔 밤 차 안에서 스친 생각이다. 2015. 5.10. 02. 2015. 5. 10.
9명의 슬픈 영혼에 대한 더 큰 관심과 사랑을~~ NCCK 에큐메니컬 정책협의회에 다녀왔습니다. 세월호 침몰로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 조은아 학생의 어머니 이금희님의 눈물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 어디에도 이들에 대한 관심은 없다며 실종자 9명에 대한 관심을 잃지 말아달라 목놓아 부르짖는 울림이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어머니가 전해주는 가슴의 울림들이 참가자들에게 큰 파동이 되었습니다. 1년이 다 되되록 세월호는 그대로 바다 속에 묻혀있고 아직 그 진실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추운 바다 속 9명의 슬픈 영혼도 그대로입니다. 1년. 그대로 또 1년을 맞아야할까요? 어머니의 울림에 발표하기로했던 자료는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또 다른 1년을 그대로 맞이해서는 안된다는 파동에 죄송스럽고 슬펐으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바다 속 슬픈 9명의 영혼에.. 2015. 4. 9.
마곡사 백련암.. 마곡사 백련암.. 한 해 마지막 주,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한 산책 길. 김구선생이 한 때 은거(?)했던 바로 그 암자. 하늘에서 언제 무엇이 온다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음산한 기운의 날씨. 파시스트들이 휘두르는 광풍의 칼질 앞에 몸의 제사를 드리거나 바짝 엎드려 떨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암울한 잿빛 세상과 무척이나 닮아 있다. 그러나 음습한 추위를 견디며 그 음산함을 멋으로 바꾸고 있는 소나무 몇 그루의 운치와 주렁 주렁 매달린 붉은 빛 홍시들.. 자연이 주는 멋이자 감동이요, 교훈이다. 잿빛 세상을 희망으로 채색하는 그 멋은 어디에 무엇으로 있을까? '나의 발 자취가 뒷 사람의 이정표가 될 수 있기에 눈 덮인 들판을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는 서산대사의 선시를 김구선생은 자주 인용했다고 한다. 우.. 2014. 12. 28.
육신이 찾는 노동의 새벽.. 젊다고 말할까 어린 시절이라고 말해야하나.. 아님 고뇌와 갈등의 순간들이었다라고 말해야 하나.. 지금도 가늠하기 힘든 지금.. 그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그 때에 시로 노래로 촉촉히 나를 울리던 그 한토막 찬바람이 칼이되어 온 육신을 찔러대고 정신마저도 혼미하게 하는 이 밤.. 그 시와 노래를 찾아 추운 가슴을 덮어본다. 20대 눈물로 익혔던 것들이 지금은 그냥 육신이 말한다. 오래 못가도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끝내 못 가도 어쩔 수 없는 이 시간. 차가운 한잔의 소주가 지금 나를 깨운다. 노동의 새벽이 감사하다. 지금 나를 돌보는 언어이자 메시지이기에. -~~~~~~~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차거운 소주를 붓는다 아 새벽 쓰린 가슴 위로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이러다간 끝내 못가지 설은 세 그릇 .. 2014. 12. 17.
어느 생일 어머님 연세가 80이 넘도록 막내라는 이유만(?)으로 생신 상 한번 제대로 차려드린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어머님과 한번의 여행도 함께하지 못했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 생각하고 시간을 보내왔다. 어머님과 가족이 기대했던 막내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시간들을 보내면서 따뜻한 눈으로 가족을 돌아보지 못하고, 오로지 받기만하며 지내온 시간이다. 아이들이 다 커가고 있는 지금도... 어머님 연세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다가 같이 사는 친구의 수고로 어머님과 형제들을 초청한 자리가 부족하기만 했지만 눈물이 글썽이던 시간이다. 오랜만에 오형제가 함께한 자리다. 부족함을 탓하지 않고 와 준 형제들이 감사하기만 하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내가 갖는 기대가 꿈틀댈 때마다 그것을 억누르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들 스스.. 2014. 12. 9.
나는 앉은뱅이 앉은뱅이. 스스로 일어나 걸을 줄 알아야 한다. 죽기까지 스스로 걷기 위해 수고하기 보다는 주어진 욕망을 마치 꿈이라, 희망이라 노래하며 살아가는지 모른다. 베데스다 연못에 의지했던 앉은뱅이처럼.. 자신의 자리를 들고 스스로 걸으려 하지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앉은뱅이. 그런 사회, 그런 나를 우리는 정상이라 하는지 모른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요한복음 5:8). 2014. 11. 9.
이해동목사님의 자서전과 서한집 "둘이 걸은 한 길" 지난 온 멀지 않은 날들을 기억하고 다양한 해석들을 모아 줄기를 잡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앞뒤 분간없이 날뛰는 이들에 의해 남발되는 낙인과 격렬함을 보면서 특히나 그렇고, 어려운 가운데 뜻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의 단발적인 비명을 들으며 더욱 더 그렇습니다. 삶을 온전히 추스려가는 일이 더욱 힘들어지고 움츠려드는 이 시간에 필요한 것이 역사의 울림에서 얻는 영성인 듯 합니다. 이해동목사님의 자서전과 여러 사람과 80년 초에 주고 받았던 편지들을 모아 발간한 서한집을 보며 다시 어제를 기억하고 오늘을 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을 소개하는 서적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찾아보게 됩니다. 내용과 번역이 썩 훌륭하다 생각되지 않지만 찾아보면 좋을 듯합니다. 오수연.. 2014. 10. 27.